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무언가?
끝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할 우주는 인간의 상상 밖 세상이다.
하지만 그 우주가 만든 우리이니 인간은 그 우주 자체이다.
2021년, 올해 여름은 무척이나 덥다. 이따금 소나기가 지나가는 곳이 있겠지만, 보름을 훌쩍 넘기고도 소나기 한두름 못 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여름을 견디거나, 이기거나 다 마찬가지일 게다.
허나 분명한건 세상사는 모두 다 지나가게 마련이고, 지나간 것은 흔적은 있으나 다시 돌아오진 않는다는 것이다.
여수에 흥국사가 있다. 흥국사는 말 그대로 나라를 흥하게 하는 절이다. 호국불교였다는 고려의 절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이 흥국사에는 조상들의 숨결이 담긴 예술적 가치도 높은 보물급 유물도 많고, 풍광도 한 여름 더위를 있기에 족하다. 봄철의 영취산 진달래는 평생에 한 번은 봐야할 추억으로 마땅한 곳이다.
더욱 흥국사 답게 임진왜란 시에 주지 기암은 3백여 승병을 이끌고 왜와 싸웠다.
이 여름 마땅히 갈 곳이 생각나지 않거든, 여수 흥국사에 가서 한 더위를 이기고 오시라.
아름다운 무지개 다리인 흥국사 홍교는 조선 인조 17년(1639)에 계특 대사(戒特大師)가 쌓았다 한다. 임란이 지나고 세운 다리지만, 불타버린 절을 다시 세우며 다리도 놓았을 터이니, 의승병들의 승전기념물임이 분명하다.
다리의 중심 머릿돌에는 용머리를 새겨 위상을 높였고, 난간부분에는 귀면상을 새겨 잡귀를 막아 인간세상의 평화를 기원했다. 선암사 무지개다리보다 길고 더 높으니, 무지개 다리의 큰 형님이기도 하다.
코로나 19로 절집의 모든 곳은 꽁꽁 닫혔다. 하지만 이곳 무지개 다리에서 들려오는 독경 소리가 기암 대사와 의승병들의 우렁참 함성으로 들린다면, 흥국사 절집 구경은 다한 셈이다.
부도탑은 절집의 묘지이자, 스님들의 무덤이다. 그러기애 절집에 가면 꼭 보고 올 곳이 부도탑이다. 부도탑에 그 절의 역사와 세월이 있다. 죽어서 가는 곳이 무서운 사람은 특히 이곳에서 이승과 저승의 집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볼 일이다.
흥국사는 왜란 때 붙타 다시 세운 절집이다. 전쟁의 참화에도 굴하지 않았으니, 흥국사는 나라가 흥해야 인간의 삶도 흥하다는 걸 몸으로 보여준 절집이다.
극락이 있고 천국이 있으면 누군들 죽음을 두려워하랴?
사는 곳에서 극락이나 천국을 찾아야 할것이다. 다만 혼자 잘 사는 찬국이나 극락은 지옥과 무엇이 다를 지 생각해본다.
대웅전 위로 보이는 산봉우리의 능선이 참 아름답다. 어머니의 품 같다.
팔상(八=捌相)은 법화경의 주존불인 석가여래 일생의 모습을 8폭의 탱화로 모신 곳이다. 장소가 협소했지만, 신비스러운 느낌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흥국사 이름을 대표하는 곳이다.
봄에 여수에 다녀왔다고 하면 영취산 진달래는 보고 왔느냐고 묻는다.
그 말은 영취산 진달래를 보았다는 말만 듣고도 그 해 봄 진달래는 본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흥국사와 영취산은 여수의 보석같은 이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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