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시>
지까짓거, 만원도 아까운 놈이
지까짓거, 만원도 아까워
돈 자랑, 보석 자랑, 집 평수 자랑,
외제 차 자랑, 땅 자랑
새끼 자랑 , 마누라 자랑
자랑이란 자랑은 다 치는 놈이
모임에 나오면 만원만 더 쓰라 해도
벌벌 떠는 놈이
지까짓거, 만원도 아까워
남이 사는 술자리 기웃기웃
비싼 안주 이것 주라 저것 주라
큰 소리 땅땅 치며 쳐 마시곤
족제비도 낯짝이 있다는데
중간에 배 아프다고, 화장실 간다고
슬그머니 꼬리 자르고 도망치는 놈
만원이면 소주 세병인데 것도 아까운 놈
지까짓거, 만원도 아까워
벌벌 떠는 놈이니까 가당치도 않겠지만
어디 한 번 물어보자.
야, 임마! 너 언제 헌혈이라도 한 번 했냐?
하긴 그 고운 색깔 붉은 피보고도
빨갱이라고 손가락질 하겠지.
니 놈 피 색깔은 희냐? 검냐? 푸르딩딩이냐?
청산에 단풍잎 곱다 고와
붉게 물든 저 단풍잎
고되고 힘든 우리네 인생살이
뜨거운 아궁이 불이로구나
지까짓 놈은 만원도 아까워
붉게 물든 단풍잎 한 잎만도 못한 놈이
야 임마 너 언제 저 고운 단풍잎처럼
남의 맘 따스하게 어루만져 준적 있냐?
이 만원도 아까운 놈아!
지까짓거, 만원도 아까워 벌벌 떠는 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