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시와 희망나무

운당 2011. 1. 28. 14:14

욕시와 희망나무

 

이가 흔들거리고 그 때문인지 구취도 있다고 해서 동구청 사거리에 있는 안 치과를 찾았다.

치과라는 게 입을 딱 벌리고 있으면 드릴 같은 기계로 달달달 이를 긁기도 하고 갈아대기도 하는 곳이어서 겁부터 나지만, 역시 소문대로 친절하고 별로 아프지도 않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금이 간 이는 그렇게 치료했다. 앞으로도 흔들거리는 사랑니 빼기, 금이 간 이 포장하기 등이 남았지만, 입안이 개운한 게 날아갈 것만 같다.

아직 마취가 덜 풀려 감각이 없는지라 점심을 먹으며 입술을 깨물어 피가 흘러도 아픈 줄을 몰랐다. 그래도 입이 살아나니 욕 한마디 안할 수가 없다.

 

<욕시>

참 겁도 많다

전기도 무상화하자까봐 겁난다

디런 놈 참 겁도 많다

 

숨 쉬는 것도 유상화 하자고 할까봐 겁난다

걷는 것도 유상화 하자고 할까봐 겁난다

우덜도 참 겁도 많다.

  

<희망나무>

 

<허리를 고싸움놀이의 고처럼 구부렸다가 꼿꼿이 자란 희망나무>

 

* 금당산은 광주광역시 남구 진월동과 서구 풍암동에 걸쳐 있는 해발 304.2m의 산이다. 옥녀봉, 깃대봉, 황새봉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아름답고 도심에서 가까워 언제든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좋은 산이다.

 

* ‘싸목싸목 걷고 싶다’의 이인중 시인을 따라 2010년 1월 26일에 금당산엘 올랐었다. 이 시인이 코끼리 나무라고 소개해준 사진의 나무는 풍암저수지에서 황새봉쪽으로 오르는 능선에 있었다. 졸참나무로 보였는데 심하게 구부러진 다음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있어서 생명의 경외감을 느낄 수 있었다.

 

* 여러 가지 모양이나 형태의 나무를 많이 보았지만 이처럼 힘든 모습으로 자란 나무는 처음이었다.

이 나무를 봐서라도 어렵고 힘들 때 힘 내셨으면 한다. 그 힘이 희망의 씨앗이었으면 한다.

그래서 나무 이름을 희망나무라고 불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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