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金生員傳 10
Cloud W K
“할아버지! 국뻥부, 견찰, 걱정원, 댓똥령이란 말이 무슨 말이예요?”
“왜? 누구에게 들었느냐?”
“학원 화장실에 그런 낙서가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 난리가 났어요.”
학원에 다녀온 신김생원의 손녀가 얼굴이 하얗게 되어 돌아왔다.
“누가 그런 낙서를 썼는지 범인을 찾는다고 총을 든 군인이 탱크를 몰고 오고, 경찰도 떼로 몰려왔어요. 우리는 경찰에게 한 명씩 불려가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받아야했어요. 무서워서 벌벌 떨었어요.”
‘미칠 놈들! 어째 세월이 백년이나 흘렀어도 그때나 이때나 똑같은지 모르겠구나. 지키라는 나라는 내팽개치고, 쥐어준 총칼로 쿠데타나 일으키고, 댓글로 댓똥령을 만드는 국방부는 국뻥부, 국뻥부에 짝짜꿍하며 잡으라는 세금 도적놈이나 그랩 윤창중 같은 4대악 성추행범은 나몰라라 하고 새머리버러지당 똥개 노릇을 하는 검찰과 경찰 등 두 견찰, 막대한 세금을 떡 주무르듯 쓰며 잡으라는 간첩은 잡는 게 아니라 입맛대로 조작하며 골방에 숨어 댓글이나 쓰는 국정원은 걱정원, 그렇게 알 없는 환관내시들을 총체적으로 거느리고 부정 당선된 대통령 아닌 댓글 댓똥령, 참으로 가관이다. 그런 놈의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게 신통방통하고, 그런 쥐닭 귀태를 아버지 댓똥령, 하나님 아버지 하렘루여! 하먼!으로 대를 이어가며 기도를 바치는 종자나, 51.6%도 신통방통이다.’
하지만 심김생원은 차마 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지를 못했다.
“하이고, 우리 공주님이 오늘 험한 꼴을 당했구나.”
신김생원은 손녀의 손을 따뜻하게 잡으며 맘을 다독여주었다. 그리고 역시 ‘나쁜 놈들, 방귀 뀐 놈이 성질낸다고 그렇게 하라는 일은 안 하고 민초들 입 막고, 귀 막고, 눈 가리고, 윽박지르는 일에만 환장된장하는 구나’의 뒷말도 소리로는 내지 않았다.
“할아버지! 그러니까 국뻥부, 견찰, 걱정원, 댓똥령이란 말이 나쁜 말이어요?”
“아니다. 좋은 말이다. 국뻥부는 보온병도 못사는 국민을 향해 포탄 대신 보온병을 공짜로 뻥뻥 쏘아준다는 널널한 국방부라는 뜻이다. 또 견찰은 절대로 개를 발로 차지 않고 개고기도 먹지 않는 개사랑 제일 집에서 사는 견정 넘치는 검찰과 경찰을 칭송하는 말이다. 또 걱정원은 국민이 원하는 건 뭐든지 걱정 없이 원 없이 댓글로 정신 못 차리게 흥분시켜 공짜로 황홀하게 해준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탱크가 오고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받게 했을까요?”
“응, 그건 우리나라에 기름이 남아도니까 탱크를 움직여 소비의 미덕을 몸소 솔선수범하려는 국뻥부의 또 다른 친절함이고, 거짓말 탐지기는 견찰이 언제 인권보호를 한 적이 없으니, 마침 좋은 기회로 여겨 인권을 보호한 것이다.”
여기서도 ‘30년 묵어 세균이 범벅이라는 병사들 수통이나 바꿔주고, 거짓말 탐지기는 황교활, 원쉬훈, 유영윅이 같은 잡견들한테 사용해야지 이제 티 없이 자라야할 초등학생에게 들이미는 그 종자들 뇌 속엔 뭐가 있을까? 쯧쯔!’라는 말은 절대로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랬다가 또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 그건 귀태나 알 없는 환관 내시만이 알 일이 아니겠는가? 뭣 꼴리는 대로 두 눈 부릅뜨고 국격이 어떠니, 인품이 어떠니, 도덕과 윤리는 교학사 교과서가 빨갱이가 아니라며 또 염장을 지를 테니 말이다. 한국에만 있다는 그 홧병이 도지기 전에 신김생원은 얼른 말을 막걸리 삼키듯 마셔버렸다.
“아, 그렇구나. 그런데 난 괜스레 무서워서 혼났어요.”
신김생원은 다시 손녀의 마음을 달래주려고 부드럽게 말했다.
