지우고 싶다 2008년 12월 19일 아침 영산강 사포나루에서 바라본 설산 <욕시> 지우고 싶다 미네르바 그가 마음에서 한국을 지운다고 했다. 마음을 지우는 건지 한국을 지우는 건지 첫눈이 흠뻑 내린 날 아침 설국의 기인 들길을 지나며 하얀 눈이 지운 세상을 보듬는다. 미네르바 그가 다시는 사랑하지 않을 산, .. 시 2008.11.19
이화명충 <욕시> 이화명충 이화명충 달빛에 고운 이화가 아니고 이화대학도 아닌 해충 벼멸구다 날개길이 22~34mm 백갈색 비늘로 덮인 머리 원뿔상으로 돌출된 이마 잘 생겼나? 암 뻔뻔하게 잘 났지. 어떤 인간들의 낯바닥이다. 유층으로 벼 그루터기나 볏짚에서 월동하고 번데기가 되었다가 5월 상순부터 나.. 시 2008.10.18
욕 <욕시> 욕 어메, 고생혔다 근께 징허게 욕봤다. 이마 주름에서 진땀 뚝뚝 흐른다 근디 말여 욕을 보다니? 뭔 말이랑가? 어떻게 욕을 다 본단 말이여? 욕이 뭐 이쁜 가시나 얼굴이라도 된단 말이여? 음메, 혼났네 디지게 욕 먹어부렀네. 자라 모가지 되야부렀네 근디 말여 욕을 먹다니? 어떻게 욕을 다.. 시 2008.10.07
눈깔 <욕시> 눈깔 워메 미치겄네 나이 먹는 것도 서런디 눈깔까지 안보이니 말이다 오늘 일기예보를 말씀드리면 근께 저기압 가운데여서 흐린 시상이랑께 눈깔이 안 뵌다고 다 나쁘랴? 날 낳아 키워준 우리 어메 그 깊은 주름살은 안 보여 책가방 메고 백점짜리 시험지 흔들며 득달같이 달려올 때 치마.. 시 2008.09.28
연꽃새 <시> 연꽃새 까마귀 노는 골 가지 말라 백로의 탈을 쓴 까마귀 되지 말라 겉모습 새카만 게 무슨 죄랴만 겉모습 하얀 게 무슨 자랑이련만 가을 안개 띠 두른 솔바위 연못에 백로 날아와 연꽃새다 앉으니 좌불이다 날개 펼치니 예수다 날 때부터 석가요 예수란다 날 때부터 부자요 나으리란다 푸하.. 시 2008.09.07
내가 나를 디지게 패부렀다 <시> 내가 나를 디지게 패부렀다 어야! 두환이하고 깨끗하게 권투 한 번 허고 싶네 그려? 글먼 자네가 이길 것 같은가? 아먼! 이기제. 내가 더 젊으니까. 아따, 이 사람아! 그 인간 육사출신, 또 축구선수였어 자네가 오히려 디지게 맞어. 그만 둬! 생각해보니 그렇다. 작고 못 생긴 내 몸뚱아리 디지.. 시 2008.06.25
광주는 지금도 비가 내리고 있다 <시> 광주는 지금도 비가 내리고 있다 -5&#8228;18 광주 민중항쟁 행불자 임옥환을 추모하며- <고 임옥환> 1980년 5월 18일 무등산에서 벗들과 술 마시는데 시내에서 계엄군이 학생들을, 젊은이들을 뭐라고? 아녀자들까지 몽둥이로 마구 치고 대검으로 찌르고 머리통이 깨지고, 젖가슴을 찔려 붉.. 시 2008.05.18
스승의 날 <한겨레 신문 그림판 슬쩍했습니다> <시>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 지진도 함께 와 솔직히 부처님께 서운했다. 소양감댐보다 130배나 큰 댐을 막았다니 그 물밑에 깔린 땅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래로 꺼지고 꺼지다보니 그 빈자릴 메워야지. 티벳판이 스촨성판을 탁 쳐버렸단다. 부처님 탓이.. 시 2008.05.17
4월에는 <시> 4월에는 4월에는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늘어진 그 가지에 걸린 무정세월이 물결에 어리고 강둑길 달려가는 자운영 꽃 그림자 어리고 어미 찾는 목매기의 울음이 어리고 햇살도 바람도 흰구름도 어리고 사라져버린 그 세월이 그렇게 어리고 어리고 4월에는 침침한 눈인들 바늘귀 못 꿰랴? 삼단.. 시 2008.04.29
미친소 <시> 미친 소 광우병! 이미 너나 나나 모두가 걸려 있잖아? 하는 짓거리 보면 알잖아? 미친 소 대그빡, 뼈다귀, 창시고 뭐고 수입하겠다며 비싼 돈 들여 미국까지 가서 실실 웃으며 그 상자곽 차, 골프장에서 타는 가트 운전병 있잖아? 그 미소? 미친 미자, 소 소자랑 딱 맞아떨어지잖아? 뭐시라고? 소.. 시 2008.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