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789

울컥

울컥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2024년 12월 14일은 참으로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다. 돌아보면 지난 2004년 3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5월 헌법재판소 기각으로 임기를 무사히 마친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가 있었다.또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농단은 국민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결국, 같은 해 12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파면, 뒤이어 특별검사 수사를 거쳐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으로 징역 24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되었다. 그 뒤 일부 형량이 감형되고, 2021년 12월 31일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을 받았으나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파면이었다.그리고 2024년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12월 ..

칼럼 2024.12.15

정읍 이평 말목장터 전봉준 감나무

정읍 이평 말목장터 전봉준 감나무 전라북도의 젖줄 동진강과 정읍천이 만나 서해로 들어가며 펼쳐놓은 배들평야(梨坪)는 말 그대로 지평선에 해가 뜨고 지는 곡창지대이다.1892년 4월, 그 배들이 있는 고부에 조병갑이 군수로 취임했다. 평양 기녀의 서자이나, 신정왕후 조대비 권력을 등에 업은 조병갑은 희대의 탐관오리였다. 부임하자마자 부모 불효죄, 형제간 불목죄, 잡귀를 즐긴죄, 노름죄 등의 세금으로 삽시간에 2만 냥의 돈을 착복하였다.그뿐인가? 농민들을 강제로 동원하여 정읍천의 물을 막은 만석보 아래 동진강에 또 하나의 만석보를 만들었다. 그리고 처음 약속과 달리 물세를 거두고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진황지(陳荒地)에도 토지세를 부과했다. 더하여 1841년부터 1845년까지 태인 현감을 지낸 자기 아버지 조..

정읍 백정기 의사 기념관 백정기 무궁화

정읍 백정기 의사 기념관 백정기 무궁화 백정기는 1896년 1월 19일, 부안읍 운기마을에서 농부인 백남일과 어머니 윤문옥의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2살 때인 1907년 이웃고을 정읍시 영원면 갈선마을로 이사하였다.1914년 19살 때 상경한 뒤, 일본경찰 폭행 및 유괴죄로 일본 경무총감부의 감시대상이 되었다. 1919년 3·1 운동에 기미독립선언서와 태극기를 가지고 고향으로 와 독립만세시위를 이끌었다. 또 동지 4명과 함께 경성과 인천의 일본 군사시설 파괴공작을 계획하다, 일경에게 쫓기자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로 망명했다.이듬해인 1920년 겨울 다시 경성으로 와 군자금 조달 등의 활약을 하던 중, 1921년 봄 경성부 본정경찰서에 구금되었으나, 신분을 광부로 위장해 빠져나왔다.1922년 중..

나주 영모정 임제 팽나무

나주 영모정 임제 팽나무 임제는 조선의 대문호다. 조선이 북방민족의 기개를 살려 옛 고구려, 나아가 고조선의 강역을 되찾고 또 더 나아가 중원을 석권하여 패자까지 되었다면 임제 문학은 더욱 빛나는 별이었을 것이다.그 임제를 말하는 글 둘이 있다. 첫째는 물곡사(勿哭辭)이니 ‘사이팔만개호칭제(四夷八蠻 皆呼稱帝)/ 유독조선입주중국(唯獨朝鮮 入主中國)/ 아생하위아사하위(我生何爲 我死何爲)/ 물곡(勿哭)’이다. 이는 ‘중국을 둘러싼 여러 나라가 모두 제국이라 하는데, 오직 조선만 중국을 주인으로 삼고 있다. 이런 나약한 나라에서 삶과 죽음이 무슨 한이 되겠느냐, 울지 마라’ 이다.그러니까 비록 작은 나라이지만, 사대에 빠져 당당하지 못한 왕과 사대부를 싸잡아서 나무라는 글이다. 또 이 호통은 뼛속까지 친일, 친..

장흥 반계사 정경달 배롱나무

장흥 반계사 정경달 배롱나무 장흥 장동면의 반계사는 본관이 영광, 자가 이회(而晦), 호가 반곡(盤谷)인 정경달(丁景達 1542~1602)을 모신 사우이자, 서원이다. 정경달은 임란에 둔전과 염전을 관리하고, 도자기를 굽고, 피난민에게 해운업을 열어 어염, 포목 등을 확보한 조선 수군 최고의 장수이자, 병참 참모이며 선각자이다. 또, 명 장수들과 소통을 담당한 외교가였다.정경달은 장흥 장동 반산리 우리 이름으로 ‘서리’인 ‘상산’에서 태어났다. 1570년 식년시 문과에 급제 종6품 가평현감, 정5품 형조정랑을 거쳐 1591년 6월 종3품 선산도호부사가 되었다. 이듬해에 왜란을 맞아 1592년 4월 15일부터 1595년 11월 25일까지, 1597년 1월 1일부터 1602년 12월 17일까지의 ‘반곡 난중..

