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金生員傳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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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한숨 푹 자셨어요?”
종북 신김생원이 부드러움, 감미로움, 달큼함, 황홀감에 빠져 잠깐 졸았나 보다.
516번 귀태버스 접대부 ‘귀태도터 5161번 암탉’이 역시 부드럽고 감미로우며 달큼하고 황홀감 넘치는 말과, 사랑 흐르는 눈빛으로 종북 신김생원 옆에 있었다.
“어! 미안해. 내가 그만 깜빡 졸았네. 아직 목적지까지는 멀었나?”
“아이! 고객님! 섭섭합니다. 빨리 목적지에 가시고 싶나용?”
벌써 정이 들었나보다. ‘귀태도터 5161번 암탉’의 목소리에 프랑스식 비음과 함께 안타까움이 서려있었다.
“아, 아닐세. 나야 그냥 우주 끝까지 은하철도 999를 타고 싶다네.”
“어머머! 정말이세용?”
“어허! 나의 신조가 얼척과 실례가 아닌 원칙과 신뢰일세. 내가 십년만 젊어 그대를 들쳐 업고 의주까지 단숨에 달려가면 후일 새 나라 건국의 아버지로 역사에 기록 될 텐데….”
“그럼 저는 대왕대비? 종북 신김생원님! 말씀만이라도 고맙사와용!”
‘귀태도터 5161번 암탉’은 눈물이 감격으로 복받치는지 얼른 고개를 돌려 그 진주 같은 눈물방울을 작은 향수병에 담았다. 그리고 두 손으로 받쳐 들었다.
“네로가 쓰던 눈물 향수병이지요. 이걸 종북 신김생원님께 선물로 드릴 테니 영원히 간직하세요.”
순간 종북 신김생원도 눈물이 감격으로 방울방울 진주가 되어 눈가에 어렸다.
“고맙네. 내가 최근에 좌빨이나 빨갱이 대신 ‘종북’이란 호를 이름 앞에 붙이기를 잘했네. 그 호 덕분인지 자네 같은 8등신 미녀를 만나는 행운이 왔네. 이 자네의 눈물이 담긴 향수병을 내 무덤까지 가져가려네. 그리고 ‘내 무덤에 침을 뱉지 말라, 이승과 저승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미녀의 눈물이 여기 있다.’ 이런 묘비명을 5. 16미터의 진짜 그리스 직수입 대리석에 순금 도금을 입혀 세우려네.”
“어머머! 감사해용! 그리 말씀하시니 자꾸만 그랩을 써비스 드리고 싶어용!”
“어야! 나도 미투, 미쓰리지만 ‘내 나이가 몇인데?’ 오늘은 쓰디쓴 인내로 정기를 남겨 다음에 다디단 황금열매로 자네에게 줌세. 아참! 오늘 내가 가야할 똥작똥과 구미호에 대해 좋은 정보는 없는가?”
“아! 아쉽당! 지금까지 그 누구도 그랩 써비스를 물리치지 않았는데.”
‘귀태도터 5161번 암탉’은 종박 신김생원의 후일을 기약하자는 말에 엄청 서운한 표정을 짓더니, 금방 생글생글 표정으로 바꾸었다.
“있사와용! 곧 4D 51. 6센티 화면으로 보여드리지요.”
‘귀태도터 5161번 암탉’ 접대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4D며 숨구멍도 보인다는 슈퍼LED 화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지금 고객께서는 괴학사 제공 똥작똥에 묻힌 똥별들과 그 일족에 대해 감상하시겠습니다. 맨 먼저 여기 똥작똥에 갇힌 이슁망 댓똥령은 자신의 걱적이 일본이라고 밝혀 인기 연속극에 나오는 출생의 비밀을 개척한 위대(胃大)하고 시커먼 족적을 남겼습니다. 또한 윈빙구와 함께 한 세기에 한 개 나올까 말까한 ‘우리는 조선황제의 대표자가 아니라 일진회의 대표자’이고 ‘조선황제는 조선인들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며 대한제국과 고종을 적극 부정하는 잠언을 남겼습니다. 이런 전차와 탱크로 이슁망 댓똥령은 귀태를 낳고 귀태는 닭까지 마시오라는 유신알을 낳아 닭인가 했더니 뜯어먹고 보니 오리발이 나와서….”
여기까지 듣다가 종북 신김생원이 손을 휘이휘이 저었다.
“아니 어여쁜 ‘귀태도터 5161번 암탉’ 접대부! 내 보청기 좀 확인해보게. 어째 ‘돈좀조(DongJungJo)’방송이 종편떡으로 겹치는가 보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어머머! 종북 신김생원님! 죄송해용. 요즈음 자꾸 괴학사 제공 화면이 이상하게 나와요. 아마도 부칸의 전파교란일 거예요. 미안해용!”
“어야! 자네가 미안할 일이 뭐있는강? 부칸의 전파교란이 있어도 내 귀가 제대로 들으면 되는데 그러지 못해 오히려 내가 미안하넹. 그건 그렇고 이번엔 구미호 자료를 보세. 괴학사 판 말고 없는강?”
