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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세태 방랑기 4

4. 썩어서 열나는 놈아! 김삿갓/ (눈을 감고 ‘주인공主人公 청아언聽我言’을 읖조린다. 엄청난 침묵이 흐르는 속에서 청중은 귀를 기울인다) 주인공主人公 청아언聽我言 이 썩어서 열나는 이 노마 악귀 부부야! 내 말 들어라.수많은 사람이 배꼽에서 도를 얻었건만 니놈 악귀 부부는 어찌하여 배꼽 아래 괴로움에 윤회하고 있느냐? 이 디져도 썩지 않을 니노마 악귀 부부는 조상 대대로 축생의 티끌에 묻혀 어리석고 어리석은 지경에 떨어져 늘상 갖은 악업을 지으며 삼도三途의 괴로운 수레바퀴 아래 들어갔으며 착한 일을 닦지 않았기에 백성마저 사생四生 ‘태.란.습.화’의 업業바다에 잠겼구나.몸은 여섯 도적인 대마六塵를 따른 까닭으로 악도에 떨어지니 고통이 극심하고, 마음은 백성을 모시는 부처님 법을 등지니 너는 사람으로 ..

김삿갓 세태 방랑기 3

3.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린다? 젊은이 1/ (혼잣말한다) 세상일에는 반드시 되어야 하는 일과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일이 있다. 각하 탄핵에게도 각하라고 하는 놈들! 탄핵이 각하! 라며 존칭을 쓰니 속으로는 내란수괴의 탄핵을 바라는구나 한다. 물론 각하는 법률용어로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종료됨이지만, 각하는 각이라는 건물에 사는 자의 호칭이기도 하다. 사실 왕이 보면 졸개에 불과한 자이다. 폐하(陛下)는 궁전 섬돌 층계 아래에서 천자나 황제를 가리키는 말이다. 전하는 전각에 사는 황태자와 왕(王)을 가리킨다. 마하(摩下) · 휘하(麾下)의 마나 휘는 대장이 머무는 본영에 꽂는 깃발로 대장을 가리킨다. 절하(節下)는 사신을 증명하는 상징이다. 각하(閣下)는 녹봉 2천 ..

김삿갓 세태 방랑기 2

2. 만국평화의 전당 대강당 강의 시작 김삿갓 자경문 강의가 열리는 만국평화의 전당 대강당은 인산인해였다.출입처에서 아리따운 처자들과 잘생긴 젊은이들이 안내를 하고 있었다. 들어가려면 간단한 시조 한 수를 써야 했다. 젊은이 1, 2와 중년 남성 한 명도 시조를 쓴 다음 통과되었다. 젊은이 1/ 여기 있습니다. 제목은 최상목입니다.최고라고 여기는 내란대학 내란과 나온상놈의 새끼가 상목이 아닌가목아지 걸어서라도 명예는 지켜야 하는데 쯧쯔쯔젊은이 2/ 저는 재목이 나경원입니다.나가 잘났네 휘두르는 나르시스 빠루 민초 죽이겄네경찰의 프로파일러 백 프로 확증편향 범죄라네원수도 이런 웬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네중년/ 전 제목이 윤석열이오윤기 나는 이마빡의 탬버린 춤 백여시 흰털석두놈 손바닥 왕짜는 탈옥 허가증일..

김삿갓 세태 방랑기 1

2025. 3. 18 (화) 1. 후손들. 다시 안녕히 만났어요 지난 2022년 김삿갓 대선 방랑기 영화 상연이 끝났다. 그 마지막 장면이다. 노인들/ ….젊은이들/ ….김삿갓/ …. (김삿갓 표표히 사라진다) 종이 한 장이 휙 불어가는 바람에 날린다.중년 남자/ (바람에 날리는 종이 주워 읽는다)화면에 자막 글이 흐른다. 산골짜기 맑은 샘물 돼지가 먼저 마시고시내 빨래터에는 술 취한 원숭이구나 젊은이 1/ 야! 이 시대를 풍미한 정말 감동 감격의 영화로구나.젊은이 2/ 그러게. 정신 바짝 차려야겠어. 지난 12·3 계엄을 정당화하려고 전쟁도발을 위해 윤석열 정부가 벌인 일이라고 하는데 들어볼래. 그러니까 지난해 6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합동참모본부 승인 아래 공격헬기 ‘아파치’ 부대와 해병대, 공..

진실은 낚시질이 아니다

진실은 낚시질이 아니다 애타게 기다리는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12·3 계엄 우두머리는 파면되어 대통령 윤석열에서 피고 윤석열이 될 것이다. 헌정 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재판에서 박근혜에 이어 두 번째이니 불행한 역사의 기록이지만 참으로 천만다행에 틀림없다.지난해 12월 3일 밤,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패악질을 일삼은 만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라는 내용의 비상계엄 담화문을 발표하는 윤석열의 모습은 마치 꿈이거나 거짓 영상의 마귀 같았다. 어두운 하늘에 헬기가 날고 무장 군인들이 국회에 난입하는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또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

