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 여행기

이집트, 그리스, 터키 여행기 9

운당 2008. 3. 22. 08:06

8. 하셉슈트 장제전-1월 18일 오전

 

하셉슈트(BC1505~1483)는 이집트 18왕조의 투트모스 1세의 딸이고 자기 이복 오빠와 결혼하여 투트모스 2세의 왕비가 되었다. 하지만 투트모스 2세가 요절하자(죽였다고도 함), 후비에게서 낳은 투트모스 3세를 대신하여 수염을 붙이고 남장을 한 다음(남자만 파라오가 되기 때문에) 22년간 이집트를 통치한 최초의 여왕이고 아버지 파라오와 자신의 영광과 부활을 꿈꾸며 아름답고 멋진 거대한 장제전(장례와 제사를 지내는 왕의 사후 휴식처)을 남겨놓았다.

왕들의 계곡을 돌아 나오니, 이집트가 로마의 지배를 받을 때 군영터였다는 너른 광장이 나왔다. 그 때의 성곽이 당시의 영광과 몰락의 상징으로 남아서 지금도 우리의 눈길을 붙잡고 있었다. 그곳에서 역시 상자를 얹어놓은 것 같은 네모진 곽차를 타고 레아산 기슭에 우뚝 자리 잡은 장제전으로 하셉슈트 여왕을 만나러갔다.

입구에 작은 구덩이가 있고 표지판이 있어서 들여다보니 나무 기둥의 흔적이었다. 이 장제전을 만들 때 소말리아까지 가서 금과 은을 주고 사왔다는 향나무의 흔적이라고 했다. 이곳 사막에서는 향나무가 무척 귀한 신물로서 하셉슈트 여 파라오의 부활을 축원하는 뜻이었다고 한다.

이 장제전은 하셉슈트 여왕과 연인 사이였던 셀뮤트 재상이 만들었다고 한다. 사후를 위해 만든 장제전에서 생전에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던 그들이 그 뒤 그 갈망하던 부활의 뜻을 이뤄 사후에도 못 다한 사랑을 계속했는지, 어쨌는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이제는 허물어져 영광의 흔적만 무식하도록 거대한 장제전에 남았다. 그들의 사랑도 그 장제전에 전해오는 이야기로만 남았으니 인생무상을 다시 한 번 깊이 느낄 뿐이었다.

 <옛 로마의 군영터 유적지다>

 <로마 군영터의 성곽 유적>

 <로마 군영터의 성곽을 지나 하셉슈트 장제전으로 간다>

 <소말리아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향나무 흔적>

 <레아선 기슭에 비둘기집처럼 붙은 하셉슈트 장제전>

 <하셉슈트 장제전>

 <장제전으로 오르는 난간. 머리는 새의 형상, 몸은 뱀의 형상을 한 조형물>

 <기다란 뱀의 몸뚱이만큼 오래 살기를 기원했겠지만>

 <장제전을 지키는 수호신들>

 <그날의 영광이 돌상으로 남아있지만>

 <부활의 꿈을 새겼지만>

 <신에게 먹이를 주는 파라오>

 <자신의 영광스런 업적을 후세에 남겼지만>

 <하셉슈트의 방>

 <장제전에서 내려다본 로마의 군영터, 아스라히 나일이 있다>

 <하셉슈트와 셀뮤트의 사랑과 부활을 찾아오는 사람들>

 <장제전 들머리에서 기념품을 파는 가게의 손님잡이 대리석 기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