“잠깐 검색 좀 해볼게요. 아, 있네요. ‘국뻥부 사이비 똥개꼬리 살랑부’에서 걱정홍보차 만든 화면이 있네요. 그걸 틀까요.”
“잉, 그러시게. 내 살랑하는 ‘귀태도터 5161번 암탉’ 접대부. 아니 이제 자네를 ‘전북(全Book) 신김생원려’ 줄여서 ‘전북려(全Book麗)’라 부르고 싶네.”
“전북려요?”
“어따, 내가 종북(從 Book)이니 자네는 오직 나를 자신의 전부(全部)로 아는 아름다움 그 자체 ‘전북려(全Book麗)’라 이 말일세.”
“오머머! 감사해용! 여기 남녀접대부들은 모두 몸에 문신을 해요. 자기가 사모하는 이들의 얼굴이나 이름을 몸의 주요부위에 새기지요.”
“그럼, 자네도 지금 그걸 몸에 새기고 있는가? 쯧쯔! 어험! 험!”
종북 신김생원의 낯빛이 어두워지며 쌍심지가 돋았다. 혀까지 차는 거 보니 질투인지도 모르겠다. 질투에는 남녀노소, 지역, 인종, 빈부귀천, 계급, 학식, 이념, 사상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아닙니다용. 오늘 제 생애에 이런 좋은 날이 올 줄 알고 그동안 안 새겼나봐용. 오늘 당장 제 몸 가장 소중한 곳에 ‘종북 신김생원 ★ ♥ ★ 전북려(全Book麗)’라 얼굴과 함께 글자를 새길게요.”
“으흠! 고맙네. 그럼 어서 ‘국뻥부 사이비 똥개꼬리 살랑부’에서 걱정홍보차 만든 화면이나 틀게.”
종북 신김생원의 부드러워진 눈에서 다시 진주가 구를려고 했다. 나이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더니 시도 때도 없이 감흡감동이다. 그래서 얼른 화면이나 틀라고 했다.
“예, 알았사와용!”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다시 냉정을 되찾은 전북려(全Book麗)가 화면을 클릭했다.
“예! 우리 ‘국뻥부 사이비 똥개꼬리 살랑부’에서 걱정홍보차 만든 화면을 보시기 위해 오신 고객님께 똥별 중의 똥별들의 대장 긴괸쥐의 인사말은 보안상 생략하고 곧바로 구미호의 전설, 반신반인의 실체를 밝혀드리겠습니다.”
여기도 부칸의 전파교란이나, 파란매직 1번 어뢰의 조정음파가 보온병 포탄이 되었는지, 어쨌는지 ‘무 먹고 뀌는 피시 방구’ 소리처럼 내레이션이 어물어물 이어지더니 화면이 구미호의 호숫가로 이동이 되었다.
“반신반인, 그러니까 해구신(海狗腎)을 아니나요? 그 정력에 좋다고 하여 물개의 씨를 말릴 뻔한 그 해구신을 둘로 탁 나눈 절반이 바로 반신(半腎)! 또 토룡(土龍)을 아시나요? 역시 정력을 절륜하게 해주는 그 토룡의 절반, 그러니까 지렁이를 둘로 탁 나눈 절반이 바로 반인(半蚓)!입니다. 이 두 낱말을 합체하면 해구신의 절반과 지렁이의 절반이 바로 반신반인(半腎半蚓)이지요. 이 위대한 정력의 소유자 닭까지 마시오의 귀태 똥상은 구미호 유역에 사는 ‘나인 테일드 화이트폭스(Nine Tailed White Fox)족’ 그러니까 ‘꼬리 아홉 달린 백여시족’들이 세웠습니다. 자 보십시오. ‘위대(胃大)한 어바이 댓똥령 가카, 지상의 유일신이며 어바이 신(神)이고 귀태원본 신(神)’이 ‘닭을 까지 마시오’라고 신신(神神)부탁했는데 기어코 오리알을 낳으 신(神)….”
또 화면이 이상하게 겹치며 헷갈린다.
“어야! 내 살랑 전북려(全Book麗)! 그만 끄게. 아무래도 내 보청기를 손좀 봐야겠네. 자꾸만 환청이 들려.”
“오! 살랑하는 종북 신김생원님! 죄송해용! 오늘따라 비행기도 아니고 난기류도 없는데 화면이 그러네요. 그냥 남은 시간, 정기가 조금이라도 축적이 되셨다면 그랩으로 즐기실까요?”
마악 그럴 때였다. 숨구멍도 보이는 4D 슈퍼LED 위의 비상등이 깜빡이며 비상사태를 알렸다.
“무슨 일인가?”
“곧 알아서 말씀 올리지요.”
그러고 한 5. 16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귀태대교주식회사와 통화를 하던 전북려(全Book麗)의 얼굴이 가장 예쁜 장미꽃보다 더 활짝 아름답게 피어났다.
