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별 눈썹달 산 넘어가니 별이 한 소쿠리 돋아 흘러 강물이다 응봉산(鷹峰山) 보라매 수지니를 키우는 해동청 날지니 산마루에서 온 밤 내내 정답다 별 온 밤 내내 그립다 임 * 응봉산 - 만경대산과 마주하며 연하계곡을 만든 강원도 영월의 매봉우리 산 * 수지니는 길들인 매이고 날지니는 .. 시 2016.08.29
시 소설 쓰기 참 쉽다 시, 소설쓰기 참 쉽다 2차 대전이 끝난 뒤, 프랑스는 전쟁범죄자를 과감하게 처단하였다고 한다. 특히 교수, 문인, 언론인 등에게 엄격한 잣대의 칼날을 들이댔다고 한다. 지성인들의 위치는 사회적 영향력이 큰 만큼 그들의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물은 것이리라. 이완용은 말할 것도 없지만 친일.. 수필 2011.06.23
이화명충 <욕시> 이화명충 이화명충 달빛에 고운 이화가 아니고 이화대학도 아닌 해충 벼멸구다 날개길이 22~34mm 백갈색 비늘로 덮인 머리 원뿔상으로 돌출된 이마 잘 생겼나? 암 뻔뻔하게 잘 났지. 어떤 인간들의 낯바닥이다. 유층으로 벼 그루터기나 볏짚에서 월동하고 번데기가 되었다가 5월 상순부터 나.. 시 2008.10.18
욕 <욕시> 욕 어메, 고생혔다 근께 징허게 욕봤다. 이마 주름에서 진땀 뚝뚝 흐른다 근디 말여 욕을 보다니? 뭔 말이랑가? 어떻게 욕을 다 본단 말이여? 욕이 뭐 이쁜 가시나 얼굴이라도 된단 말이여? 음메, 혼났네 디지게 욕 먹어부렀네. 자라 모가지 되야부렀네 근디 말여 욕을 먹다니? 어떻게 욕을 다.. 시 2008.10.07
눈깔 <욕시> 눈깔 워메 미치겄네 나이 먹는 것도 서런디 눈깔까지 안보이니 말이다 오늘 일기예보를 말씀드리면 근께 저기압 가운데여서 흐린 시상이랑께 눈깔이 안 뵌다고 다 나쁘랴? 날 낳아 키워준 우리 어메 그 깊은 주름살은 안 보여 책가방 메고 백점짜리 시험지 흔들며 득달같이 달려올 때 치마.. 시 2008.09.28
연꽃새 <시> 연꽃새 까마귀 노는 골 가지 말라 백로의 탈을 쓴 까마귀 되지 말라 겉모습 새카만 게 무슨 죄랴만 겉모습 하얀 게 무슨 자랑이련만 가을 안개 띠 두른 솔바위 연못에 백로 날아와 연꽃새다 앉으니 좌불이다 날개 펼치니 예수다 날 때부터 석가요 예수란다 날 때부터 부자요 나으리란다 푸하.. 시 2008.09.07
4월에는 <시> 4월에는 4월에는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늘어진 그 가지에 걸린 무정세월이 물결에 어리고 강둑길 달려가는 자운영 꽃 그림자 어리고 어미 찾는 목매기의 울음이 어리고 햇살도 바람도 흰구름도 어리고 사라져버린 그 세월이 그렇게 어리고 어리고 4월에는 침침한 눈인들 바늘귀 못 꿰랴? 삼단.. 시 2008.04.29
눈썹달 <시> 눈썹달 김목 저 둥근달 이지러지면 님이 떠나겠지 했는데 내 손 커서 떠나지 못한단다. 눈썹달도 숨은 밤 님은 손도 작은데 나도 님을 떠나지 못한다. 시 2007.11.23
도둑놈 가시 2003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이 있었다. 세상이 시끄러웠다. 그때 그러는 게 아니라고 탄핵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자 검사가 공무원법과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였다. 나를 기소한 검사 나으리, ‘뭐가 어째? 늬들이 뭘 안다고 그래?’ 가소롭기 그지없었으리라. 1심법원에서 공무원법 위.. 시 2007.10.25
이런 아침이면 참 좋겠다 <시> 이런 아침이면 참 좋겠다 김 목 아! 으히으히흐 간지럽다 내의 하나 달랑인데 더듬다니 으히으흐! 이러단 발가벗겠구나 화들짝 이불 젖히니 요 위로 산이 쑥쑥 일어서고 들판이 쭉쭉 다리를 뻗는다 오줌도 싸야지, 강물도 흐른다 너희들 밤새 내내 밑에 깔려서 긴밤 내내 꿈도 길었는데 얼마.. 시 2007.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