“아가 네가 잘못 생각한 거다. 어디 백성을 위하는 국가가 백성을 안 무섭게 하면 안 되겠느냐? 그리고 특히 호남은 부정, 반대, 비판, 과거 집착이 많다. 부정한 짓은 푸르팅팅대와 여의도 동그란 지붕 아래서 다할 테니 호남은 무조건 긍정하는 거다. 너 죽을래? 하고 물으면 아! 저 인간은 날 죽이려고, 봄부터 먹구름에게 오줌 싸라고, 천둥을 얼마나 성가시게 하면서 벼락 맞아 노근이 썩었을까? 원래 늙은 노근(老根)은 힘이 없어서 다 썩은 시체 나무뿌리건만, 이(蛜) 노근, 저(狙) 노근 그 늙은 노근이 애미 젖 빨던 힘까지 쓰고 똥오줌까지 재리며 성령을 실성하며 베풀었구나 생각하자. 그래서 긍적적으로 어서 염병으로 죽어주세요 해야 한다. 역시 반대는 빨갱이다. 그러니 무조건 찬성해야 한다. 어떻게 죽이든지, 이 노근으로 죽이든지, 저 노근으로 죽이든지 좋다고 찬성을 하자. 또 비판하지 말고 매사를 좋게 수긍하자. 이 늙은 뿌리나 저 늙은 뿌리나 똑 같으니 아무 노근으로 때려죽여도 좋고, 같은 근자구나, 이근안이의 물고문, 칠성판 고문, 왜군 닭까지 마시오가 경기도 포천시 약사봉 절벽에서 독립군을 죽인 것도 새벽종 역사로 수긍하자. 그리고 과거집착을 하지 말고 미래를 보자. 오늘 우리가 죽어도 미래에 다시 천국에서 태어나게 해준다는 거짓말을 아버지 성령으로 믿고 이 노근으로 깔아뭉개도 참고 저 노근으로 주리를 틀어도 참기로 하자. 아버지! 댓똥령! 하렘루여! 하먼!”
“할아버지! 말이 너무 어려워요.”
신김생원의 말이 너무 길자, 손녀가 투정을 했다.
어차피 누구 알아먹으라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손녀의 마음을 달래주어야 한다. 그래서 신김생원은 다시 머리를 굴렸다.
그러면 이 노근을 늙은 뿌렁구라고 할까 저 노근을 썩은 뿌리라고 할까 잠시 망설였다. 오랜 세월 가르치는 일을 했건만, 역시 가르치는 일은 평생을 해도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란 말씀이 떠올랐다. 교학사 책에 그 말이 없는 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아가! 이 할애비가 잠시 이 늙은 쭈그렁 노근을 고를까, 저 썩은 쪼그랑 노근을 고를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 역시 세상은 돈이 최고라는 말이 떠올랐다. 돈을 벌거나, 도둑질하거나 사기를 치거나 하려면 첫째, 우수한 인재가 있어야 한다. 귀신이 장롱에 수억씩 돈을 가져다 놓게 하는 재주를 지닌 초쉬중, 이상뒥 같은 인재를 키워야 한다. 그리고 이제 차떼기나 장롱의 돈은 과거집착이다. 747 항공기떼기나 그냥 은행을 꿀꺽 통째로 삼키는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다. 또 스위스 은행이나 무슨 조세피난처 같은 것도 이제 과거고 헌면경이다. 에베레스트 산이나 태평양을 통째로 금고로 만들어 떳떳이 돈을 숨기는 미래비젼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할아버지! 지금 그 말도 너무 어려워요?”
“아가! 이 말도 너무 어렵냐?”
“예! 그렇다니까요. 할아버지는 백 년 전 사람이라, 말이 그렇게 어려운가 봐요.”
신김생원은 참으로 난감했다. 어떻게 하면 쉽고 부드럽게 손녀에게 말을 해줄까? 그러다 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면 또 잠깐 기다려라. 이 어려운 난관을 국뻥부나 견찰, 댓똥령, 걱정원이 해결해줄지 어떨지 댓글을 한 번 보내 보마.”
“할아버지, 그러다 탱크가 오고 거짓말 탐지기가 오면 어떠려고요?”
“맞다. 할아버지가 등산은 안하니까 절벽에서 어떤 놈이 밀어버릴 놈은 없을 거다만, 그 탱크나 거짓말탐지기는 조금 무섭구나. 하긴 한 번 죽지, 두 번 죽겠느냐? 아참, 그리고 이 할애비는 한 번 죽어봐서 죽는 것이 결코 무섭지 않다.”
신김생원이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노근을 골라야 썩었어도 한번은 쓸 수 있을까 이 노근이냐, 저 노근이냐, 아니면 늙은 노근이냐, 썩은 노근이냐를 열심히 고르고 있는데, 새근새근 숨소리가 들렸다.
그놈의 빌어먹을 낙서 때문에 탱크와 거짓말탐지기가 동원되고 이에 큰 충격을 받은 탓인가 보았다. 어느새 손녀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아! 빈대 한 마리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운 한국의 선조들이 있었다더니, 그동안 친일, 쿠데타, 세금 도둑질, 날강도, 성추행, 사기질 한 거 감추려고 국뻥부, 견찰, 걱정원 아, 또 있다. 그 교활한 누렁이가 설치는 뻣뻣한 강시부 뻣무부가 짝짜꿍으로 민초들을 태우고 족치며 족발보다 현찰을 좋아하는 구나. 신김생원은 잠에 빠진 손녀를 처량하게 쳐다보다 생각을 이었다.
아! 그렇구나. 그러니까 댓글로만 댓똥령이 된 게 아니라, 이 노근 저 노근, 노근이란 노근은 썩어 뭉그러진 노근까지 다 동원한 결과구나.
그런 전차로 신김생원이 찾는 노근은 푸르팅팅기와대, 국뻥부 걱정원 골방 댓글실, 여의도 둥근 지붕 아래로 다 가버리고 노근은커녕 노끈조차 없었다.
“에이, 빌어먹을 세상 다시 죽어버리자.”
하지만 죽기가 어디 쉬운 일이냐? 화병이 도지는지 신김생원의 숨소리만 거칠어졌다. 참, 한 번 죽기도 힘들었는데 두 번 죽기도 더 힘들다는 걸 신김생원은 그 빌어먹을 교학사 책도 없이 또 깨달았다.
<오수의 의견상, 오늘도 개를 욕했습니다.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