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국가인가? 이것도 국가인가? 아아! 1980년 5월 광주 금남로에서 소방서 가는 길 대인동 버스 정류장 근처 착검을 한 계엄군 40여명이 앞장을 서고 장갑차가 뒤따르는데 우리들은 길가 가로수 뒤나 골목에 숨어 두 주먹 쥐고 눈을 이글거렸지만 덜덜 떨렸지. 무서워서 숨을 죽였지. 그때 한 젊은이가 뭐.. 시 2012.03.31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욕시> 우리의 소원은 통일 소낙비 개인 뒤 무지개처럼 오셔요.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 속 햇살처럼 오셔요. 흰구름 흐르는 물결 위에 시나부르 몸을 뉘는 고운 나뭇잎 봄이 왔나 고개 내미는 작은 구멍 개미 아이의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하얀 솜사탕 따가운 가시 엉겅퀴꽃에 입맞춤하는 고운 나비.. 시 2011.06.23
깨달음 김소영/추억의 고도 <시> 깨달음 중학교 때 존경하는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앞으로 소만큼 큰 토끼, 호박만한 딸기가 나올 것이다. 그러면 식량 걱정은 끝이다. 그 말 들으며 그 날이 오기를 반세기나 기다렸다. 그런데 소 돼지가 산채로 생매장 당하여 피가 강물이다. 문득 깨달았다. 토끼가 소만.. 시 2011.02.08
욕시와 희망나무 욕시와 희망나무 이가 흔들거리고 그 때문인지 구취도 있다고 해서 동구청 사거리에 있는 안 치과를 찾았다. 치과라는 게 입을 딱 벌리고 있으면 드릴 같은 기계로 달달달 이를 긁기도 하고 갈아대기도 하는 곳이어서 겁부터 나지만, 역시 소문대로 친절하고 별로 아프지도 않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 시 2011.01.28
2011년 신년 서시 2011년 새 해 새날을 맞이합니다. 먼저 한풀이로 온갖 잡귀신을 불러 나무라고 쫓아냅니다. <2011년 신년 욕시> 오케스트라 회전문짝 밥집에 게슴치레 눠서 야리꾸리한 종편에 침 잴잴 구팝 콘물까지 퍼무꼬 오떵 궁물 텁텁 셋바닥 소리로 퍼무꼬 콰미기 아구창 찢어져라 우적우적 퍼뭉는 호모샤피웬.. 시 2011.01.01
끌어안으니 2010. 12. 14 <시> 끌어안으니 김 목 워따, 오메! 내 강아지야! 할머니 품에 안기면 난 강아지가 되었다. 힘 센 그 녀석에게 두들겨 맞으며 코피 터질 때 청자 기와집 사는 그 녀석은 옆에서 과자 먹으며 히죽히죽 웃기까지 하면서 약 올렸다 눈물 훔치며 돌아오는 길 돌부리에 걸려…. 무릎에 핀 붉은 .. 시 2010.12.21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이슬랜드에 사시는 최경은 님의 아이슬랜드 풍경사진입니다.> 첫눈 첫눈이 내린다 지난 봄 저 산기슭에 새로 생긴 무덤 자그마한 봉분을 살포시 덮는다 저 무덤 누구냐 했더니 이승에 사랑을 남겨놓은 젊은 아낙이라 했다 시들면 꽃다발은 누가 가져다 놓느냐 했더니 젊은 남편의 눈물이라고 .. 시 2009.01.01
눈물 유현초 설은주 선생님 힘 내세요. <욕시> 눈물 눈물 흘려 봤소? 자궁 밖으로 나올 때 무서운 꿈 꾸다가 넘어져서 팔, 무릎 껍질 벗겨질 때 돈 많은 놈에게 두들겨 맞고 흘렸제. 흘렸다고. 아따, 그런 것 말고. 그러면 이건 어쩌까? 배 고파서 내 속을 몰라줘 야속하고 서러워서 다 잡은 고기 놓쳐서 아.. 시 2008.12.19
지까짓거, 만원도 아까운 놈이 <욕시> 지까짓거, 만원도 아까운 놈이 지까짓거, 만원도 아까워 돈 자랑, 보석 자랑, 집 평수 자랑, 외제 차 자랑, 땅 자랑 새끼 자랑 , 마누라 자랑 자랑이란 자랑은 다 치는 놈이 모임에 나오면 만원만 더 쓰라 해도 벌벌 떠는 놈이 지까짓거, 만원도 아까워 남이 사는 술자리 기웃기웃 비싼 안주 이.. 시 2008.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