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밤, 천문호선(天門狐仙) 쇼
<천문산의 천문호선 쇼를 공연하는 공연장>
<여우와 인간의 사랑얘기>
사실 50달러짜리 천문호선 쇼 얘기는 쓰지 않으려했다. 개인적인 감흥과 추억말고는 특별함이 없어서다.
일기예보를 유념해 천문산 계곡에서 공연하는 그 쇼를 보러갔다. 예보는 맑다 했지만, 우의를 깔개로 하고 부슬거리는 비를 맞으며 관람했다. 아무튼 그 여우와 인간의 사랑 얘기는 환상적인 조명과 연출, 그 규모만으로는 돈값을 했다.
하긴 우리도 쥐와 닭이 교접을 하고, 7시간 떡방아를 찧고, ‘교통사고나 자살자 숫자보다 적은 메르스 사망자다, 그리고 낙타고기와 낙타젖만 안 먹으면 된다. 그런데 감히 댓똥년을 욕하다니’ 등, 우리의 핵심목표에 이것이다 정신만 차리고 나가면 돈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4대강이 사(死)대강인 이곳에서는 배신과 심판, 독기와 아집의 푸른기와집 잡극을 주구장창 봐야하니, 세금이 아깝고, 그 스트레스에 먹을 약도 없다.
갑자기 무슨 뚱딴지 소리냐 하면 ‘우리의 핵심목표는 올해 달성해야 될 것은 이것이다 하는 것을 정신만 차리고 나가면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 시키는 것을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셔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달구가 생각나서다.
이 잡극은 또 어떨까? 메르스 병원 공개는 불가하다고 하던 김우주가 달구의 공개발언이 있자, 태도를 돌변 ‘지금이 적기’라고 꼬리를 흔들었다. 그 우주가 690억짜리 정부용역사업을 진행한다니, 가히 690억짜리 여우(狐)꼬리다. 이 정도면 달구와 여우의 사랑쇼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더하여 참으로 신통방구통이다. 달구의 우주가 도와준다던 예언이 실현된 셈이니 말이다.
그 잡극들을 시리즈로 만들어 ‘푸른기와우주호선 쇼’라 하고 ‘한강 둥둥섬’이나 ‘경인운하’, ‘한라산’, 그리고 ‘사대강’에서 녹조라테를 마시며 관람할 수 있게 하면, 또 다시 중국이나 대만 관광객이 이끼벌레 번식하듯 세상을 덮지 않을까?
내가 이러다 미치는 건 아닐까? 역시 달구가 주는 스트레스에는 약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