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김주열 <시> 4,19혁명, 김주열 “아줌씨. 아니 아자씨! 디스 한 갑 주시오” “응 그려. 근디 젊은이 자네 김주열이 아는가?” “주열이가 뉘다요? 아따 쓰잘데기 없는 말 말고 후딱 디스나 주시오.” “그럼, 4.19는 아는가?” “아따 4.19는 또 뭐시다요? 거 실용이 생일날이요? 어린쥐 귀빠진날이라도 된다요.. 시 2008.04.14
봄비 <시> 봄비 일본놈들 나라꽃을 참 잘 정했어 주룩주룩 봄 비 내리던 날 허여멀건 대낮부터 술잔 부딪치던 날 모처럼 벚꽃 구경 하려다가 종일 비에 주막에 눌러 앉았다 아, 어제까지 그렇게 날이 좋았는데 나무가 온통 꽃이라니 둥둥 꽃구름이라니 그래 일본놈들 정말 나라꽃은 좋아 잎새주가 싸르.. 시 2008.02.27
따뜻하고 환한 해 <새해맞이 시> 따뜻하고 환한 해 아직 어두운 새 해 아침 문득 우리 어머니 돼지고기 솜씨를 생각 한다 야들야들 썰어내는 향긋한 삶은 고기 보글보글 얼큰한 김치찌개 노릇노릇 구워서 파절이, 마늘, 거기에 고추 툭 부질러 배추 속잎이나 상추로 싸서 한 입 미어터지게 먹던 삼겹살 처녀시절엔 .. 시 2008.01.01
눈썹달 <시> 눈썹달 김목 저 둥근달 이지러지면 님이 떠나겠지 했는데 내 손 커서 떠나지 못한단다. 눈썹달도 숨은 밤 님은 손도 작은데 나도 님을 떠나지 못한다. 시 2007.11.23
시 아닌 시 넌 뭐하냐? 다들 옷 갈아 입었는데 넌 뭐하냐? -누릴 거 다 누리고 가질 거 다 가져보고도 다 늙어 죽음에 이르러서도 끝까지 부와 권력을 움켜쥐고 바등대는 게 인간이기에 나무도 추하게 보여야 했겠지요. 버드나무와 은행나무 너무 정겨웠습니다. 수고했다 그 말 한 마디 축 쳐진 두 어깨를 따스하게.. 시 2007.11.20
도둑놈 가시 2003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이 있었다. 세상이 시끄러웠다. 그때 그러는 게 아니라고 탄핵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자 검사가 공무원법과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였다. 나를 기소한 검사 나으리, ‘뭐가 어째? 늬들이 뭘 안다고 그래?’ 가소롭기 그지없었으리라. 1심법원에서 공무원법 위.. 시 2007.10.25
이런 아침이면 참 좋겠다 <시> 이런 아침이면 참 좋겠다 김 목 아! 으히으히흐 간지럽다 내의 하나 달랑인데 더듬다니 으히으흐! 이러단 발가벗겠구나 화들짝 이불 젖히니 요 위로 산이 쑥쑥 일어서고 들판이 쭉쭉 다리를 뻗는다 오줌도 싸야지, 강물도 흐른다 너희들 밤새 내내 밑에 깔려서 긴밤 내내 꿈도 길었는데 얼마.. 시 2007.10.16
녹동에 가고 싶다 시칠리에도 가고 싶다 <시> 녹동에 가고 싶다, 시칠리에도 가고 싶다 김 목 밤송이는 토실하지만 채송화 씨는 참 작지요 크건 작건 씨앗은 새 생명이지요. 씨앗은 조심스레 심어서 물주고 햇볕주고 정성을 들여야 해요 배냇저고리 속에서 꼼지락 거리는 아기 손가락 부서질까 살그머니 입술로 어루만져 보셨지요? 바람.. 시 2007.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