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金生員傳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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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대교이용법 익히러 나가신 뒤 소식이 끊겨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할아버지! 안녕해서 좋아요.”
학교에서 돌아온 손녀가 책가방을 내던지며 종북 신김생원의 품에 안겼다.
“오냐! 고맙다. 걱정원의 걱정은 나라를 거덜내지만, 네 걱정은 이 할애비 가슴을 감동의 물결로 3.1절이 되게 한다. 다음에 저승에 다시 가면 류관순 누나 옆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가로 부르며 만세를 외치겠다.”
종북 신김생원도 손녀를 끌어안으며 금의귀댁을 맘껏 만끽했다.
“근데 할아버지 학교에 안녕하지 못한 소식이 있어요.”
“나 같은 늙은이는 집에 있으나 다시 산으로 가나 상관없지만, 젊은이들이 사는 학교는 언제나 안녕해야 하는데 안녕하지 못한 소식이라니? 뭔데?”
“우리 학교 5학년 1반 회장이 용감하게 떨쳐나섰어요. ‘이렇게 학생들의 입과 귀를 틀어막고 손가락으로 눈을 가리는 학교는 학교가 아니다. 전교 회장 바꾸네는 학교 경비대 직원들의 댓글과 트윗공작으로 된 가짜부정당선녀다. 그러니 회장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어요. 그랬더니 학교 경비대 직원들은 물론 학교에 관련이 없는 무슨 가스통 할배, 기생 어버리 연합 등 이름도 해괴한 단체들이 학교로 쫒아와 규탄대회를 열며 난리를 쳤어요. 또 입이 톡 볼가진 학교경비대를 홍보(訌蚥)하는 돌대가리(首石)가 전교생을 강당에 모이게 한 다음 쥐를 삼키는 독사처럼 입을 벌리며 울먹였어요. ‘5학년 1반 회장이 애비애미없는 바꾸네의 가슴에 대못을 찔렀다. 언어살인이고 학교문란, 귀태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5학년 1반 회장을 퇴학시키자’고 했어요. 그러자 5학년 6반 회장이 또 용감하게 나서서 맞받아쳤어요. ‘5학년 1반 회장이 맞는 말 했다. 바꾸네가 비명횡사한 애비애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진상을 밝혀 학생들에게 사죄하고 물러나야한다.’고 거들었어요. 그랬더니, 아휴, 숨차!”
“그래, 물 한 모금 마시고 해라.”
“예!”
종북 신김생원의 손녀가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말을 이었다.
“그러자, 대한미쿡 걱가의 새머리모지리당 걱해의원들 154명이 나섰어요. 이건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걱가의 문제다. 퇴학 망언을 한 5학년 1반 회장을 당장 퇴학 시켜야 한다는 징계안을 걱해에 제출했어요. 그리고 전국 동시 연속상영 규탄대회를 열고 있어요. 웃기기도 하지만 무서워 죽겠어요.”
“뭐라고? 초등학교의 일에 걱가의 새머리모지리당 걱해의원들까지 나섰어? 허이구! 내시, 환관, 종놈들이 총출동했구나. 하지만 어쩌겠냐? 또 무섭지만 웃기기도 하니 웃으며 안녕해야지 별 뾰쪽한 수가 없구나.”
“그래요. 웃으며 안녕하려해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그 바꾸네가 별달린 모자를 쓰고 검은 안경에 장남감 권총을 찬 채 학교 경비대 직원들을 이끌고 교장실을 점령했어요. 교장 선생님을 화장실 옆을 막아 쫓아내고 바꾸네가 학교 경영을 맡았어요.”
“바꾸네가 학교를 점령, 경영을 맡아?”
“예! 그게 이 안내문이어요. 학부모에게 보내는 516 학교 쿠데타공약이래요.”
“어디 보자. 귀가 맥히고 코도 맥히는 현실이구나.”
종북 신김생원이 바꾸네의 516 쿠데타공약을 읽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쿠데타공약 1. 종(從)바꾸네를 학칙의 제 1로 삼고 지금까지 형식과 구호에만 그친 종바꾸네를 재정비 강화하여 타학교로의 전학을 막고 2. 친미친일 일색인 괴학사 교과서를 충실히 준수하는 수구꼴통 뉴라이또 곡필아세들과의 유대를 강화 쥐이십의 고립에서 벗어나고 3. 구악을 일소 신악을 만들어 더욱 퇴폐를 조장 고삐풀린 자본주의를 학교에 도입 함양시키고 4. 창조경제로 학교 버스를 민간에게 팔며 학교 급식을 자립급식으로 해결함으로써 학생들의 희망은 제기차기로 만들고 5. 걱가교육의 괴학사 수법과 종북덤터기 실력을 실험관 배양하여 학교통폐합으로 완성한다. 6. 이렇게 학교를 바꾸고 바꾸네는 지킬과 하이드의 양심을 가진 교장에게 학교를 맡긴 뒤 본연의 학생회장으로 돌아가겠다. 516 학교 쿠데타 최고위원 별 모자 검은 안경 권총 찬 바꾸네’
종북 신김생원의 손이 덜덜 떨렸다. 손보다 심장에 경기가 오며 욕이 입술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손녀가 옆에 있다. 그래서 쥐도 닭도 못 듣게 또 혼잣말 욕을 했다.