목포 삼학도 이난영 배롱나무

목포 삼학도 이난영 배롱나무 오래전 호남선의 종착지인 목포역에 내리면 이난영(1916~1965)의 노래 ‘목포의 눈물’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목포의 눈물 노래와 유달산은 목포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또 유달산 중턱쯤에 목포의 눈물 노래비가 있다. 가까이에 이순신 장군의 노적봉과 삼학도, 멀리는 푸른 다도해의 절경이 있으니, 목포의 눈물이 그냥 눈물이 아님을 알 수 있다.이난영은 1916년 6월 6일 목포 죽교동에서 날품을 파는 아버지 이남순의 딸로 태어났다. 본명은 이옥례이고 학교 기록은 이옥순이다.1923년 목포 공립여자보통학교에 입학했는데, 아버지는 술을 좋아했고 어머니는 10살 때 가출하였다. 그 때문에 4학년 때 중퇴하여 오빠와 함께 솜공장에서 일도 하였다. 여섯 살 위 오빠인 이봉룡이 열두 살의..

삼일천하

삼일천하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11월 6일 검찰의 징역 9년 구형을 받고 ‘저를 기소한 검사가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검사’여서 ‘(중형 구형을)예상은 했다’는 신문 기사에 하늘을 쳐다보고 혀를 끌끌 차는데 문득 갑신정변 삼일천하 주역들의 죽음이 주마등으로 스쳐간다.1884년 12월 4일(음력 10월 17일) 갑신정변을 일으킨 개화파의 김옥균, 박영효, 서광범, 서재필 등이 12월 7일 일본으로 망명하면서 정변은 ‘삼일천하’로 막을 내렸다.그러나 남은 사람들이 문제였다. 김봉균과 이희정, 신중모, 이창규 등은 모반과 대역부도의 죄로 지금 서울시청 부근 군기시 앞, 이윤상과 이점돌, 차홍식, 서재창, 남홍철, 고흥종, 최영식은 서소문 밖에서 처형되었다.천안에 살던 김옥균의 동생 김각균은 형의 정변 ..

칼럼 2024.11.14

전쟁과 평화

전쟁과 평화 하루 하루 끼니를 이어가는 사람에게 전쟁은 큰 걱정이나 특별한 의미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처럼 전쟁도 모든 것을 다 날려버릴 것이다. 더욱 핵무기와 IT 기술의 현대전은 과거의 재래식 전쟁과는 비교나 상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1945년 8월 15일은 우리가 일제의 압박에서 벗어난 날이며 1948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날이다. 한 때 우리는 이 8·15를 해방이라고 했다가, 지금은 광복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일본의 강압적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1주년인 1946년 8월 15일, 남과 북에서는 각각 ‘해방절’ 기념식을 가졌다. 1948년 8월 15일에는 ‘해방 제3주년 기념’식과 함께 대한민국정부를 수립하였다. 이때까지 남북한 모두 8월 15일은 ‘해..

칼럼 2024.11.14

광주전남아동문학인회 『옹달샘 동요마을』 창작동요집

광주전남아동문학인회 『옹달샘 동요마을』 창작동요집 광주·전남아동문학인회(회장 김목)의 창작동요집 『옹달샘 동요마을』이 나왔다. 2024년 창작동요 100주년을 맞아 그동안 1, 2집 창작동요 음반을 출반하였고, 이 69곡의 창작동요를 모아 동요집을 출간한 것이다.11월 2일 『옹달샘 동요마을』의 창작동요 음반 출반과 동요집 출간을 함께 축하하는 기념행사에서 회원들은 ‘아동문학이 세상을 아름답고 평화롭게 하며, 그 세상을 동요로 이루겠다는 신념으로 음반 출반과 동요집을 출간했다’며 ‘아동문학의 으뜸은 동요이고 모든 가사의 으뜸도 동요이다. 우리는 이 동요를 부르며 함께 발을 모으고 어깨동무를 하였다. 그 힘으로 들판을 내닫아 앞으로 나아가고, 푸른 하늘을 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 수천수만이..

경남 산청 문익점 목화소나무

경남 산청 문익점 목화소나무 목화는 식물 이름이고 두 번 꽃이 핀다. 초여름부터 피는 첫 다섯 꽃잎은 처음엔 하얗지만, 점차 붉어져 다래라는 열매가 된다. 이 다래는 농부에게는 돈이고 아이들에게는 달착지근한 간식거리다. 두 번째 꽃은 다래가 다섯 갈래로 벌어진 하얀 솜꽃으로 면화(棉花)이다.여기서 씨앗을 빼낸 솜에서 실을 뽑아 옷감을 만들면 면(綿), 무명, 명이라 한다. 남쪽 지방에서는 목화를 ‘미영’이라고도 한다. 무명은 목면(木綿)의 중국어인 ‘무멘’의 음차인 듯싶으나 목화솜에서 실을 뽑는 실 잣는 기구 ‘물레’는 발명자인 문익점의 손자 문래(文萊)와 문영(文英)의 이름에서 유래한다.우리의 의생활에 일대 전환기를 가져온 이 목화는 고려말 문익점이 중국에서 들여온 것이다. 물론 이보다 앞서 백제 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