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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금성관 은행나무

1894년 음력 7월 초하루, 광주지역 5천 동학농민군을 이끄는 최경선이 나주 금안리에 진을 쳤다. 7월 5일 어둠이 내리는 시각 나주 접주 오권선과 함께 나주 관아의 서쪽 성문인 서성문을 공격했다. 하지만 나주 목사 민종렬과 수성군 도통장 정석진이 이를 잘 막아냈다. 8월 13일, 전봉준은 수하 10여 명과 함께 민종렬과 담판을 하기 위해 나주 관아로 들어갔다. 하지만 목사 내아인 금학헌에서의 회담은 결렬되었고, 전봉준은 객사인 금성관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옷 세탁을 핑계로 사지를 벗어났다. 10월 18일, 조정은 관군과 일본군을 파견하며 호남초토영을 나주에 설치하고 민종렬을 초토사로 임명했다. 11월 23일이다. 수만의 농민군은 나주 금안리의 진을 나와 북망문 쪽 함박산까지 다가갔다. 그러나 농민군..

김목 동화집 붕붕이와 친구들의 모험

붕붕이와 친구들의 모험 저자 김목 동화작가 김 목 씨의 장편동화인 ‘붕붕이와 친구들의 모험’(우리교육 쑥쑥문고. 11월 10일)이 나왔다. ‘자연과 친구 되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알려 주는 일벌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이 동화는 초등학교 중학년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을 길러줄 것이다. 책 속에서 대도시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나비와 벌, 많은 꽃과 나무가 서로 대화하고, 힘을 합쳐서 어려운 일을 풀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사람뿐 아니라, 자연의 수많은 생명과도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자연에 한 번 더 눈길을 돌리는 마음의 여유를 찾고, 친구들과 힘을 합쳐 어려움도 씩씩하게 이겨낼 지혜를 얻을 것이다. 그렇게 붕붕이와 친구들을 따라 함께 ..

김목 동화집 도깨비 장난일까?

동화작가 김목 씨의 동화집 ‘도깨비 장난일까?’(도서출판 고향)가 출간되었다. 1975년 중앙일보 소년중앙 문학상(동화), 광주일보 신춘문예(시), 1980년에 어린이해기념 동화공모에 당선하였고, 전남문학상, 덕암문학상 등을 받은 김목 씨는 그동안 동화집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샌프란시스코 바다 이야기’, ‘이순신 길을 걷는 아이들’을 비롯하여 시집 ‘누렁이’ 연구집 ‘흰 구름이거나 꽃잎이거나(김삿갓)’와 ‘여성, 위험하거나 위대하거나’, ‘여성, 존귀하거나 존경받거나’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노래하는 동화집이라는 부제가 붙은 도깨비 장난일까? 에는 모두 다섯 편의 동화가 실려있는데, 동요의 가락처럼 문장에 운율이 있어 읽기에 참 편하다. 작가는 ‘세상은 보는 만큼 보이고 더 자세..

최민서 동시집 꽃 미안해

최민서/도서출판 고향/12,000원 책소개 차의 뒤쪽이 보이는 후사경은 뒤를 보면서 앞으로 가기 위한 거울이다. 지난날을 거울삼아 앞날의 희망을 꿈꾸는 우리의 삶과 다를 바 없는 거울이다. 최민서의 동시집 꽃, 미안해는 바로 그 거울이다. 우리 동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거울이다. 지난 우리의 삶과 희망을 꿈꾸는 앞날의 희망까지도 볼 수 있는 거울이다. 지은이의 말 동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나는 무지개를 타고 철없이 즐거웠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소꿉놀이하다가 삐치고, 금세 손잡고 깔깔거리던 고향 친구를 만난다. 학교를 오가며 지나던 냇물, 방천 둑길의 풀꽃, 풀밭에 누워 노래 불렀던 어린 시절은 아무런 조건 없이 그냥 좋았던 행복이었다. 그 어린 시절의 마음을 다시 찾고자 아른거리는 어린 시절 풍경..

