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vain dream awake
Cloud W Kim
<남해 하하바위. 웃고 삽시다. 힘 없는 민초들은 웃는 재미라도 있어야지요.>
장맛비가 억수로 쏟아진다. 우산을 써봐야 필요 없다. 시내버스에서 내려 20걸음밖에 안 걸었는데 철푸덕하게 젖어서 클라우드 사무실로 들어갔다. 없다.
‘이런 심심할 때 보라고 컴에 기가 막힌 야동이나 한 편 깔아놓지, 쯧쯔!’
근데 요즈음은 반라의 색시들이 미소를 띠며 반겨주는 그 흔하던 달력도 없다.
‘클라우드, 지가 무슨 신령님 가운데 도막이라고. 쯧쯔!’
컴퓨터에는 그동안 썼던, 또 쓰고 있는 글 나부랭이만 가득할 게 뻔하다. 사방 벽을 둘러봐도 낡은 시계, 글자만 왕방울 같은 달력 하나 달랑이다.
“왔냐?”
한 시간 넘어 기다리는데 클라우드가 들어온다. 아직 이른 시각인데 술냄새다.
“마셨냐?”
“개코구나. 그래 마셨다. 너 같음 이쁜 색시가 빤스 벗으라며 따라주는 데 안 마시겄냐?”
“아침부터 무슨 짬뽕소리냐?”
“내년이 너희 큰한미국 선거 아니냐?”
“그렇구나. 또 잘난 놈들 때문에 눈 귀 아프겠구나.”
“그런 소리 마라. 나도 잘난 놈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그래 아침에 공약 두 가지를 확정 짓느라 산책을 한 거다.”
“어떤 공약인데?”
“파라다이스, 그러니까 우리 만신교, 전신교, 클라우드교의 천국, 만국, 낙원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기존의 왕복 4차선에서 18차선으로 대폭 확장하고 완전 무료 써틀버스며 기차, 항공기를 운영하겠다. 아울러 VIP들, 그 비프들을 위해 전용 초고속 특급 초호화 엘리베이터를 제공한다. 이러면 타 종교의 천국이나 만국으로 갈 백성들을 몽땅 유치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어떤 경우에도 지옥에 가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파라다이스의 수용인원을 18만 배 증원할 수 있게 이미 천신님하고 토지매매계약을 마쳤다. 자리가 없어서 못가는 일은 없게 되었다. 또 다음 공약은 지폐인쇄 기계를 각 자치단체마다 보지하게 하여 24시간 풀가동, 백성 1인당 월 1백만원씩 생비로 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것은 예산남용상 51,6%의 인간들은 제외한다. 그러나 걱정원 댓굴녀, 29만원 희귀종 낙지, 그랩 윤, 발가락 다이야 돼지는 창조경제의 신지식인으로 인정하여 예외로 하고 특별 지급한다. 댓굴녀는 음지에서 양지국을 사먹어야 하고, 가난한 낙지는 아사방지용이다. 워낙 희귀종이어서 오래 살려놓고 구경꺼리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그랩 윤은 그 신통방통한 기술을 걱가적 차원에서 연구 보급할 필요성이 있다. 내가 당선 되면 ‘그랩 윤 비법비술대중화를 위한 연구개발부’를 신설한다. 그리고 초대 장관으로 그랩 윤을 모가지를 비틀어서라도 데려다 앉힐 거다. 또 발가락 돼지는 항문 등에도 반지를 끼우는 신기비기를 한식과 함께 전 세계화 시키라는 차원이다.”
“알겠다. 너무 공약(公約)이 멋져 공약(空約) 될까 소름 돋는다. 근데 생비가 뭐꼬? 날로 먹는 쇠고기를 말하노? 비늘 벗긴 생선회냐?”
“선비가 되가지고 먹는 것 밝히지 말라. 생활보조비의 약자다. 공부 좀 해라.”
