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에서 마침내 빛이 있었다. 새 나라의 탄생이다>
<짧은 이야기>
개한민국
-짧은 이야기를 쓰기에 앞서
이야기를 쓰면서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그 전말을 밝힌다. 더하여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거룩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애국시민들께는 진심으로 죄송스러운 말씀과 함께 이 망발을 너그럽게 해량하여 주실 것을 앙청하는 바이다. 덧붙여 이글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견일 뿐이며 한낱 허접스런 이야기라는 것도 밝힌다.
“바우, 바우, 바우바우!”
이 개소리는 잘 알 것이다. 바로 미국 개가 짖는 소리다. 앞으로는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부터 한국어도 영어로 배우게 될 것이니까 미국 개소리를 잘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왈왈, 왈왈왈!”
“왕왕, 멍멍멍, 으르릉 컹컹!”
그럼, 이 개소리는 어느 나라 개소리일까? 이 개소리는 바로 한국 개소리이다. ‘왈왈’은 강아지이고 ‘왕왕, 멍멍멍’은 다 자란 개소리이고, ‘으르릉, 컹컹’ 개들이 싸울 때 주로 짖는 소리다.
뭐, 이런 따위 개소리 말고도 개소리는 많을 것이다. 애완견이 짖는 개소리도 있을 거고, 그냥 발에 채여 지르는 개소리, 술 취해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취객에게, 그것도 아니면, 저 혼자서 달보고 싱겁게 짖는 개소리 등 다양한 개소리가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왜 장황하게 개 짖는 개소리를 늘어놓는 거냐?
사실은 쥐소리를 연구해서 올릴까 했다. 왜냐하면 이제 자칫하면 쥐한민국이 되는 거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자칭 신사의 나라라고 하는 영국의 로이터 통신이 그래도 우리 한국을 봐주려고 ‘한국의 보수(수구지만)진영이 개를 대통령후보로 내놓아도 당선이 될 거다.’라고 해서 과연 그 말대로 당선이 되었다.
그래서 그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개가 된 것이다. 개한민국이 되었으니, 그곳에 사는 백성들도 당연히 개가 되는 것 아니겠느냐?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 가닥 위안을 삼는 것은 다행히도 영국의 로이터 통신의 평가 덕분에 고맙게도 쥐새끼가 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더욱 개란 동물은 참으로 가상한 동물이다. 인간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우호적 동물이다. 살아서는 집지키기, 길 안내하기, 범인잡기 등으로 인간을 위해 최대한 봉사를 하고 죽어서는 자신의 몸까지도 한 점 아낌없이 보양식으로, 술안주로 바친다. 이 세상 어느 충신이, 어떤 효자가 그토록 살신성인을 하였단 말인가? 바로 한낱 미물이요, 짐승으로 천시 받고 있는 개가 아니면, 그 누구도 그러한 충절, 효성을 다하지 못할 거라고 이 자리를 빌려 강력히 주장을 해보는 바이기도 하다.
아무튼 오늘은 그 개한민국의 탄생을 맞이하여, 자랑스러운 개극기 앞에서 자유와 정의를 사랑하는 개민들은 진정어린 축하와 감격의 무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더욱 우리의 개한민국의 새로운 탄생을 점지해준 영국의 로이터 통신에게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국 개민들의 뜻을 모아 전달하는 게 동방개민지국의 체면을 닦는 일일 것이다.
왈왈, 왕왕! 이 글을 쓰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개소리가 나온다.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던 소리라 조금 이상하기도 하지만, 금세 자연스럽게 적응이 되리라 믿는다.
왈왈 왕왕! 멍멍 컹컹컹. 으르릉 왕!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개소리가 차츰 자연스럽게 들려오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럼, 이 글에 이어 짧은 이야기를 올리도록 하겠다. 그래 이 말도 개소리로 해야지.
‘왈왈왈 머어어잉!(기다려 보시요잉!)’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