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金生員傳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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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시오. 나한테 이래도 되는 거요?”
어디서 모기가 왱왱 거리는 그 왕 짜증나는 소리가 들렸다.
때는 바야흐로 2113년 철도사유화, 교육사유화 등 모든 걱가 운영을 사유화 특히 의료사유화로 지구상에 파리와 모기를 없애버렸다. 그렇게 까불세(KBS)와 종편닭 TV, 돈좀조(DongJungJo) 찌라시가 주구장창 자랑스런 선전 나발을 불고 있는 시대다.
그 선전 화면과 내레이션은 다음과 같다.
먼저 선전 화면이다.
‘어떤 아이가 풀밭에 놓인 꽃무늬 손수건의 한 귀퉁이를 집어 든다. 그러면 그 손수건이 가볍게 공중으로 부웅 떠올라 하늘하늘 날아가고 형형색색 꽃들이 환상적으로 세상 가득 피어난다.’
이에 홍보 돌대가리(訌蚥首石) 이징헌이가 수많은 마이크 앞 연단에 얼굴을 내민다. 톡 볼가진 두툼한 아구창을 벌리고 징미횡이 음성으로 아래와 같은 내레이션을 떠벌린다. 따라서 듣는 민초들, 당연히 온몸에 닭살이 돋고 손발은 오그라진다. 닭살에는 대패가 필요하다. 허나 오그라진 손발은 특별대책 없고 시간이 약일뿐이다.
“손수건을 보십시용! 손수건 한쪽만 집어 들었는데도 손수건이 가볍게 공중부양, 날아오르지 않습니까앙? 바로 이것이 낙수효과입니당! ‘재벌 하나 잘 키운 은혜, 온 걱민 저절로 잘 산다’ 입니당! 그러니 소화제 50만원, 감기약 500만원, 치아 치료 5천만 원은 그냥 껌값으로 여기세용! 철도 요금 516% 오른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앙? 걱민 여러붕! 그래도 놀라셨지용? 저도 많이 놀랐습니당! 하여강 여러분이 얼척과 실례의 불통(佛痛) 윈상헌, 한썬괴 ‘누이(루이)’ 거시기인 ‘말이 안통하네뜨’ 귀태도터를 이밍뷕이 전봇대 뽑듯, 쩐두황 애미나이 사랑니 뽑듯 댓똥년으로 뽑았지용! 그 덕분에 우리 걱가는 이렇게 귀태도터의 썰렁개그를 받들어 종박 식인종들이 잡아온 민초들의 의족까지 뜯어먹는 품격 높은 괴수국가가 되었습니당! 걱민 여러붕! 낙수 효과앙! 잘 알지용? 오늘도 그 낙수효과 새벽종을 울려용! 하지만 새벽총은 조심하세용! 화염방사기와 기관총은 더욱 조심하세용! 이제 이런 방송은 지겹지용?”
그런 전차와 탱크로 파리 모기가 없어진지 백주년을 곧 맞는다는데, 이 무슨 모기 소리란 말인가?
하지만 파리 모기가 없어진 대신 쥐새끼와 비루먹은 달구 새끼 등 종박 무리들이 설치고 다닌다고 해서 혹시 그 ‘찌찌찍, 꼬꼬박다앍’ 쥐닭 소리가 아닌가 하고 귀를 깊이 기울이다 ‘아하!’ 신김생원은 허벅지를 손으로 탁 쳤다.
“그렇구나! 이 징징거리는 모기 소리는 바로 초터민이구나.”
한참만에야 신김생원은 그 모기 소리의 주인공이 영생교 초터민이라는 걸 알았다.
쿠마의 마녀 시빌처럼 쥐새끼마냥 쫄딱 쪼그라져 대교 승강장에서 구걸로 연명하다가 신김생원으로부터 구출 받은 바로 그 초터민이다.
어쩌다, 날마다, 밤마다 달구 새끼 목을 빼고 기다리는 귀태도터에게 보내려다 번번이 실패한 그 비련의 주인공이다.
백 년 전, 쇠불알족 미자탕 ‘이미 자네’가 청기와모텔의 이불 속에서 부른 노래! 대한미쿡에서도 특히 선산(先山)에 뫼똥집을 짓고 사는 구미호(九尾狐) 유역의 반신반인족(半腎半蚓族)을 열병시킨 히트곡!
‘귀태도터와 초터민! 알러지와 뽀로지는 비련인가? 비년인가?’
무식한 놈은 기억하기 쉽잖은 꽤 긴 이름의 유행가 속 인물이기도 하다.