“클라우드 이제 됐다. 7년 가뭄의 단비인 시원한 공약이다. 18만% 당선확정이다.”
“암, 태초부터 시방, 현재, 지금까지 이런 공약은 전무후무다. 근데 당 이름을 뭐라 할지? 그걸 생각하다가 마침내 천지신명녀를 만났다. 그래 당명문제도 해결하고 막걸리도 마셨다.”
“천지신명녀?”
“그렇다. 공약 두 개를 결정하고 정당명을 뭘로 할까 망설이며 빗속을 미친 듯 헤맬 때다. 그러다 눈앞에 어떤 길이 펼쳐졌다.”
“어떤 길인데?”
“파출소가 있고, 동굴이 있는 주점이 있고, 양복점이 있고, 교회도 있고 절도 있었다.”
“거기 같으면 땡땡공원 아래에 있는?”
“쉿! 장소를 말하지 말라. 걱비다.”
“걱비?”
“걱가 비밀이란 말이다. 요새 국정원이 걱정원 아니드냐? 그래서 국가도 걱가가 되었다.”
“알았다. 그럼 비밀 보지차원에서 천지신명녀 얘기로 돌아가자.”
“그러니까 그 길 앞에서 저 중에 어느 곳으로 들어가 이 쏟아 붓는 비를 피하노? 하다가”
“뻔하다. 막걸리 집이었제?”
“맞다. 너도 클라우드 사무실 출입 3년에 신기비기를 다 배웠다. 식당집개 라면 끓이고, 서당개 풍월 읊는 건 옛말이다. 암튼 주막으로 들어갔다. ‘주모 계시오?’ 그런데 아무런 인기척이 없는기라. 렌지에 불이 있고,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데 말이다. 도마 위에는 두부가 반쯤 도막 나있고, 파도 썰어져 있었다. ‘주모!’ 또 불렀다. 그래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순간 번쩍 번개가 치고 우르릉! 뇌성이 울었다. 전기가 휙 나가버렸다. 순간 눈앞에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한 사내가 섰는기라. 아! 다. 다, 당신은 뉘요? 나는 곤두서는 머리칼을 두 손으로 누르며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물었다.”
“야. 무섭다. 소름이 오싹 돋는다.”
“잡음 넣지 마라. 암튼 그래 나는 도마 위에 있는 식칼을 집어 들었다. 여차하면 그 머리카락 헝클어진 사내를 죽여불 생각이었다. 그 때다. 방안에서 꺼이꺼이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조심스레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한 여인이 소복을 입고 앉아있었다. ‘손님! 비에 젖었구려. 머리카락이 온통 헝클어졌네요. 어서 빤스를 벗으세요. 빤스를 벗으면 내 손님이고 안 벗으면 똥이니 나가시구요.’ 그 여인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아, 그러니까 조금 전 머리 헝클어진 사내는 거울에 비친 나였구나. 나는 조금 정신이 들었다. 그래서 물었다.”
“묻긴 뭘 묻노? 빤스나 후딱 벗지!”
“이런 속물 같으니라고. 암튼 번개같이 손을 빤스로 가져가며 그럼 빤스를 벗겠소. 좋소?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랬더니?”
“손님! 점잖으신 분이 무슨 말씀을 그리 하나요? 어찌 여기서 벗나요. 바로 요 앞이 샤워실이요. 가서 냄새 안 나게 칼칼이 씻고 머리도 잘 빗으세요. 눅눅하니 털들을 드라이기로 잘 말리세요.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리는 법이지요. 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김 샌다.”
“이노마야. 나는 거기서 배웠다. 그 주모가 나의 손님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방법을 보고 말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 필승을 예감했다. 큰한미국 유권자들이 나를 찍을 것인가? 안 찍을 것인가를 알아 낼 비법을 터득한 것이다.”
