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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마음에서 미국까지

일본의 마음에서 미국까지 사람의 몸을 거느리고 정신을 다스리며 살게 하는 비물질적 존재가 넋이다. 또 사람의 영혼이나 마음의 중심을 얼이라 한다. 이 넋이나 얼이 빠진 놈이라는 말은 어릴 적 어른들의 훈계나 신병 훈련 때 듣던 말이기도 하다. 듣기에는 험하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라는 고언이었다.국민의힘 의원 안철수는 지난 6일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지 사흘이 지나도록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면서 ‘코리아 패싱의 시작 아닌지 우려가 크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당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당선 직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바 있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고 했다. ..

칼럼 2025.06.15

익산 나바위성당 김대건 소나무

익산 나바위성당 김대건 소나무 익산은 삼한 시대의 유적 유물이 있는 2천여 년의 유구한 역사의 고을이다, 북으로 금강 남으로 만경강이 품어주는 풍요의 땅이다. ‘나’는 강이고 ‘나라’는 강과 강 사이의 땅이니, 이곳에 터를 일군 백성에게 하늘이 내려준 천혜의 땅이다.금강은 전북 장수 신무산 뜬봉샘에서 나와 북으로 치닫다 대전을 감싸고는 비단 옷자락을 남서쪽으로 틀어 공주, 부여를 지나 군산에서 서해가 된다.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사탄(沙灘)’, 김정호가 ‘대동지지’에서 ‘사수강(泗水江)’이라고 한 만경강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 ‘만경강(萬頃江)’이 되었다. ‘경(頃)’이 ‘100이랑’을 뜻하는데 ‘100이랑’이 만 개이니 ‘100만 이랑’이라는 뜻이다. ‘이 너른 땅이 다 내 땅이다’는 왜인들의 식..

진주성 의열사 논개 석류나무

진주성 의열사 논개 석류나무 진주성의 촉석루는 평양 부벽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이다. 평양의 부벽루가 웅장하며 단정하다면, 영남루는 웅장하고 우아하고, 강낭콩보다 푸르른 남강 언덕의 진주 촉석루는 웅장하며 장엄하다. 그뿐인가? 서슴지 않고 죽음과 입맞춤한 논개의 절의는 곧 애민의 기개이니 촉석루의 웅장, 장엄함에다 끝 모르는 사랑을 더한다.촉석루 서쪽에 숨은 듯 자리 잡은 논개의 사당 이름은 ‘의기사’이다. 하지만 논개의 의충과 열정을 뜻하는 ‘의열사’로 읽는다.논개는 기녀가 아니다. 다만 기녀로 위장했을 뿐이다. 이는 남편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온 나라를 분탕칠한 왜적에 대한 응징과 복수를 하기 위함이었다. 논개가 기녀로 위장하지 않았다면, 어찌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쉽게 죽일 수..

평양 만수대예술극장 홍범도 나무

평양 만수대예술극장 홍범도 나무 평양부 보통문(서문)에 들어서면 임란에 조선 파병을 ‘만력제’에게 주장한 명의 병부상서 ‘석성’을 기리는 ‘무열사’가 있다. 6·25 때 미군 대공습에 평양의 ‘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졌고, 1593년에 세운 이 무열사도 한 줌 재가 된 뒤 ‘평양만수대예술극장’이 들어섰다.홍범도(1868~1943)가 이 무열사 마을에서 태어난 것은 홍경래 혁명 때 증조부 홍이팔이 처형되고 조부 홍동철이 이곳에 숨었기 때문이다. 홍범도 어머니는 출산 후유증으로 일주일 만에, 젖동냥으로 아이를 키운 머슴살이 아버지 홍윤식은 아홉 살 때인 1877년 세상을 떴다.머슴살이를 하며 열다섯 살이 되자, 홍범도는 나이를 열일곱이라 속여 평안감영 나팔수가 되었다. 하지만 감영 병사들의 상하 차별과..

나주 금학헌 팽나무

나주 금학헌 팽나무 나주는 전주와 함께 전라도의 이름이 된 천년고도이다. 전라북도 옥구김제정읍으로 이어지는 들녘이 지평선평야라면 전라남도 나주함평무안으로 이어지는 들녘은 구름평야이다. 이 기름진 땅은 민초들의 생명줄이었고, 그 민초와 영웅호걸, 절세가인이 민담이 되는 삶터였다.나주 목포(지금의 나주역 터) 나루터 흑룡동에 살던 오 씨 처녀는 고려를 세운 왕건과 혼인하여 장화왕후가 되고 아들 ‘무’는 고려 2대왕 혜종이다.이때 왕건과 서남해역의 패권을 다투던 능창은 압해현(전라남도 나주의 속현)의 장수로서 바닷길에 능해 ‘수달(水獺)’이라고도 불렀다. 장보고 청해의 뒤를 이어 해상왕국을 세운 능창은 압해에서 갈초도(전남 영광군 군남면 육창마을)에 이르는 어민들을 거느리고 고려의 왕건에 맞섰다. 그러나 왕건..

