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천신과 천녀
(1) 천신과 천녀가 되다
맨 처음 소리의 신을 불렀다. 소리의 신이 나아가 예를 갖춰 절을 하고 바르게 섰다.
“소리는 들어라. 이제부터 너는 소리의 신으로서 이 지구는 물론 온 우주의 소리를 맡아 다스리는 일을 할 것이다. 앞으로 소리는 사람은 물론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면서 서로 의사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이 우주가 온갖 소리로 가득 찬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이 노력하고 정성을 기울이도록 하라.”
“창조자 마고님의 말씀을 받듭니다.”
소리의 신이 물러나자, 이번엔 청궁을 불렀다.
“청궁! 너는 해가 떠오르는 동쪽의 신이다. 그리고 산과 들에 나무를 비롯하여 온갖 식물들을 만들도록 하라. 너를 상징하는 색은 푸른색이며 사람들은 너를 천신이며 청제라고 부를 거다.”
마고의 말에 청궁도 예를 갖추었다. 다음은 백궁이 앞으로 불려 나왔다.
“백궁! 너는 해가 지는 서쪽의 신이다. 너는 금의 신으로 땅 속의 모든 쇠붙이를 맡아서 다스리도록 하라. 너를 상징하는 색은 흰색이며 사람들은 너를 천신이며 백제라고 부를 거다.”
백궁이 예를 갖추고 물러나자, 백소가 불려나왔다.
“백소! 너는 남쪽의 신이다. 너는 불의 신으로 지구 가운데에 있는 용암과 사람들이 사용하는 불을 맡아서 다스려라. 너를 상징하는 색은 붉은색이며 사람들은 너를 천녀이며 적제라고 부를 거다.”
앞으로 나온 백소가 예를 갖추고 물러나고, 흑궁이 앞으로 나왔다.
“흑궁! 너는 북쪽의 신이다. 너는 모든 물을 맡아서 다스려라. 너를 상징하는 색은 검은색이며 사람들은 너를 천신이며 흑제라고 부를 거다.”
흑궁이 물러나고 황소가 앞으로 나왔다.
“황소! 일찌기 짐은 너를 음악의 신으로 오음 칠조를 맡겼다. 앞으로도 소리의 신과 함께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음악을 많이 만들도록 하라. 앞으로 음악은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의식이 될 것이다. 또한 사람의 심성을 아름답게 하고 바르게 하는 유익한 도구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너는 천녀로써 더욱 하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하라.”
황소가 물러나고, 청소가 앞으로 나갔다.
“청소! 너는 산과 들의 생명체가 만드는 열매와 씨앗을 살펴라.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먹을 것을 맡아서 다스려라. 부족하지도 않고 풍족하지도 않고 모두가 골고루 나누어 쓰고 도우며 살도록 알려주고 가르쳐라. 너는 천녀이며 살림살이의 신이다.”
다음 차례는 흑소였다.
“흑소! 너는 물속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신이다. 그들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도록 하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언제나 균형을 이루도록 알려주고 가르쳐라. 너는 천녀이며, 물 속 생명체의 신이다.”
그렇게 소리의 신을 비롯하여 모두가 마고의 부름을 받아 신의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황궁이 남았다.
마침내 황궁이 마고 앞으로 나아갔다.
“황궁!”
“예! 황궁 마고님을 뵙습니다.”
마고가 예를 갖추어 절하고 일어나자, 마고가 더욱 엄숙하게 말했다.
“황궁은 짐의 뒤를 잇고, 궁희와 소희의 뒤를 잇는 이 우주의 지도자다. 하늘에서는 천신이며 천제이고, 지구의 사람들에게는 황제다. 또한 동서남북 우주의 가운데인 중앙의 신으로써 만물의 생명을 맡아서 다스리고, 그들에게 변화의 힘을 줄 것이다. 너를 상징하는 색은 황색이다.”
“창조자 마고님의 말씀을 받듭니다.”
황궁이 예를 올리자, 마고는 모두에게 명을 내렸다.
“황궁은 이제 너희들 모두를 지도하고 다스릴 것이다. 모두 일어나 황궁에게 예를 갖추어 절하고 충성을 맹세하라.”
마고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신이 먼저 황궁에게 예를 갖춰 절을 했다. 이제 황궁은 조금 전의 형제자매의 맏이만이 아니다. 마고와 궁희, 소희의 뒤를 잇는 우주와 지구의 지도자다.
뒤이어 마고의 명에 따라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황궁에 대해 예를 갖춰 절을 했다. 그런 다음 황궁을 포함하여 모두는 다시 마고에게 절하고, 궁희와 소희에게도 절했다.
6일 만에 지구가 만들어지고, 7일 째 지구의 순환과 변화에 대해 공부를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마고는 황궁과 황소, 청궁과 청소, 백궁과 백소, 흑궁과 흑소, 그리고 소리에게 할 일을 맡겼다. 그들을 천신 천녀로 임명하고 지구의 제왕이 되게 한 것이다. 그렇게 마고, 궁희와 소희, 황궁과 황소, 청궁과 청소, 백궁과 백소, 흑궁과 흑소, 소리의 신은 맨 처음 이 세상의 신들이었다.
이윽고 마고궁에서 간단한 잔치가 있었다.
당시는 음식이라는 게 없었다. 모두들 지유를 마시고 황소에게 배운 노래를 부르며 기쁨을 나누고 즐겼다.
이때 황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으로 우리의 할 일은 높은 산처럼 크고 무거우며, 큰 바다처럼 넓고 많습니다. 한 발은 산에, 한 발은 바다에 두는 것처럼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하고 서로 의논하여 일하면, 헤쳐 나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서 반드시 정해진 법과 규칙을 지켜 질서가 무너지게 해선 안 될 겁니다. 우리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솔선수범하여 귀감이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맡은 바 일을 해나감에 있어서 조금도 흔들림이 없도록 엄격하게 행동하고, 부드럽게 움직일 겁니다. 잘한 것은 칭찬과 상이 뒤따를 것이고, 못한 것에는 책임과 벌이 함께 할 것입니다. 모두 가슴에 깊이 새기고 명심해야 합니다.”
“천제님! 말씀을 받듭니다.”
황궁의 말이 끝나자, 모두들 다시 한 번, 마음을 모아 절하고 다짐을 하였다.
황궁은 다시 지도하였다.
“이제 우리는 정해진 자리로 나아가 새로운 삶터를 이루어야 한다. 마고성을 중심으로 한 가운데는 중앙이라 하여, 황궁 일족이 살도록 하겠다. 해 뜨는 동쪽은 청궁일족이 살도록 하라. 해 지는 서쪽은 백궁 일족이 살도록 하라. 남쪽은 역시 백궁 일족이 살되, 백소가 다스리도록 하라. 북쪽은 흑궁 일족이 살도록 하라. 서로 터를 정함에 있어, 산을 중심으로 내와 강을 경계로 하라. 내와 내, 강과 강의 터를 잡아서 적절하고 공평하게 나누되, 경계에 집착하지 말고 다툼이 없도록 하라. 내일부터 각자 삶터를 일구고, 맡겨진 일을 시작하도록 하라.”
천신이며 천제로서 황궁이 내린 첫 번째 지도이고 명이었다.
“예! 말씀을 받듭니다.”
모든 일족이 황궁의 명에 기꺼이 따르고 그대로 행하겠다고 엎드려 예를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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