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런 아침이면 참 좋겠다
김 목
아! 으히으히흐 간지럽다
내의 하나 달랑인데 더듬다니
으히으흐! 이러단 발가벗겠구나
화들짝 이불 젖히니
요 위로 산이 쑥쑥 일어서고
들판이 쭉쭉 다리를 뻗는다
오줌도 싸야지, 강물도 흐른다
너희들 밤새 내내 밑에 깔려서
긴밤 내내 꿈도 길었는데
얼마나 힘들었냐?
산과 들, 강물아! 참 미안하다.
부엌으로 나간다
싱그러운 바람 한줄기 솥에 넣고
햇살 한줌 가득 퍼서 아궁이를 지핀다
고흥 앞바다에서 건져온 멸치 무치고
나물 무치니 지리산 솔숲 향기다.
아파트 꼭대기 층도 높지만
달동네 판자집도 높기는 똑같다
고개 아프게 쳐다보는 모습을 보면 그렇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가거나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거나
학교 가는 아이들만은 울리지 않았음 한다
머리도 잘 빗겨주고, 양말도 신켜주고
햇살이 익힌 밥에 멸치와 나물 반찬 맛있게 먹이고
교실에 들어오면 풋풋한 숲 냄새가 좋겠다.
아침에 펼치는 신문에 진정으로 웃는 사진이 좋겠다
아침에 켜는 티비나 라디오에서 그런 웃음소리 좋겠다
(2007, 10, 16. 16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