‘그 애비애미에 그 새끼라더니, 옛 어른들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구나. 피는 못 속이는 갚다. 하지만 어쩌겄냐? 고 잡것들이 2백년 살라더냐? 저승에 가면 신박생원 댓똥령에게 부탁해 이근안 강시를 시켜 칠성판은 기본, 귀싸대기를 복날 개 패듯 패주라 해야겠다.’
“할아버지! 무어라고요?”
“아니다. 학교가 아무리 안녕치 못해도 꾹 참고 열심히 안녕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알았어요. 참, 그리고 할아버지, 516 학교쿠데타 최고위원 바꾸네가 학부모들을 위로하는 창조연극 환생학교를 초청한대요. 보러 오실 거죠?”
“오냐! 가야지. 언제 하느냐?”
“내일이어요. 이게 푸르팅팅기와대 극단 대표 청갱이가 보낸 초청장이어요.”
“알았다 이리 주렴.”
“그 초청장에 연극의 간단한 줄거리도 있대요. 학부모만 읽어야 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애들은 다 읽었어요. 그치만 저는 안 읽었어요. 할아버지! 그럼 안녕히 계세요. 저는 숙제할게요.”
“오냐. 너도 안녕하게 숙제하렴.”
신김생원은 손녀가 숙제한다고 자기 방으로 가자, 편한 자세로 누워 연극 초청장을 읽기 시작했다.
‘이 푸르팅팅기와대 극단의 창조연극 환생학교는 잘 못된 학교 현실을 풍자하는 연극으로 왜쿡, 중쿡, 미쿡, 러시아 출신의 아카데미 주연상에 빛나는 배우들이 나온다.
주인공 귀태(왜쿡, 닭까지 마시오)는 허구헌 날 자식들 용돈 뺏어 술 마시고, 학교 가는 여학생들 엉덩이나 살펴보는 무능엉큼한 가장이다. 또 그의 아내 육계영수(중쿡, 노폐계두)는 시종일관 남편인 귀태가 던지는 재떨이에 멍이 들면서도 오강 청소에 열중하며 반장 선거 낙선을 비관하여 자살한 아들 퇴학(미쿡, 빠쿠사 Lip Lee징헌)과 히로뽕에 빠져 정신병원에 수감된 아들 정학(러시아, 긴무싱 싸이코 싸가지코프스키) 생각에 흐느껴 슬피 운다.
또 귀태는 두 아들의 패학망신이 집터가 안 좋아서라며 집기둥에 톱질을 하고 심지어 자살한 퇴학이 장례식장에서 소주병을 나발 불며 술주정만 해댄다.
위와 같이 이 환생학교 창조연극은 특성상 욕설이 자주 사용된다. 하여 미성년자 입장불가이니 필히 19세 이상 학부모만 참석하여야 한다.
그럼 다음과 같은 욕설 대화를 참고하고 널리 익혀 두루 사용하기 바란다.’
‘욕설 참조. 육실할 놈, 개잡놈, 사나이로 태어났으면 불알값을 해야지, 귀태 그놈은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
역사는 돌고 도는가보다. 백 년 전 땅나라당이란 차떼기 똥통정당이 있었는데, 그 때 그 정당의 똥버러지 걱해의원들이 환생경제란 연극을 하면서 위와 같은 욕설로 질알을 떨었다고 했다. 당시 걱해의원 귀태도터는 그 연극을 보며 웃다가 배꼽이 빠졌다. 그리하여 그 빠진 배꼽을 찾느라, 찾은 배꼽에 묻은 때꼽 떼느라, 순간접착제로 붙이느라 배꼽직경 25Cm 상하좌우 신체 주요부위를 공개하는 큰 우세를 샀고, 그 뒤로도 한동안 꼭 미친년(美親年) 뭣 본 것처럼 히죽이죽 웃는 틱(Tic) 현상의 고생잔치를 벌렸다 한다. 아무튼 귀태도터를 리어카에 싣고 황급히 응급실로 갔던 내시환관 증언에 따르면 그렇게 즐거워하는 모습은 애비애미 죽을 때뿐이었다고 한다. 또 아무튼 백 년 전 일이라 왈가왈부 할 일고의 가치가 안녕이나 위의 사실은 찌라시 전설따라 삼천리라고 했다.
푸르팅팅기와대 극단의 초청장을 다 읽은 종북 신김생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재빨리 프랑스 에비앙 생수를 냉장고에서 꺼냈다. 그리고 그 생수로 눈을 칼칼이 씻고, 혹시 귀와 입으로도 종박 똥물이 튀었을지 몰라 두 곳도 덤으로 씻었다. 비로소 마음이 안녕 되었다. 그러자 이번엔 호찌기스를 가져왔다. 아쉽게도 재봉틀이 없었기 때문이다.
백년도 더 된 20세기 말 1998년 땅나라당 긴횡신이가 당시 대통령에게 ‘재봉틀로 (주댕이를) 박아버리고 싶다.’고 했다. 그 생각을 떠올리며 그 푸르팅팅대 극단의 초청장을 호찌기스로 516번 박아버렸다.
그런 뒤 크게 한숨을 내쉬며 밖을 보니 어느덧 어둠이 내렸다. 초사흘 눈썹달이 뜨고 샛별이 그 옆에서 반짝였다.
“아! 세상은 왜 이렇게 아름다우며 또 왜 이렇게 아름답지 못할까?”
크게 다시 한 숨을 쉬며 간절하게 소주 생각을 했다. 손녀가 건강을 위해 절주하라고 했지만, 오늘 저녁에는 취해서 정신을 잃을 때까지 마시고 안녕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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