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새

운당 2008. 9. 7. 08:19

 

 

 

 

 

<시>

연꽃새

 

까마귀 노는 골 가지 말라

백로의 탈을 쓴 까마귀 되지 말라

겉모습 새카만 게 무슨 죄랴만

겉모습 하얀 게 무슨 자랑이련만

 

가을 안개 띠 두른 솔바위 연못에

백로 날아와 연꽃새다

앉으니 좌불이다

날개 펼치니 예수다

 

날 때부터 석가요 예수란다

날 때부터 부자요 나으리란다

푸하하하!

 

까마귀에게

미안하다 미안하다

 

잘 사는 놈들은 지들끼리 희희낙낙

못사는 놈들은 눈치 보며 아등바등

살든지 말든지, 지랄하든지 말든지

 

욕으로 배불리는 까마귀들에게

‘비러묵을 시상, 징헌 놈들’

욕질도 못해

미안하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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