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과 똥 흰옷국의 동쪽에 구미호들이 살았던 선산고을이 있었습니다. 그 구미호들이 천년을 살자 차례차례 인간이 되었습니다. 구미호뿐만이 아닙니다. 그쪽 지역에 사는 짐승들은 무슨 이유인지, 다 천년을 산 뒤 인간이 되었습니다. 들쥐, 들개, 너구리, 여우, 다람쥐 같은 짐승들이 천년을 산 .. 이 시대의 민화 2015.12.29
청계귀신 무당산 아래 새파랗게 젊은 김 선비가 살았습니다. 고을에서 치르는 과거에는 합격했지만, 성균관에는 들어가지 못해 아직 생원일 때의 일입니다. 김 선비, 그러니까 젊은 김 생원은 너무 가난했습니다.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워 굶기를 밥 먹듯 했습니다. 그래도 글공부만은 그.. 이 시대의 민화 2015.12.27
인간 요즈음엔 나이 60은 노인도 아닙니다. 예전에는 61살이면 회갑잔치를 하고 아주 오래 산 노인으로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나이로는 노인이라고 말하기가 조금 쑥스럽다는 말입니다. 어쨌거나 김 노인은 나이 60이 되었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회갑인데 예전처럼 회갑잔치를 .. 이 시대의 민화 2015.12.23
바다 추운 겨울 해질녘입니다. 한 젊은이가 바닷가 마을에 이르렀습니다. 주막집에 들어가 따뜻한 국밥을 시켜놓고 말없이 후르륵, 후르륵 먹었습니다. “배가 고팠나 보구려. 국물을 더 좀 주리다.” 마음씨 좋은 주모 아주머니가 국밥 그릇에 국물을 한 국자 더 부어주었습니다. 돼지고기가 .. 이 시대의 민화 2015.12.21
하늘 하늘 여기는 저승입니다. 사람이 사는 세상을 이승이라고 합니다. 또 사람이 죽어서 가는 세상을 저승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곳은 사람이 죽은 뒤 사는 세상입니다. 이 죽어서 사는 저승도 살아서 사는 이승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밥 먹고, 똥도 쌉니다. 좋으면 웃고, 슬프면 우는 .. 이 시대의 민화 2015.12.18
땅 땅 산골 마을에 떡보가 살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바보 떡보라 불렀습니다. “우리 집 밭을 좀 갈아주게.” “예! 저는 땅에서 일하는 게 좋아요. 떡만 먹게 해주시면 돼요.” “논에 물을 대야겠네. 와서 일 좀 하게.” “예! 저는 땅에서 일하는 게 좋아요. 떡만 먹게 해주시면 돼요... 이 시대의 민화 2015.12.16
기도 남쪽 흰옷국의 노계가 대변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대변은 남쪽 흰옷국의 최고 두목, 그러니까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우두머리는 대통령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으로 부를 때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그 대변 밑에 두 번째 권력자는 국무소변인데 그 소변의 이름은 황식이었습니다. .. 이 시대의 민화 201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