“초터민! 미안하다. 저승 댓똥령과 얘길 하다, 그만 갑자기 전화가 끊기는 바람에 네 부탁을 못했다. 이 다음엔 꼭 널 챙겨서 저승으로 환원조치해주마.”
“아무리 그러더라도 제게 이러면 섭지요. 귀태도터가 절 얼마나 사랑하는지 안다면 이래선 안 되지요. 귀태도터가 손가락만 까딱해도, 아니 독살스럽고 닭살스런 눈으로 쳐다만 봐도 당신은 그냥 ‘깨꼬닭’ 잘 알지오?”
“이노마야! 지금 다시 유신말기, 종박천지, 독살닭살이 밤새 못 안녕인줄 잘 안다. 하지만 날 겁박한들 어쩌겄노? 글고 널 저승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걸 네놈도 잘 알잖느냐?”
“하이고마! 저의 깊은 속 뜻은, 그러니까 그 말이 아이란 말이오.”
“그럼 뭔 말이란 말이냐? 쥐새끼 크기로 쪼그라진 니놈 속이 워찌 그리 깊단 말이냐?”
“그라니까 깊이 새겨 들으시시오. 제가 지금 너무 많이 오래 참았소. 그것이 바로 그 거시기란 말이요.”
“아하! 이 음흉한 노마야! 이제 감 잡았다. 그러니까 다 참아도 그 거시기를 참기 힘들다 그 말이냐?”
“바로 그렇소. 그러니 거시기 해주시오.”
“좋다. 그럼 니 체격이나 물건 사이즈로 봐서 바퀴벌레는 너무 작고 생쥐는 어쩌냐?”
“지금 제가 찬박 따순박 가릴 때가 아니오. 익은박이건 설은박이건 박이면 다 되오.”
“아따, 이 문딩이 노마야! 니 거시기는 별걸 다 되는구나. 좋다. 이밍뷕이의 못 생긴 생쥐로 토실박을 주마. 그래 얼마 전 토실토실 살찐 애완쥐를 판매한다는 인터넷쇼핑몰 광고를 봤다. 족보랑 이름도 있는 생쥐가 있더라. 그 긴윈왹이란 이름의 생쥐가 토실토실하고 딱 보니 너와 체격이나 사이즈가 맞겠다. 그러니 그 못생긴 마사아지걸로 거시기를 결정했다.”
“신김생원님! 은혜가 하해와 같사와 제가 영생을 보증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인간일 때 거시기 사이즈가 특대로 A뿔이 세 개였습니다. 호텔로 치면 7성급호텔이었지요. 그걸 감안해 주시면 백골난망이겠습니다요.”
“알았다. 이 썩을 노마야. 그러니까 거시기 역사를 살피면 신라 지증왕의 거시기는 한 자 다섯치(45.5cm)였다. 그래서 배필을 구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개 두 마리가 큰 북만한 똥덩이를 두고 싸우고 있었다. 그 큰 똥을 눈 여인이 바로 연제왕후 박씨다. 그러니까 네 거시기가 바로 그 지증왕의 거시기와 비슷하다는 말이냐? 그렇다면 긴윈왹 생쥐는 안 되겠는데? 잘못하면 생쥐 잡겠는데?”
“아따, 제가 왕년에 그랬다 그 말이오. 지금은 그 긴윈왹 생쥐가 딱이겠소이다. 토실토실 하다면서요? 그런데 걱정이오, 저승에 있는 우리 귀태도터는 인자 거시기가 많이 쪼그라졌을 거시오? 잉?”
“아, 이 오살노마야! 그걸 내가 어찌 알겄노? 그건 나중에 저승에 돌아가서 니가 직접 거시기로 확인을 해라. 하여간에 오늘은 일단 니 거시기를 해결하자.”
“고맙소. 이 은혜 귀태도터에게 꼭 갚아주라고 할끼요. 글고 당신에게 한마디 항의 하겠소? 해도 되요?”
“잉! 하거라. 난 불통이 아니라 무조건 소통이다.”
“알겄시오. 시방 언두(言頭)마다 저보고 음흉한, 문딩이, 썩을, 오살이라고 욕을 수식어로 쓰시는데, 이거 아시나요? 욕설은 비논리적, 반합리적인 폭력의 전 단계인 것이다 이 말을 말이오?”
“오냐 안다. ‘당신의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으나 당신이 그 견해를 발표할 자유만은 옹호한다.’ 18세기 프랑스 계몽사상가 ‘볼테르’의 말이다. 그래서 우리 민초들은 종박들의 개망나니 짓을 그냥 지켜보는 것이다. 자유를 위해 평화를 지키고 있다. 별거 아닌 욕이나 하면서 말이다.”
