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金生員傳 13
Cloud W K
“디리릭, 디리리릭!”
스마트폰이 오랜만에 운다. 여러 달 통화가 없었는지라, 신김생원은 달구새끼가 알 낳는 소리로 알았다.
“잉! 신김생원! 미안타! 저승국정운영이 하도 바빠서 그동안 연락 못했다.”
저승에서 댓똥령에 출마한다는 전화통화하고 그동안 1년 가까이 소식이 끊긴 신박생원의 목소리였다.
“국정운영을 여긴 걱정운영이라 한다. 암튼 저승걱가의 댓똥령 됐구나?”
“맞다.”
“너 취임식 때 나 초청한다고 했잖냐?”
“잉! 그게 그렇게 됐다. 여기 저승 귀신이 강시 아니면 좀비다. 강시는 황인종 계열로 두 손 치켜들고 껑충껑충 뛰고, 좀비는 백인종 계열로 고개 훼까닥 꺾어 비실비실 다닌다.”
“잉! 그건 나도 영화 봐서 안다. 또 여기 푸르팅팅대학, 여의도 동그란 지붕에 사는 놈년들 중에도 그런 좀비나 강시가 있다. 민초들이 심적 안정을 취할 새도 주지 않고 그것들이 티비나 신문에 나와 속을 뒤집는다. 근데 이마들처럼 살아있는 강시나 좀비가 문제지, 죽은 귀신이 무슨 문제가 되냐?”
“잉! 넌 산 사람 아니냐? 만약 네가 취임식장에 오면 저승의 수천 수억의 강시와 좀비가 모두 네 피를 빨아먹으려고 덤벼들 거 아니냐? 상상도 못하게 끔찍한 일이다. 그런 이유로 걱정원, 국뻥부, 두 견찰, 계호실(鷄護室) 등에서 다 반대했다. 산 사람이 저승에 올 수 있다고 헌법 고치는 건 탱크로 2만 명만 깔아뭉개면 끝이다. 하지만 좀비강시들이 네 피를 빨아먹으려고 덤벼드는 걸 어찌 보겠느냐? 그래서 눈물, 콧물 흘리며 초대 못했다. 오해마렴.”
“잉! 알았다. 친구를 위해 대신 죽기도 하는데, 너 저승댓똥령 됐으니 난 그걸로 영광영광 저승개한미쿡! 축하추카! 그나저나 욕 많이 봤다.”
“말해무삼이냐? 욕을 봐도 푸르팅팅대학 폐계닭장 달구똥산성으로 봤다.”
“그놈의 저승 달구똥산성이 얼마나 징하면 이곳 이승까지 냄새가 났을까? 한동안 그 썩은 시궁창 냄새로 두통치통이 만연했다. 바로 그곳 저승댓똥령 선거 때문이었던 가보구나?”
“잉! 그랬다. 그래서 나 역시 참다참다 못해 어젯밤 똥방귀를 한 방 크게 뀌어버렸다. 아침에 들으니 그 똥방귀가 영광 원자력 발전소에 벼락으로 떨어져 가동을 멈추게 했다고 하더라.”
“잉! 그래서 그랬구나. 야! 뀐김에 그 영광원자력발전소 불량부품 납품한 놈 입주댕이에 뀌지 그랬냐?”
“잉! 미쳐 그 생각을 못하고 아무렇게나 뀌었다. 다음엔 그런 걸 고려해서 정조준하고 뀌마. 이곳 저승 똥방귀는 생각보다 독하고 징하다.”
“알았다. 부탁이다. 다음엔 또 딱 두 곳을 정조준해서 뀌어라. 푸르팅팅대학과 여의도 동그란 지붕이다. 알았냐? 부탁이다.”
“알았다. 그건 그렇고 신김생원아! 내 댓똥령 선거에 대해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라. 궁금하면 5백원 안 받으마.”
“잉! 궁금한 게 많다. 첫째 캐치프레이즈는 뭘로 했냐?”
“잉! 나가 반귀반신(半鬼半神) 아니냐? 그리고 자유당과 공화당 때 선거를 고무신과 막걸리로 치렀지 않느냐? 그래서 ‘반귀반신의 고무신과 막걸리를 모든 궁민에게!’ 였다.”
“참 멋져부렀구나. 그럼 조직은 어떻게 짰느냐?”
“잉! 대단히 중요한 질문이다. 사기단을 많이 활용했다. 첫째, 댓글사기단을 걱정원과 국뻥부로 짰다. 다음에 찌라시사기단을 짜서 유언비어를 대량 생산하는 창조경제를 이뤘다. 또 이름이 좀 길다. 손해, 최불알, 이순대, 뤼윈촌, 설음도가 끄는 저승좀비강시연합개딴따라사기단, 그밖에 일베충사기단, 뉴또라이사기단, 이산화산소개스통할베사기단, 빤스신공사기단, 어바이댓똥령가카사기단…. 뭐 숨 가빠 못 세겠다. 미안하다. 절대 비밀보지차원이 아니니 오해마라.”
“안다. 얼척과 실례인 우리 우정을. 참, 네 자짜리 왜놈식 이름 강시좀비놈년사기단은 없었냐?”
“아차! 깜빡이다. 있었다. 주어갱원, 식사준폐, 그랩창중, 성동학의, 포탄상수, 허리용석, 해체미홍 등 많았다. 이노마 친일귀신사기단들이 쏠쏠하게 잘 껑충대고 비틀거렸다. 역시 친일파 자식들이라 피를 못 속였다. 내 편이긴 했지만 그 종간나구짓에 눈이 휘까닥, 혀를 낼름낼름 내둘러야 했다.”
