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만신교 망년회 1

운당 2007. 12. 29. 12:19

<짧은 이야기>

만신교 망년회

 

신의 숫자가 2억이 넘고 그들을 믿는 신도가 10억에 가까운 인도의 흰두교하고도 비길 바가 아니다. 무슨 경문이 잘 되었네, 재정이 튼튼하네, 종정일치가 되어 국가적으로도 막강한 권력이 있네 등도 감히 견줄 바가 아니다.

바로 이 우주의 으뜸 종교인 만신교에 비하면 그들 종교는 새발의 피요, 모기발의 장화다.

그 거룩하고 무한대의 영광인 만신교의 2007년 망년기도회이니, 그 규모와 장엄함에 대해 설명을 한다는 것 자체가 한 마디로 웃기는 일이다. 감히 어찌 필설로 그 위대함과 초능력을 설명한단 말인가?

마침내 2007년 만신교 망년기도회의 개막을 알리는 축포가 2007발이 울리고 만신교 창시자인 교주님이 엄숙한 행보를 옮기셨다. 구름처럼 몰려든, 그리고 미처 입장하지 못한 신도와 일반 무리들은 시시각각 전 우주로 생중계 되는 티비에서 일분 일초도 눈길을 떼지 못했다, 열띤 취재와 함께 생중계를 맡은 리포터, 아나운서들은 연신 그 효과를 일명 초강력본드 눈붙임 현상이라며 세계 일류 정신분석가, 해당전공 의사와 학자, 정치가, 종교인들의 대담과 분석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실로 놀람의 극치라는 표현마저도 택도 없는 비교에 불과하다며 열변을 토할 때마다 아나운서와 리포터의 입술에서 튀어나오는 침이 티비의 선명한 화면에 거룩하게도 그대로 비추었다. 그걸 보며 사람들은 극심한 영적, 신체적 감동, 감격을 받았으니, 이를 두고 21세기의 초일류 신비요, 기적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윽고 교주님이 자리에 앉으시고 사회자의 현란한 말솜씨가 돋보이는 사회로 만신교 모든 신들에 대한 경배가 있었다.

이어서 만신교의 노래, 만신교의 모든 신들과 만신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다가 먼저 가신 신도들을 위한 묵념이 있었다.

다음으로 2007년을 보내며 올 한 해에 만신교의 축복과 위로, 염려의 기도를 가장 많이 받아야할 사람과 분야를 선택하여 종합적이고 집중적인 기도를 올리는 차례였다.

아! 이 무슨 신비로운 조화란 말인가? 교주님의 손이 가볍게 컴퓨터의 단추 하나를 누르자, 마치 꿈을 꾸듯 신비한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놀란 가슴과 눈길을 멈추지 못했으니, 바로 공중에 형상이 나타났다.

 

 

 

 

그렇게 나타난 형상을 보며 만신교 교주님은 입술도 움직이지 않고 커다란 음성을 토해내셨다.

“너희는 이를 믿으라! 그리고 간절히 기도하라. 이는 만신님의 말씀이로다!”

교주님의 말씀이 떨어지기가 바쁘게 모든 사람들은 만신교의 외침 “들키지 말라!”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들키지 말라. 들키지 말라. 들키지 말라!”

신도들의 염원이 담긴 경배의 목소리가 우주를 찌르니, 잠시 지구는 물론 전 우주에 리히터 규모 5 정도의 진동이 있었다고 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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