칼럼 2025.03.16

체코 체스키크룸로프성 보리수나무

체코 체스키크룸로프성 보리수나무 아메리카 원주민은 빙하기에 베링해를 건넌 아시아 북방민족이다. 인디언은 인도인들이 자기를 부르는 이름이다. 집시(Gypsy)는 서아시아와 유럽의 인도아리아계 유랑민족이다. ‘집시’를 비하어라 여겨 북인도에서 기원한 민족 이름인 롬인(Romani people)이라 한다. 이들도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1933~1945)에 가스학살 및 강제 노역으로 60~80만여 명이 죽었다.영국 작가 에밀리 브론테(1818~1848)도 소설 ‘폭풍의 언덕’에서 이들 롬인을 부랑아로 묘사했다. 인구 1천 40만 중 30여만 명의 롬인이 거주하는 체코에서도 1999년 10월 ‘수치의 벽 사건’이 있었다. 보헤미아 북부 산업도시인 ‘우스티나트라벰’의 시 의회는 롬인과 주민들을 분리 시킨다며 황색..

화순 오성산 의병장 최경운 나무

화순 오성산 의병장 최경운 나무 화순 만연산에서 흘러온 만연천과 삼천이 만든 삼천리(화순읍 상삼2길 31)의 의병청지(址)는 호남 의병군을 이끈 역사의 터이고 금산, 진주 전투 등의 승전 토대가 된 곳이다. 여기 의병청지는 해주 최씨인 최경운, 최경장, 최경회 삼 형제가 주역이다.해주 최씨의 시조는 최온이다. 아들 최충(984~1068)은 고려 중서문하성의 수상직인 문하시중이었고 ‘9제학당’을 설립하여 공자에 견줄 만하다는 ‘해동공자’이다. 영암에 살던 15세손 최윤범이 화순에 승지공파 종가를 열었고, 손자인 최경운(?~1596), 최경장(1529~1601), 최경회(1532~1593) 삼 형제는 임진왜란의 의병장이자, 명장이다.1592년 왜란에 삼 형제는 화순 삼천리에 의병청을 설치하고 병사·전마·군량..

체코 프라하의 봄 나무

체코 프라하의 봄 나무 봄은 사계절의 처음이고, 마주 보거나 같이 봄이며, 민주화의 상징이다. 이는 봉건사회, 제국주의에 맞서 반봉건, 반외세를 지향하는 시민혁명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를 흐르는 ‘비스와강’ 가에 칼을 든 인어상이 있다. 오래전, 이 비스와강에서 그물에 걸린 인어를 어부가 살려주었기에 인어는 도시의 상징이었다.1944년 8월 1일, 나치에 신음하던 시민들은 또다시 소련군이 온다는 소식에 봉기했다. 이날 앞장섰던 시인이자 작가인 24살 ‘크리스티나 크라헬스카’가 독일 진압군 다섯 발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비스와강 인어상의 얼굴은 바로 그 여성이고, ‘바르샤바 봄’의 상징이다.1956년 10월 23일 시작돼 17일 만에 진압된 헝가리 혁명의 또 다른 이름은 ‘부다페..

합천 해인사 학사대 최치원 나무

합천 해인사 학사대 최치원 나무 가야산 해인사에 들렀으나, 다시 볼 수 없는 나무가 있으니 이 또한 세월의 무상함이다. 어린 시절 해인사에 다녀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은 거라면 아마도 팔만대장경과 최치원의 지팡이 나무일 것이다. 어쩌면 둘 다 신비로움으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그 첫 신비로움인 팔만대장경의 판목은 주로 산벚나무와 후박나무이다. 이를 바닷물에 담갔다 말리고 소금물에 찌고 그늘에 말리기를 반복했다. 또 벌레나 썩는 걸 방지하기 위해 옻칠을 했다. 3년여가 지나 똑같은 크기로 잘라 대패질로 결을 다듬었다. 원고를 써서 목판에 뒤집어 붙이고 한 자 한 자 조심스럽게 새겼다. 경판의 양쪽에 두꺼운 테두리를 대고 네 귀퉁이에 다시 구리판을 대었다. 다음은 보관이다. 먼저 계절에 따른 가야산 바람에 ..

강진 전라병영성 보부상 소나무

강진 전라병영성 보부상 소나무 강진군 병영은 전라병영성에서 얻은 이름이다. 고려 말 이후 잦아진 왜구의 노략질을 막고 토벌키 위해 광주목(광주광역시)의 전라병영을 도강현(강진)으로 옮겼다.광주의 전라병영은 지금의 광주비행장이 있는 송정리 고내상과 용보 마을에 있었다. 고내상은 병영의 성터라는 ‘고내성’의 성이 상으로 바뀌었고, 용보는 황룡강의 봇도랑이 마을 한가운데로 흘러서 얻은 이름이다. 지금도 황룡강과 가까운 용보 마을의 ‘성내, 성안엣들’, 바깥쪽인 서쪽 ‘성너맷들’의 옛 이름이 남아 있다.이 고내상리의 병영이 조선 태종 17년(1417)에 강진으로 옮겼는데, 초대 병마절도사 마천목이 축조했다. 이때 마천목이 눈이 쌓이지 않은 곳을 따라 성벽을 만들어서 ‘설성’이라고 불렀다. 또 ‘세류성’이라고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