“그래 취임식도 잘 했을 테고, 저승걱가창조경제운영도 잘 되느냐?”
“잉! 별거 아니다. 선거 때, 날 반대하고 욕한 귀신들은 무조건 잡아 족치는 일이 첫째다. 여기서도 빨갱이 좌빨이면 먹힌다. 거기다 양념을 친다. 내란음모죄니 뭐니, 무조건 뒤집어 씌워 일방적으로 족친다. 그리고 종편을 이용해 24시간 나발을 불어재킨다. 그러면 머저리 궁민귀신들은 귀찮아서도 믿고 따라준다. 51.6%은 확고하고 사기로 쪼끔 부풀리면 70~80%까지 여론조작 가능하다. 아, 역사의 기록에 있다. 닭까지 마시오 놈이 1971년에 유신알 낳을 때는 103% 나온 곳도 있었다. 면직원 놈이 수학을 창조경제로 하는 바람에 100%가 넘어버린 거라. 암튼 잘하고 있으니 걱정마라.”
“저승 외국순방도 있냐?”
“있다! 그건 기본 안주다. 저승 걱가 운영은 긴기춘귀신에게 맡기고 틈만 나면 외국 나다닌다. 이 긴기춘이란 노마는 기춘(氣春) 그러니까 봄에만 서라고 이노마 애비애미가 깠다는 데 봄여름갈겨울 사시사철 서있다. 그렇게 정력 좋게 서있는 노마는 이승에서는 물론 저승와서도 첨이다. 줄곧 주야장창 서있다. 근데 이 노마 정력이 참 절륜하고 응큼음흉이다. 좀비강시뿐만이 아니라 폐계, 폐견도 이노마는 즐긴다. 그래서 저승 이백 채홍녀는 이노마에게 안심탕으로 믿고 맡기고 나는 날마다 옷 갈아입는 재미로 외국 순방을 즐긴다. 이밍뷕이가 권장한대로 외국 나가니까 못생긴 서비스걸이 참 많이 있다. 댓똥령 해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김생원아! 함께 즐기지 못해 미안타. 강시나 좀비여서 소개 못시키는 거니까 오해마라. 너 목에서 피 흘리는 것 못 본다.”
“알았다. 너 같은 저승댓똥령을 친구로 둬서 참 기쁘다.”
“그래, 참 어제는 여의도 동그란 지붕에 사는 노마들 앞에서 시정연설을 했다. 참으로 감격, 감동적이었다고 찌라시들이 난리가 났다.”
“와! 축하추카다.”
“내가 말이다. 창조경제의 부지런한 벌꿀은 술퍼치 않는다고 저승 속담 1호를 발표하니까 새머리똥누리강시귀신들이 난리블르스 네박자로 생똥을 싸댔다. 그걸 치우는데 청소차 5백16대가 투여되었다. 또 박수를 쳤는데 묘하게도 입술이 터져 병원에 입원한 견찰이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야! 저승도 징그럽게 신기신통방통이구나.”
“아! 생각해봐라. 강시와 좀비들이 무슨 낙이 있겠냐? 이 댓똥령이 똥방귀 뀌고 생똥이라도 싸줘야 먹고 산다. 내가 똥 닦은 화장지를 닭까지 마시오, 이밍뷕 노마들까지 뒤진다 하잖드냐?”
“참으로 청사에 빛날 위대한 가문을 세웠구나. 내 싸랑하는 친구 신박생원아!”
“암! 태초에 반귀반신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닭까지 마시오와 육계영수다. 그들이 잉태하사 귀태도터를 낳았도다. 너희는 이를 믿으면 강시나 좀비요, 믿지 않으면 인간이다. 오! 저승 반귀반신! 헐래? 할래? 이렇게 날마다 기도하며 가문을 빛내고 있다.”
“잘한다. 신박생원아! 니가 오래 저승댓똥령하면서 나 저승갈 때 편하게 해주라. 청탁이다. ‘병걸리셌세욧! 싸우자는 거예옷’ 하고 우리 다투지 말고 이승과 저승의 우정으로 새벽닭이 울게하자. 유네스코 기념물로 지정을 받자.”
“잉! 걱정마라. 지금 저승에 내 동상을 세우는 새동상운동을 벌리고 있다. ‘새동상을 세웠네. 새동상이 귀태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동상을 모시세.’ 그런 찬가를 모든 티비 프로 첫과 끝에 부르고 신문 1면 톱기사로 싣고 있다. 근데 또 전화하마. 미안하다. 긴기춘귀신이 또 섰는지 들어온다. 오늘도 못생긴 폐계를 한복 입혀 한 마리 붙여줘야겠다. 또 전화하마. 이 스마트폰 데이터통화문자 무제한이다. 알았냐? 내가 전화한다.”
“알았다.”
요즈음 손녀에게 개자(개인용자동차) 말고 대교(대중교통) 이용법을 새로 배우고 있는 신김생원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두 손을 모았다.
‘잉! 신박생원아! 방귀를 큰 똥방귀로 둘 뀌어라. 푸르팅팅대학과 동그란 지붕을 향해 말이다. 정조준 잘해라. 부탁이다.’
그렇게 기도하는데 장시간 전화에 피곤이 몰려왔다. 두 눈을 스르르 감겼다.
<노암 촘스키는 변형생성문법 이론을 만든 언어학자이며 행동하는 지성과 양심으로 존경받고 있다. 독재에는 저항하라 가르치고 있다.>
<아침에 먹은 것을 토 나오게 했으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