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추억의 고도
<시>
깨달음
중학교 때 존경하는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앞으로 소만큼 큰 토끼, 호박만한 딸기가 나올 것이다.
그러면 식량 걱정은 끝이다.
그 말 들으며 그 날이 오기를 반세기나 기다렸다.
그런데 소 돼지가 산채로 생매장 당하여 피가 강물이다.
문득 깨달았다.
토끼가 소만큼 크려면 그만큼 먹어야 하고
딸기가 호박만큼 크려면 또 그만큼 비료를 줘야한다.
토끼는 토끼고 딸기는 딸기여야 한다.
구제역이 왜왔냐?
훨훨 날아야 하는 닭, 오리의 AI 책임을 누구에게 떠 넘기냐?
광우병도 초식동물에게 육식을 시킨 결과다.
이 나쁜 인간들아!
가슴에 손을 얹지 않더라도 생각해봐라.
그냥 자연 그대로 두면 될 것을….
그 땐 누구도 원망하지 않겠다.
슬픈 일로 강가에 나가 울면
강물이 따라 울까?
오래 되지도 않은 소나무 가지 절로 꺾인다.
단칸방에서 누구 밥이나 김치 남은 거 있음 주세요.
그녀는 밥 굶어 죽어 갔다.
어떤 자식이 말했냐?
우리 복지가 선진국 수준이라고?
오뎅(어묵) 처먹고
후적후적 첩첩 설렁설렁 설렁탕 잘도 먹는 더러운 사기꾼
아! 춥다.
산에 가서 삭정이 나무 한 아름 주어다 불을 지피자.
소나무도 눈 무게에 못 이겨 구부려지느니 부러졌다.
전기세 공짜로 하자고 말하지 말자.
사랑하는 이여!
죽어서 답답한 땅 속에 어떻게 묻힐까? 두려운
내게
사랑하는 이여!
오늘이 무서워 당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싶다.
젖이 흐르는 땅이 아니어도
그 젖이 흘러 은하수 되는
빛나는 별 당신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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