“종북 신김생원님! 만셉니다. 우린 떼 부자가 됐어요. 이 전북려 역시 종북 신김생원님 덕분에 일약 순위 매기는 세계 재벌 반열에 설 수 있게 되었단 말입니다. 아! 이 감격, 가슴이 터질 듯 이 감동, 감흡!”
전북려는 미처 눈물을 담을 향수병을 챙기지 못하고 종북 신김생원의 품에 와락 쓰러지며 펑펑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어야! 이게 무슨 일인가? 내용을 알려주고나 울게.”
“예! 죄송해용! 한시가 바쁜 틈에 눈물을 보여서요. 그러니까 조금 전 저와 종북 신김생원님이 그랩하는 성동영상이 전파를 탔대요. ‘가장 아름다운 그랩’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순간 전 우주 검색순위 1위로 516무량수를 돌파하며 빌보드 차트를 썬그라스와 권총도 없이 점령했대요. 그렇게 전 우주인의 시선을 사로잡아 그동안 죗선일보의 ‘두 부자가 기막힌 엽기토끼 형제가 된 사연’, ‘긴하기의 무 먹지 않고 뀌는 성동영상 방구’ 등의 성동영상들을 따따블 곱하기 따따블의 스코어로 제쳤대요. 그리고 돈, 그러니까 황금이 쏟아지기 시작했대요. 수입의 30%, 그 중에서 지랄스런 새머리똥누리당과 강시좀비스런 귀태도터종박쫄박쪼빡 귀태족들에게 골고루 상납할 것 빼면 20%지요. 그걸 종북 신김생원님과 제가 반씩 10%로 나누어도, 아! 수천조원의 천문학적 돈이지요. 살랑하는 종북 신김생원 어르신! 고마워요. 살랑해요.”
아, 이제 그만 위의 기록은 줄이겠다. 복잡한 절차가 조금 남아있어서다.
그날 종북 신김생원은 검은 색안경, 마스크, 환자복을 입고 귀태버스에서 내려야했다. 왜냐하면 목적지 정류장으로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들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종북 신김생원은 똥작똥과 구미호에 가지도 못하고 어느 한적한 휴게소 중간쯤에서 살짝 내려 일단 가까운 걱립병원 특실로 옮겼다.
“성공했어요. 종북 신김생원님! 인도의 간지스강 모래알처럼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을 따돌렸어요. 이제 색안경 벗고, 마스크도 벗고 환자복도 벗으세요. 다 벗어 던지세요.”
“무어라! 여기서 다 벗으라? 선비가 어찌 대낮에 그런 흉측한 몰골이 된단 말이냐? 그리고 돈도 좋다만, 걱정이다. 내 손녀가 내가 출연한 그랩 성동영상을 본다면 어찌 낯을 들고 살겠느냐?”
“걱정 꽉 붙들어 매세요. 이쌍뒥이와 초쉬쥥의 장롱에 귀신이 돈을 갖다 놓는 세상이잖아요. 아, 요즈음 뜨는 이징헌이의 개인일탈 귀신이 또 있잖아요. 그러니까 나는 전연 모르는 일이다. 저건 내가 아니다. 나를 닮은 귀신이 일탈했어도 모를 정도로 나는 모른다. 그렇게 오리 먹고 닭발 내밀면 귀태도터가 되요.”
“아, 그렇구나. 얼척과 실례의 귀태도터처럼 한복에 오줌을 재려라. 좋네, 좋아. 파랑, 빨강, 노랑 한복을 여러 벌 준비하여 ‘나를 믿어라. 믿으면 자위민쥐요, 안 믿을 라면 라면이나 먹어라, 그렇게 자신감을 회복하려네.”
“그래요. 돈이 있는데 무슨 걱정원이예요? 신자본주의, 창조경제에선 돈만 있으면 되요.”
“이 지점에서 통제받지 않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고 지적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이 조금 걸린다만은…. 좋다. ‘가장 아름다운 그랩’에 나오는 나는 나가 결코 아니니까, 걱정원도 법 무시부로 통폐합 해버릴란다.”
“예! 그러세용! 이제 저와 함께 호화요트를 사서 세계일주나 하며 즐기며 살아용. 있는 건 돈과 시간 자유니까용. 그리고용. 제가 키가 좀 크긴 해도 분홍이든, 파랑이든, 빨갱이든 어떤 색깔의 한복을 입어도 아담으로 어울리거든용! 저 이쁘죵? 살랑스럽죵! 용용용!”
“암, 그럼, 그럼! 내 살랑! 전북려!”
“예! 내 살랑! 종북 신김생원님!”
어느 외딴 곳, 걱립병원 특실, 성공적으로 취재진을 따돌린 종북 신김생원과 전북려는 제 2탄 ‘가장 뜨거운 그랩’을 성동영상으로 찍기 시작했다. 이왕에 나섰으니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고 돈도 좀 벌어야겠다는 창조경제의 얼척과 실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