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 여행기 50

여수 흥국사- 나라가 있어야, 그 나라 절집도 있다

우주가 무언가? 끝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할 우주는 인간의 상상 밖 세상이다. 하지만 그 우주가 만든 우리이니 인간은 그 우주 자체이다. 2021년, 올해 여름은 무척이나 덥다. 이따금 소나기가 지나가는 곳이 있겠지만, 보름을 훌쩍 넘기고도 소나기 한두름 못 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여름을 견디거나, 이기거나 다 마찬가지일 게다. 허나 분명한건 세상사는 모두 다 지나가게 마련이고, 지나간 것은 흔적은 있으나 다시 돌아오진 않는다는 것이다. 여수에 흥국사가 있다. 흥국사는 말 그대로 나라를 흥하게 하는 절이다. 호국불교였다는 고려의 절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이 흥국사에는 조상들의 숨결이 담긴 예술적 가치도 높은 보물급 유물도 많고, 풍광도 한 여름 더위를 있기에 족하다. 봄철의 영취산 진달래는 평생에..

나제통문의 진실 - 역사 왜곡은 미래의 우리 아이들을 망친다

남북으로 뻗은 소백산맥이 삼한 시대의 무주를 동쪽은 변한, 서쪽은 마한으로 만들었다. 이곳 무주 선인봉 끝자락 남대천과 원당천이 만나는 곳에 모자를 닮은 바위 석모대가 있는 석모산이 있다. 마치 거북이가 두 물줄기의 물을 마시는 듯한 이 석모산의 잘록한 목부분에 높이 3m, 길이 10m의 바위굴이 있으니, ‘나제통문’으로 무주 33경의 제1경이다. ‘통일문으로 불리는 나제통문은 설천면 두남마을과 소촌리 이남마을 사이의 암벽을 뚫은 통문이다, 설천은 옛날 신라와 백제의 경계에 위치하여 두 나라가 국경 병참기지로 삼아 동서문화가 교류되던 관문이었다. 이렇듯 삼국시대부터 고려에 이르기까지 풍속과 문물이 판이한 지역인만큼 지금도 언어와 풍습 등 특색을 간직해 설천 장날에 사투리만으로 무주와 무풍 사람을 가려낼 ..

운명을 개척한 여성 최송설당

불볕 더위에 최송설당을 찾아 함평 손불면과 신광면에 걸쳐있는 군유산 아래 삼천동을 찾았다. 세 개의 샘물이 솟아나는 마을이어서 삼천동이 된 이곳에는 또 군마를 길렀던 마구청이 있다. 그러다보니 신라의 영토확장과 백제 멸망을 정당화하는 이름이 남아있다. 김유신 장군이 왔고, 고려 태조 왕건, 공민왕도 이곳에 와서 산은 군유산이고 또 삼천동은 삼천 군사 주둔지요, 마구청은 신라때부터 말을 길렀던 마굿간이라고 한다. 삼청동 마을 앞 3백살 느티나무 아무튼 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았던 곳이다. 이곳에 일제강점기에 경북 김천중고등학교를 설립한 최송설당의 부모와 할아버지가 계신다. 물론 그분들의 무덤과 그분들을 기리는 화순최씨 세장비가 그것이다. 백일홍이 피면 세장비 사진이 좋을까 하여 땀 뻘뻘 흘리며 찾..

수은 강항을 만나다 - 2021년 내산서원을 찾아서

간양록을 읽으며 흉노로도 모자라서 서해까지 끌려기 간양하던 중랑장 소무의 행적 어찌, 님께선 건차라고 했던가 님이 가신 일본은 끌려감이 아니고 하늘이 내리신 나라 구함의 길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먼저 가신 님을 따르려 간양록 구절구절 사백년을 간직한 님의 서러운 눈물을 줍습니다 전 영광문화원장 정형택 시인의 시다. 강항(1567~1618)은 영광 출신 문신이다. 정유재란 때인 1597년 영광 앞바다에서 왜군에게 일가족과 함께 사로잡혀 왜국에서 억류되었다가 4년만인 1600년 귀국하였다. 왜국에서 성리학에 관심이 많은 승려 출신의 후지아라 세이카(등원성와藤原惺窩)에게 주자성리학을 전수해주었다. 귀국하여 왜국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것이 간양록이다. 임진 정유의 왜란은 호남에서만도 20여만 명의 백성이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