여성 존귀하거나 존경받거나

여성, 존귀하거나 존경받거나 머리글 어둠이 짙을수록 별은 더욱 빛나고, 흙탕물에 한줄기 맑은 물은 더욱 청아하다.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전제군주 시절 여성들의 삶은 미루어 짐작만으로도 고난과 역경 그 자체였을 것이다. 스스로를 태워 어둠 속의 별이 되고, 쏟아지는 흙탕물을 맨 몸으로 막아, 세상의 어머니가 되고 시대의 깃발이 되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연보식으로 묶었다. 먼저 50명의 여성을 25명씩 두 권으로 묶었고, 능력이 허락 되는대로 더 엮어갈 생각이다. 이 글을 쓰면서 아쉽고 어려웠던 점은 지난 시기의 여성들이 누구의 딸, 누구의 아내, 누구의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살았기에 남겨진 기록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은 사실을 증명, 확인하는 역사서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읽어주..

여성, 위험하거나 위대하거나

여성, 위험하거나 위대하거나 머리글 어둠이 짙을수록 별은 더욱 빛나고, 흙탕물에 한줄기 맑은 물은 더욱 청아하다.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전제군주 시절 여성들의 삶은 미루어 짐작만으로도 고난과 역경 그 자체였을 것이다. 스스로를 태워 어둠 속의 별이 되고, 쏟아지는 흙탕물을 맨 몸으로 막아, 세상의 어머니가 되고 시대의 깃발이 되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연보식으로 묶었다. 먼저 50명의 여성을 25명씩 두 권으로 묶었고, 능력이 허락 되는대로 더 엮어갈 생각이다. 이 글을 쓰면서 아쉽고 어려웠던 점은 지난 시기의 여성들이 누구의 딸, 누구의 아내, 누구의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살았기에 남겨진 기록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은 사실을 증명, 확인하는 역사서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읽어주..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다 박종수 에세이집

박종수 에세이집 ˙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다 박종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의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거부, 분노와 반발, 흥정, 의기소침, 수용을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라고 말한다. 그렇게 대부분 죽음을 눈앞에 두면 애써 외면하고, 부정하고, 때론 혐오하며 공포에 떨기 마련이다. 주변인들도 ‘현실’로서의 ‘죽음’을 끝까지 미루다, 갑자기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자신이나 가족이 불필요한 고통과 재정 낭비를 겪게 되고, 임종자가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생을 마칠 기회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된 것은 사회의 변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전통 사회에서는 죽음이란 혼자 겪는 사건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사람이 죽으면 집안과 마을 전체가 참여했고, 마을에서 정한 규범대로 진행하면 ..

홍각희 시집 나는 누에고치다

홍각희 시집 나는 누에고치다 나는 누에고치다 나는 누에고치 집 번데기다 누에는 뽕잎만 먹어야 한다는데 남몰래 단풍잎을 먹었다 넉잠 잘 때까지 단풍잎을 훔쳐 먹었다 뜨거운 여름 두 번이나 구토하고 네 번의 허물을 벗고 섶에 오르지도 못하고 미끄러지기 수차례 겨우 섶에 올라 누에고치가 되었다 번데기 주름 사이 곰팡이 달라붙고 지어 놓은 집은 누렇게 변했다 나는 지금 버려진 누에고치 섶에서 주름잡는 번데기다 시인의 말 쇠똥구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아시나요? 쇠똥구리를 볼 때마다 쇠똥구리가 위대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제까지 살아온 뒤안길을 되돌아보면 내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쇠똥구리도 살기 위해 저렇게 큰 쇠똥을 굴리는 재주가 있다니 신비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사람..

화순 고사정 의병청 회화나무

‘의병’이 무엇이냐? 정유재란(1597) 대책을 논하며 도요도미히데요시는 궁금했다. 왜는 성주가 항복하면 백성들도 복종했기에 의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조선 각처의 방백을 죽이고, 심지어 왕이 도망갔는데도 들불처럼 일어나는 의병은 이해불가였고, 뒤가 늘 불안하고 두려웠다. 당시 곽재우와 의병총대장 김덕령으로 이어지는 조선의 남쪽전선은 왜와 의병의 전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나라가 위기일 때 농민, 어민, 노비, 중인, 사림, 퇴직 관료, 장병 등 다양한 계층을 조직적이고 전략적으로 움직인 것은 ‘의병청’이었다. 화순 만연산에서 흘러온 만연천과 삼천이 만든 삼천리(화순읍 상삼2길 31)의 의병청지(址)는 호남 의병군을 이끌었던 역사의 터이고 금산, 진주 전투 등의 승전 토대가 된 곳이다.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