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연꽃새
까마귀 노는 골 가지 말라
백로의 탈을 쓴 까마귀 되지 말라
겉모습 새카만 게 무슨 죄랴만
겉모습 하얀 게 무슨 자랑이련만
가을 안개 띠 두른 솔바위 연못에
백로 날아와 연꽃새다
앉으니 좌불이다
날개 펼치니 예수다
날 때부터 석가요 예수란다
날 때부터 부자요 나으리란다
푸하하하!
까마귀에게
미안하다 미안하다
잘 사는 놈들은 지들끼리 희희낙낙
못사는 놈들은 눈치 보며 아등바등
살든지 말든지, 지랄하든지 말든지
욕으로 배불리는 까마귀들에게
‘비러묵을 시상, 징헌 놈들’
욕질도 못해
미안하다 미안하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욕 (0) | 2008.10.07 |
---|---|
눈깔 (0) | 2008.09.28 |
내가 나를 디지게 패부렀다 (0) | 2008.06.25 |
광주는 지금도 비가 내리고 있다 (0) | 2008.05.18 |
스승의 날 (0) | 2008.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