“맞다. 유권자에게 내 앞에서 빤스를 벗으면 날 찍고 안 벗으면 똥이다. 그리 말하면 18만% 정확하게 알 수 있겠구나. 비싼 돈 들여 여론조사 할 필요가 없다. 걱정원 댓굴녀를 고용하느라 세금낭비 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그렇다. 더욱이 그 주모가 나의 정당명도 지어줬다. 알고 보니 그 주모는 하눌님이 날 위해 파견한 천지신명녀였던 것이다.”
“그래 정당명은 뭐꼬?”
“무섭고, 신비롭고, 돈 많은 티가 나야한다고 했다. 그래야 큰한미국 유권자들은 후보를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클라우드가 창업한 만신교의 악마를 지칭하는 개독(丐毒), 클라우드교의 신기비기를 상징하는 귀신(貴辰), 전신교의 돈(Money)를 이어서 정당명을 만들라 했다. 바로 ‘개독귀신돈당’이다. 줄여서 ‘개귀당’이거나 ‘개신당’이다.”
“정말 이름만 들어도 온 몸이 무섭고 신비롭고 돈으로 감흡하여 떨린다. 그럼 나는 빨리 클라우드를 신봉하는 신도들에게 전화를 돌려야겠다. 신도들을 통한 선거운동은 내가 맡겠다.”
“클라우드를 찍을지 안 찍을지 유권자를 구별하는 법 잊지 마라. ‘클라우드를 찍을 것이면 빤스를 벗어라. 벗지 않으면 똥이다!’ 이걸 꼭 기억하라.”
“근데 이것 사전선거운동 아닐까? 걱정원, 떡찰, 개경의 눈초리가 걱정된다.”
“걱정마라. 내가 나의 사전에서 불가능과 함께 사전선거운동이란 말을 없애버렸다. 또한 걱정원 댓굴녀며 가스통 할배, 무슨 무슨 애궁애궁회를 포섭코쟈 자금 준비도 마쳤다. 땅투기, 주식사기, 각종 세금과 증여세 포탈 등 수법이 무지무지하게 개발되고 지능화 된 세상이다. 그래서 쉽게 자금을 5만원짜리로 확보했다. 빳빳한 놈으로다가 말이다. 금을 쌓아놓은 땅, 김제 모처의 마늘 밭에 묻어 놨다. 이제 포크레인으로 파기만 하면 된다. 니 입이나 조심해라. 절대로, 니 각시한테도 비밀로 해라.”
“내 입은 걱정마라. 내 호가 쟈크다. 물, 전기고문, 고춧가루 고문, 이근안의 칠성판 고문도 결코 내 입을 열지 못한다. 그리고 동영상이 나오면 덕담 차원에서 한 거다. 이리 말하면 된다.”
“암, 그래도 지랄하면 준폐놈을 시켜 식사했스? 하고 묻게 한다. 갱워니를 시켜 주어가 없다고 초를 친다. 그래도 지랄하면 피박산성을 쌓고 벙커로 잠시 들어갔다 나왔다 촐랑 거린다. 그러니 아무런 걱정 없다. 이제 궁정동과 시바스리갈이 부활하여 ‘그때 그 짐승’이라는 우리 개신당의 찬당가를 듣는 것만 남았다. 그때에 이르러 천지신명녀가 자길 꼭 불러 달라했다. 그땐 샤워실까지 가지않고 양놈들 식으로 이동 욕조를 실내에 놓아도 좋다했다. 그 위에 술잔을 띄우자 했다. 사케와 나미나미다.”
“사케와 나미나미가 뭐꼬?”
“마늘을 다까지 마시오가 왜술인 정종 마실 때 즐겨 하던 용어다. 아, 그때가 좋았지. 귀족골프, 황제 테니스 많고 많은 운동 중에 무신 똥립운동 한다는 조센징 잡아다 볼기짝 슬슬 치며 마시던 그 술맛!”
“클라우드, 어째 주제가 흐려진다. 그만 글 맺자.”
“그러자. 그럼 오늘은 이만 끝이다.”
헬로! 사랑! 제일! 식사했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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