“이밍뷕이가 ‘욕을 하면 국격이 떨어진다’고 했잖아요? 욕을 하면 국격이 떨어져 쥐20에서 쫒겨난단 말이오.”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사회적 전환기에서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었다.’ 이건 ‘마틴 루터 킹’이 한 말이다. 총칼 대신 우리 민초는 욕만 하니, 그냥 참아라. 너희 국격 높은 놈들이 참아라 그말이다.”
“그래도 ‘사유화가 곧 걱가를 망하게 한다’는 괴담을 퍼뜨리며 귀태도터에게 ‘몸을 팔아라’ 하는 욕은 좀 심하지 않소?”
“흥!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위기를 맞았을 때,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다.’ 이건 ‘단테’의 말이다. 지금 망할 놈의 짓거리를 서슴치 않는 귀태족 종박들에게는 욕도 사치인 거다. 그리고 괴담은 ‘내년 1월, 3월에 부칸이 쳐들어온다.’와 세금 도적질로 날 세며 창조경제라고 사기 치는 것이 곧 괴담이다.”
“그래도 우리 한복 귀태도터는 우아, 품위가 있고, 기품이 있지 않소? ‘욕은 품격을 떨어뜨릴 뿐이다’라는 금쪽같은 금언도 닭소리로 남겼지 않소?”
“맞다. ‘모든 국가는 그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만난다.’ 이건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귀태와 그의 암탉알 귀태도터 종박 무리들이 만든 세상이 바로 네 놈이 말하는 그 품격의 세상 아니더냐? 이 빌어먹을 초터민아! 째진 입이라고 함부로 ‘우아, 품위, 기품, 품격’ 찾지 말라. 귀태 종박족! 쓰레기족들! ‘너나 먼저 잘해라.’ 이것이 오늘 신김생원이 남기는 불후의 금언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내밀라’고 하셨잖소? 철판 낯짝 인두껍 긴무슁이도 나서서 안녕하냐고 대자보 쓰는 이 엄중한 시절에 그냥 때리면 맞으시지오. 그라믄 종북 빨갱이가 아닌데 그라요? 암튼 어서 약속이나 지키시오. 어서 거시기나 해주시오.”
“그래, 나는 한 번 약속하면 원칙과 신뢰로 지킨다. 그래서 너 같은 싸가지 없는 놈하고도 소통하느라 토실생쥐 긴윈왹이를 사려고 거금을 썼다. 입술 볼거진 이징헌이가 ‘얼척을 지키는 걸 불통이라고 하면 그 불통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넋빠진 괘변을 늘어놔도 선처를 베푸는 것이다. 그러니 화염방사기와 기관총 나오기 전에 욕도 배부르다고 생각해라. 이, 디져도 안 썩을 문딩이 초토민아!”
그때다. ‘딩동!’ 벨이 울린다.
정말 빠르다. 인터넷쇼핑몰에서 택배가 온 것이다. 토실 생쥐 긴윈왹이가 쥐장에서 눈을 띠굴띠굴 굴리고 있었다.
“이노마 토실 생쥐야! 너 오늘 호강하겄다. 초터민이가 다른 건 몰라도 하여간에 거시기는 끝내준단다. 귀태도터가 그래서 지금도 어쩌다, 날마다, 밤마다 못 잊고 있단다. 그러니 너 토실 생쥐 긴윈왹! 오늘 이 호강을 신김생원의 은혜로 알고 혹여 이 거시기를 계기로 생산을 하거든 쥐손만대 그 은혜 잇거라.”
그리하여 신김생원은 초터민과 긴윈왹의 신방 아닌 신방을 꾸려주고 이번에도 애비앙 생수 한 병을 꺼내들고 베란다로 나왔다.
“귀태도터의 ‘창조경제’가 종박들이 세금 도적질을 해도 참고, 사기를 쳐도 참고, 공갈협박을 해도 참아야하는 ‘참죠 경제’라 하지 않더냐? 뭘 봐도, 들어도, 당해도 참자, 참어!”
신김생원은 에비앙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마시며 시커멓게 타는 가슴을 ‘참죠 경제’로 달래고 홧병을 견딘다. 그리고 눈을 들어 한 가닥 희망으로 하늘을 본다. 어두워진 하늘의 반짝이는 별이라도 공짜로 볼까 했다.
그런데 이제 국뻥부 똥별들이 하늘의 별들도 사유화 해버렸을까?
하긴 오염된 도시 하늘에 무슨 별이랴? 먼데 푸르팅팅기와대와 여의도 동그란 지붕의 불빛만 유치찬란, 휘황허황 켜지고 있었다. 또 하루가 속절없이 흘러 간 것이었던 것이다.
<폼페이>
<베스비오스 화산재에 묻혔던 폼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