익산 이리농림학교 장형두 나무

익산 이리농림학교 장형두 나무 난세의 영웅이자, 풍운아는 주로 무인, 정치인 등이지만, 그들 대부분은 전쟁이나 내란에서 백성을 많이 죽여서 위대해진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화해와 협력으로 평화를 추구한, 외교가와 학자가 더 우러러지는 진정한 영웅, 풍운아가 아닐까 싶다.그렇다면 조선 최고의 천재 식물학자이자, 한글 사랑을 실천한 민족의 선구자, 전 재산을 아낌없이 식물학 연구에 바쳐 후세를 연 장형두는 영웅이자, 풍운아가 맞다.장형두는 1906년 광주 누문동에서 5천석 부자의 유복자로 태어나, 계림동에서 살았다. 1918년 도쿄원예학교 연구과에 입학하였고, 1920년 일본부립원예학교에 다녔다.1923년 9월 1일 관동대지진의 뒤따른 화재를 ‘조선인의 방화다’며 관동 자경단의 ‘조선인 사냥’이 자행되었고 일..

구일몽 일일천하

구일몽 일일천하 복수초(福壽草)는 복수(復讐)하는 풀이 아니다. 이른 봄의 이 황금색 꽃은 황금잔 모양이어서 측금잔화, 설날에 피어 원일초, 눈 속 연꽃인 설연화, 꽃 주위 눈이 녹아 얼음새꽃, 눈꽂송이 등으로 부른다. 이 복수초에 맹독이 있어 꺾거나 만지고 먹게 되면 사망에도 이른다. 꽃말이 동양은 ‘영원한 행복’, 서양은 ‘슬픈 추억’으로 복 받은 복수나 원수 갚는 복수는 따로가 아닌 동전의 양면처럼 항시 함께함이니 경계할 일이다,임진왜란 때이다. 의금부 도사를 지낸 동래 정씨 정운길은 경북 상주에서 임란의 명장 정기룡(1562~1622)을 따라 제1차 진주성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우고 함평 월야 지변마을에 정착했다. 1597년 정유재란이 발발하여 8월 말에 왜적이 장성에 이르자, 마을 젊은이들을 이끌..

칼럼 2025.05.13

무등산 환벽당 김윤제 매화

무등산 환벽당 김윤제 매화- 봄의 꽃은 맞이함이 맞는 말이다 봄은 꽃으로부터 시작하는가 싶다. 북풍한설이 바뀌어, 코끝을 스치는 남녘에서 오는 바람이 상큼하다 못해 움츠렸던 몸과 맘이 훨훨 날 듯 가볍다.이내 겨우내 메마른 가지에 개미 눈이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어느새 왔는지, 눈을 비비고 다시 비벼도 나무는 연두나 연분홍 옷을 입는다. 그 자연의 변환은 누구도 막지 못하고 더하여 잡지도 못한다. 그저 그 순환 속에서 보고 듣고 생각할 수 있는 살아있음의 은혜에 삼가 허리를 굽힐 일이다.봄에 꽃을 보러 간다는 것은 참으로 우스움이다. 온 산천에 찾아온 꽃을 보는 게 봄인데 굳이 어디로 보러 간단 말인가? 내 옆의 행복을 못 보고 산 너머로 행복을 보러 가는 어리석음이다. 그래서 보고 있는 봄의 꽃은 맞이..

낙안 금전산 금둔사 납월매

낙안 금전산 금둔사 납월매 납월은 음력 12월 섣달을 이르는 말이다. 이때 꽃이 피는 매화는 납월매이다. 가지에 붙어있는 흰 눈 틈에 한 송이 두 송이 살포시 벌어져 정월 보름 무렵이면 만개한다. 순백의 푸른 빛 감도는 청매, 어머니의 저고리색 설매, 누님의 치마색 연분홍매, 서너 살 아이의 붉은 입술색 홍매가 앙증맞고 향기롭기까지 하다. 순천시 낙안면 금전산 금둔사의 새봄은 이 청, 백, 홍의 납월매로 열린다.‘찬 서리 고운 자태 사방을 비춰/ 뜰 가 앞선 섣달 봄을 차지했네/ 꽃핀 가지 반쯤 떨어져 고운 화장 지워지고/ 눈이 개니 이내 녹아 아롱아롱 걸려있네// 차가운 그림자는 금샘의 햇살 나직이 가리우고/ 서늘한 향기 창가 먼지 가볍게 묶는구나/ 내 고향 시냇가 매화나무도/ 서녘 먼 길 떠난 나를 ..

나주 왕곡 금사정 금강계 동백나무

나주 왕곡 금사정 금강계 동백나무 영산강이 자기 이름의 영산포를 지나 가야산 앙암바위를 가파른 물결로 돌아서면 저만큼 석관정이다. 이 석관정에 이르기 전 영산강이 물길 한 자락을 빙 돌려 섬 하나를 만든다.이 길쭉하고 둥근 알 같은 섬을 야트막한 산이 두 날개를 활짝 펴 품고 있으니, 바로 봉의산이다. 또 이 산 생김새가 봉황이고 머리의 자리에 나주 왕곡 금사정이 있다. 그리고 금사정은 조선 중종 시기의 기묘사화에 닿아있다.중종은 1488년에 성종과 계비 정현왕후 사이에서 태어났다. 연산군의 이복동생으로 이름은 역(懌), 자는 낙천(樂天)이다. 1494년에 진성대군에 봉해졌다.연산군 12년인 1506년 9월 2일이다. 반정으로 진성대군이 왕위에 올랐으니 중종이다. ‘어질고 효성스러우며 부지런하고 검소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