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ne thousand River crossing meets Paradise
Cloud W Kim
<날은 덥지만 꽃은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꽃처럼 좋은 날 되세요>
“가는구나. 판용이 그 사기꾼 놈 가는 구나.”
클라우드가 밤하늘을 바라보고 혀를 끌끌 찬다.
“어디로 간다는 말이고?”
“구천강 건너 파라다이스 만나러 간다는 말이다.”
“구천강 건너 파라다이스는 클라우드 니가 만든 거 아니냐?”
“그렇다.”
“그러믄 좋은 곳 아니가?”
“야, 이노마야! 천당극락 좋다고 깨춤 추며 가는 놈 봤느냐? 그곳이 좋으면 돈 있고 권력 있는 놈들이 제일 먼저 갈 거다. 다이야몬드는 서로 가지려고 발가락에 끼고 항문에도 끼지만, 구천만큼은 서로 안 갈려고 하는 거다.”
“그나저나 클라우드 너 혼자만 보지 말고 나도 잔 보여도.”
“그래, 봐라.”
클라우드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컴 화면을 켜주었다. 역시 클라우드다.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나 바로 컴 화면에 생중계가 되었다.
보니 어떤 놈이 혼자서 초호화 리무진을 타고 있었다. 그런데 성질이 단단히 나서 소리를 꽥 지르고 있었다.
“야! 기사놈아! 너 내가 누군줄 모르노?”
“알지요. 니놈 Men이 권력있다고 깝죽대던 개견の(노) 두목 이셨스므니다.”
멋진 제복을 입은 기사가 조선말, 왜말, 미쿡말 3개 국어로 대답을 했다.
“그라믄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야 할 것 아니가?”
“그래서 특제 민초표の 기름으로 膏血(고혈) Whisky Chivas Regal(위스키 시바스 리갈)을 드렸지 안스므니까?”
이번에는 지나, 조선, 미쿡, 왜말 4개 국어로 대답을 했다.
“야! 너 꼭 말대답 할끼가? 내 한마디먼 디진놈도 살리고 쌩놈도 쥑인다 아이가. 내 손으로 어찌 술을 따라 마시노. 빨리 마사지걸 대령하라마. 것도 밍박이꺼 못생긴 마사아지 거얼로 말이다.”
“Hi! Dog찰, 듣자듣자 하니 너무 심하므니다. 한 대の 마져야겠다.”
갑자기 기사가 골프채를 꺼내더니 판용이의 머리통을 향해 딱 갈긴다. 정말 재주가 좋다. 고개를 뒤로 돌리지도 않고 골프채만 휘둘러 정확하게 이마 위쪽 한 가운데를 맞힌다. 계룡산 똥별들 골프 9단 정도의 실력이다.
그러자 판용이란 놈의 이마에 5센티미터 짜리 혹이 불룩 솟는다.
“야, 너 디질꼬마.”
불같이 성질이 난 판용이가 벌떡 일어나 기사의 뒤통수를 주먹으로 친다. 그런데 이게 원일인가? 그만 헛손질을 하고 만다. 알고 보니 판용이의 몸은 형체만 있지, 실체가 없는 것이다.
“저 개견이 죽어서 구천으로 가는 줄도 모르고 저런다. 다행히 보신탕집은 면했지만, 인생 허접한 놈이다.”
“야! 클라우드! 저 판용인가, 개판인가 하는 놈 또 한 대 얻어 터졌다. 야! 근데 저 기사 골프채 솜씨 귀신이다. 아까 그 혹 위에 또 딱 5센티미터짜리 혹을 만들어준다.”
“그러잖아도 저 기사는 귀신이다. 구천가는 파라다이스 행 승용차 기사를 어떤 살아있는 사람이 하려고 하겠냐?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이승에 사는 기사를 모집하려고 했는데, 억만금을 줘도 싫다고 했다. 할 수 없이 한 번 죽은 저승 사람으로만 채용했다.”
“한 번 죽은 사람? 그럼 여러 번 죽은 사람도 있느냐?”
“있지. 마늘 다까지 마시오란 인간은 516번 죽었다 살았다는 반복해야한다. 그래야 파라다이스 입장이다. 그래서 지금 파라다이스 문 앞에서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 마늘 다까지 마시오라믄 꽥 한지 꽤 오래 됐잖노?”
“야! 이노마야.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하기가 쉬운 줄 아느냐? 그것도 516번이나해야 하니 세월이 좀 걸린다. 손주놈 올 때까지 마칠지 모르겠다.”
“아! 잠깐! 클라우드! 저 판용이 혹 위에 혹이 하나 더 늘었다. 이제 이마의 혹이 삼층이다. 총 길이 15센티미터다. 근데 저마 어디서 많이 본 놈 아이가?”
