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39) 부하 무관들과 5천 결사대에게 지시를 하고 계백도 집으로 갔다. 가족이 적군의 손에 넘어가 치욕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계백은 가족을 자기 손으로 죽였다. 불까지 질러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작별인사를 한 것이다. 다음 날이다. 백제..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10.08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38) ‘이토록 허망하게 무너져버릴 나라가 아니다. 그런데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온조대왕이 나라를 세운지 어언 7백여 년이다. 이곳 소부리를 도읍지로 하여 사비성을 세운지도 123년이다. 그리고 지금은 5방, 37군, 200여 성, 70만 호를 거느린 대국이다. 그 어떤 나라와도 한 바탕 일전을 겨..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10.07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37) 13. 5천 결사대 “마침내 신라와 당나라가 출병하였습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서기 660년이다.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향해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급해진 의자왕이 전남 장흥 땅 고마미지현으로 급히 사람을 보냈다. 유배를 보낸 좌평 흥수에게 나당군의 침입에 대한 계책을 물었..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10.06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36) “야, 닭! 빨리 계백의 뒤를 따라가자. 이제 곧 전투가 벌어질 테니, 또 수천 군사의 죽음을 보게 되겠구나.” “그럼, 날마다 신나는 일만 있겠구나.” 쥐와 닭은 그렇게 계백 장군의 뒤를 따라 가고, 구름이와 세민이는 불타버린 집터를 여기 저기 살펴보기 시작했다. “구름아! 여기야 ..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10.02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35) 남편을 부르던 아내의 입술도, 아버지를 부르던 아이들의 입술도 이제는 굳게 닫혔다. “사랑하오.” 계백은 이제 대답이 없는 아내를 다시 한 번 힘껏 끌어안았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아이들도 하나하나 끌어안았다. 그 순간이었다. “아버지! 사랑해요.” 여섯 살짜리 막내딸이었..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10.01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34) 12. 아! 백제 “어째, 저를 어째!” 세민이는 너무도 끔찍한 광경에 비명을 지르며 그만 눈을 질끈 감았다. “아! 차마 눈을 뜨고 못 보겠구나.” 구름이도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걸 어떻게 막을 수 없을까?” “설문대 할망이 말씀하셨잖아. 역사를 바꾸진 못한다고….” 구름이와 세..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9.29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33) 식구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서움에 벌벌 떨면서 아버지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숨이 막힐 듯 잠시 시간이 흘렀다. 계백은 크게 한숨을 쉬고 입을 열었다. “여보! 사랑하오. 그래서 오늘 이 못난 지아비의 뜻을 따라주오.” 말을 하면서 계백의 눈에 이슬처럼 물기가..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9.26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32) 창칼을 움켜 쥔 병사들이 사군부로 들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계백 장군을 알아보지?” “글쎄…. 아아, 참! 이러면 어떨까? 여기에 쥐와 닭이 왔다 했지? 설문대 할망이 주신 약초와 부싯돌로 그것들이 어디 있는 지 살펴보자. 그러면 계백 장군이 어디 계시는지를 알 수 있지 않겠어?” ..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9.24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31) 11. 계백 “언제든 또 불러. 어디든, 어느 곳이건 금세 달려올 테니까.” “고마워!” 구름이와 세민이는 황룡강신 푸른 잉어와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고 곧장 서기 660년 8월의 소부리로 갔다. 2014년 9월의 제주도 강정에서, 1354년 전 백제의 백마강으로 단숨에 옮겨간 것이다. 아직 한창 더..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9.22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30) “지금 저들이 가고 있는 곳을 알겠느냐?” “아니요.” 설문대 할망의 물음에 모두들 고개를 저었다. “악의 무리들은 힘을 얻으려고 수많은 사람의 슬픔과, 고통, 원한, 불행, 그리고 죽음을 바란단다. 그래서 지금 저 쥐와 닭이 전쟁터로 가고 있어.” “전쟁터요?” “그렇다. 소부리..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