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6) 또 설문대 할망은 자식도 잘 낳았다. 한 번에 50명씩 낳으니 금세 아들이 500명이었다. 어느 날 설문대 할망은 500명의 아들에게 먹일 죽을 끓이다, 발을 헛디뎌 솥에 빠져버렸다. 그만 펄펄 끓는 죽 솥에서 나오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저녁에 돌아 온 형제들은 어머니인 설문대 할망이 끓..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9.03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5) 9. 설문대 할망 “그렇게 쥐와 닭은 태풍 볼라벤 덕분에 우리 발톱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 세찬 날개 짓으로 바람을 일으켜 2012년의 쥐와 닭 모습을 보여주던 백록담 까마귀는 다음과 같이 얘기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휴지조각처럼 바람에 날아가 버렸지.” “그러니까, 우리가 본..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9.01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4) ‘강정이고 뭐고 없애버려. 돈이 좋은 거여. 돈만 생각해.’ 이건 쥐와 닭의 아침밥이었다. 평화는 무슨? 인권은 무슨? 다 갈아 엎어버려.’ 이건 쥐와 닭의 점심밥이었다. 그렇게 밥 먹듯이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이간질하고 부추겼다. 하지만 신부님의 옷자락도 건드릴 수 없었다. 아무리..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8.30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3) 문정현 신부와 사람들이 방파제로 갔을 때다. 전투경찰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산성을 쌓듯 시커먼 방패로 앞을 가로막았다. 그 때였다.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쥐가 덩실덩실 깨춤을 추며 문정현 신부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는 냅다 문정현 신부를 밀었다. 바로 한 걸음 옆은 바다다...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8.27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2) 8. 문정현 신부 눈앞에 보이는 건 한 무리의 사람들이었다. 그중에 하얀 머리카락과 긴 수염이 바닷바람에 나부끼는 할아버지가 눈에 뜨였다. 아이 하나가 큰 소리로 말했다. “야! 신부님이 꼭 한라산 같으시다” “그래. 할아버지와 한라산이 쌍둥이야.” 또 다른 아이가 한라산과 할아..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8.25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1) “돌고래와 구럼비가 사라지게 되다니?” “너희들 바보냐? 돌고래와 구럼비가 사라지게 된 걸 모르다니? 예전에 서울의 대공원에 있던 돌고래도 바로 저 애들과 같은 남방큰돌고래였지. 지금 여기에 114마리가 살고 있는데 자꾸만 파괴되는 환경 때문에 식구들이 줄고 있어. 이대로 가면..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8.23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 또 강정엔 다른 곳에 없는 특별한 자랑거리가 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멋진 바위로 된 해안들판이다. 바로 구럼비다. 울퉁불퉁, 구불구불 생겼으니 바위 생김으로 이보다 더 멋들어진 모습은 세상에 없다. 수 천 수 만 개의 조각바위가 모여서 이룬 풍경이구나, 하는데 그게 아니다. ..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8.21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19) 7. 강정 한동안 넋을 잃은 듯 구름이와 세민이는 남이와 순이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면서도 활짝 웃는 그 모습에 푹 빠졌다. “얼마나 실망했을까?” “몸도 성치 않은 환자의 몸으로 꿈에 부풀어 일했는데….” “그러게….” “간척지 공사가 끝나면 논밭이 생긴다..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8.19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18) “저 두 젊은이를 보면 덩달아 즐거워.” “그럼! 우리 한센인들의 자랑이야.” “우리 기념사진을 찍어 두세. ‘이 오마도 간척지는 우리 소록도 한센인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졌다.’ 사진에 그렇게 기념 글을 써서 후세에 남기세. 그럼 먼저 저 두 젊은이들부터 찍어볼까.” 한센인들..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8.16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17) 한센병은 참으로 무서운 병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병균이 사람의 뼈를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손가락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고 살이 뭉그러졌다. 무엇보다도 그 병에 걸리면 마을에서 살 수가 없었다. 가족과 함께 살지 못하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슬픔, 고통의 눈물을 흘리며 한센병원.. 걸으면서 쓰는 이야기 2014.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