“봤더라도 모른 체 해라. 저 개견은 더러운 냄새로 삼천리 화려강산을 구역질나게 만든 놈이다. 그러니 모른 체 하는 게 약이다.”
“알았다. 근데 말하는 순간 또 한 대 터져서 혹이 사층이다.”
“미련한 놈이 멍청 백 제곱이구나. 초호화 리무진 탔으면 말지, 무슨 놈의 주문이 그리 많을꼬? 밥 주라, 술 주라, 무슨 안주가 이거냐? 마사지걸 대령하라, 그리고 이런 일은 암도 모르게 증거 인멸하고 사기 쳐야 한다. 그렇게 기사에게 지랄방정을 떠니 맞아도 싼 것이다.”
“야! 클라우드 니가 말하는 순간 또 맞았다. 혹이 5층이다.”
“아마도 파라다이스 앞까지 가면 혹이 지 키를 넘길 것 같구나. 시득이 같은 개견이다.”
“클라우드! 그라믄 저 노마는 몇 번 죽었다 살았다를 해야 파라다이스 입장하겠노?”
“좋은 질문이다. 저놈이 4천 5백만 인구의 51.6%를 뺀 48.4%의 속을 뒤집어서 홧병을 나게 했으니, 니가 계산 좀 해라. 딱 디스카운트해서 48%로 계산해라.”
“이천 백 육십만 명이다.”
“그럼 거기서도 백육십만을 감해서 이천만 번 죽었다 살았다를 해야 한다.”
“마늘 다까지 마시오 노마는 516번이면 되는데, 어찌 저 노마는 이천만 번이고? 형평성이 안 맞다.”
“그 종류가 다르다. 마늘 다까지 마시오 노마는 후손 8대에 이르도록 벌을 받을 거다. 하지만 판용이는 지대에서 끝난다. 그래서 그러는 거니 그 형평성인가 뭔가 너무 좋아하지 말라. 모든 게 조령모개요, 녹피에 가로왈자니라.”
“조령에 모개가 열리고, 요새 사슴은 글자 써진 가죽옷을 입느냐?”
“맞다. 잘 아는구나. 걸핏하면 미국식 민주주의를 찾고, 금세 말 바꿔 한국적 민주주의를 찾는 게 권력자요, 재벌이고 갑이다. 돈 주라고 하면 빵 밖에 없다고 하고, 그럼 빵으로 달라고 하면 돈 밖에 없어서 못 준다고 한단 말이다.”
“알았다.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안주는 백성의 기름이라. 촛농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높구나.’ 춘향전의 일절처럼 권력자, 재벌, 갑들 눈치 살피며 그냥 살련다. 그래도 클라우드!”
“뭐냐? 기탄없이 말해라.”
“하나만 더 묻자. 요새 치매기가 있다던데, 환두는 꽥하믄 어찌되노?”
“걱정없다. 이 클라우드의 파라다이스는 완전 무료 개방에 리무진 독차, 베스트 드라이버까지 제공된다.”
“아니, 그 말이 아니라, 몇 번 죽었다 살았다 해야하노?”
“글쎄다. 단돈 29만원 밖에 없고, 자식놈들도 갚을 돈은커녕 곧 부도난다고 엄살떨지 않더냐? 그 짠하고 불쌍한 놈을 어찌 괴롭히겠느냐? 내 특별히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 김구 선생께 말씀 드려 곧장 입장 시켜 달라고 하마.”
“야! 그노마 어젯밤 꿈에 화투짝 홍싸리 두장을 손에 쥐었는갑다. 7월에 화투짝 7땡이니 횡재도 그런 횡재수가 없다마.”
“대신 파라다이스 화장실 청소를 시킬 거다. 남북한 민초들 수가 7천만이니 7천만년은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할 거다.”
“그래도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하는 거 보담은 낫겄다마.”
“하믄, 그렇다. 그리고 이따금 푼돈도 생길 거다. 다른 나라 가봐라. 화장실 갈 때 동전 없으면 옷에다 싸야 한다. 그러니 수입이 짭짤할 거다.”
“야! 클라우드! 나도 구천가면 파라다이스 화장실 청소 하믄 안 되겄노?”
“좋다. 산 사람 소원, 것도 친구인데 못 들어주겄냐? 넌 거기 감독 시켜주마. 대신 오늘 막걸리 사라. 저기 장흥 고을 비파 막걸리가 요즈음 대세라고 하더라.”
“좋다. 기분이다마. 가자마. 이제 구천가먼 그 환두라는 놈 내 밑에 있겄다마. 두고 보자. 그때는 내가 파라다이스 화장실의 권력자요, 재벌이요, 갑이다. 지노마 디졌다고 복창해얄끼다.”
그날 나와 클라우드는 코가 삐뚜러지도록 비파 막걸리를 마시고, 비파 소리에 취했다. 삼복 무더위를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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