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운당 2011. 2. 8. 23:39

 

 

 

                                            김소영/추억의 고도

 

<시>

깨달음

 

 

중학교 때 존경하는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앞으로 소만큼 큰 토끼, 호박만한 딸기가 나올 것이다.

그러면 식량 걱정은 끝이다.

그 말 들으며 그 날이 오기를 반세기나 기다렸다.

그런데 소 돼지가 산채로 생매장 당하여 피가 강물이다.

문득 깨달았다.

토끼가 소만큼 크려면 그만큼 먹어야 하고

딸기가 호박만큼 크려면 또 그만큼 비료를 줘야한다.

토끼는 토끼고 딸기는 딸기여야 한다.

 

구제역이 왜왔냐?

훨훨 날아야 하는 닭, 오리의 AI 책임을 누구에게 떠 넘기냐?

광우병도 초식동물에게 육식을 시킨 결과다.

이 나쁜 인간들아!

가슴에 손을 얹지 않더라도 생각해봐라.

그냥 자연 그대로 두면 될 것을….

그 땐 누구도 원망하지 않겠다.

 

슬픈 일로 강가에 나가 울면

강물이 따라 울까?

 

오래 되지도 않은 소나무 가지 절로 꺾인다.

단칸방에서 누구 밥이나 김치 남은 거 있음 주세요.

그녀는 밥 굶어 죽어 갔다.

어떤 자식이 말했냐?

우리 복지가 선진국 수준이라고?

오뎅(어묵) 처먹고

후적후적 첩첩 설렁설렁 설렁탕 잘도 먹는 더러운 사기꾼

아! 춥다.

산에 가서 삭정이 나무 한 아름 주어다 불을 지피자.

소나무도 눈 무게에 못 이겨 구부려지느니 부러졌다.

전기세 공짜로 하자고 말하지 말자.

 

사랑하는 이여!

죽어서 답답한 땅 속에 어떻게 묻힐까? 두려운

내게

사랑하는 이여!

오늘이 무서워 당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싶다.

 

젖이 흐르는 땅이 아니어도

그 젖이 흘러 은하수 되는

빛나는 별 당신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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