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지구의 탄생
(1) 지구의 탄생
궁희와 소희는 다시 마고를 찾아갔다.
빛의 신 궁희와 음악의 신 소희는 마고 앞에 엎드려 이마를 바닥에 댔다. 일어나며 머리, 가슴, 배, 다리와 발을 만지며 예의를 갖춰 절을 올렸다.
“그래, 무슨 일이냐?”
“아이들이 불어나, 마고성이 좁아졌습니다. 이제 그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켜야 할 때도 되었습니다. 마고님의 가르침을 듣고자 찾아뵙습니다.”
“잘 왔다. 짐도 좋은 날을 기다렸다. 이제 그 때가 되었느니라. 가까이 와라.”
궁희와 소희를 가까이 부른 마고는 우주도를 꺼내 탁자 위에 폈다.
“자, 봐라. 이게 뭐지?”
“이건 은하계 우주의 천체입니다.”
“그렇다. 그리고 바로 여기가 태양계 은하다. 이 별은 마고성이다. 태양계 은하의 입이지. 이 마고성은 지구가 될 것이다. 변화하여 새롭고 창조되고 다시 조화를 이루리라.”
태양계 은하는 은하계 우주의 중심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구는 태양계 은하를 다스리는 별이 될 거라고 했다.
마고는 다시 지구에 대해 설명을 했다.
“먼저 널따란 육지가 있다. 뭍이라고도 하고 대지라고도 부를 것이다. 또 그 육지의 높은 곳은 산이라 하고, 툭 트여 펼쳐진 곳을 들이라 할 것이다. 그 산과 들에 물이 흐르는 내와 강이 있을 것이다. 그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내와 강의 물이 모이면 바다가 되는데, 그 바다가 육지를 둘러싸게 될 것이다. 육지의 부드러운 흙이 나무와 여러 가지 식물을 키우게 될 것이다. 부드러운 흙이 굳어지면 마고성의 성벽을 쌓은 돌처럼 되는데, 커다란 돌을 바위라 부를 것이다. 흙속에는 여러 가지 금을 넣어줄 것이다. 이렇게 지구에는 마고성 아래 넣어둔 불덩이의 불과 함께 물, 흙과 나무, 그리고 금의 다섯 가지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물질이 모이고 나눠지면서 수많은 생명체가 되고, 변화와 창조의 힘이 되리라. 지구는 온갖 생명체의 보고가 될 것이다.”
하지만 마고는 명심할 것이 있다고 다짐을 두었다.
“이 모든 것들은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 정성이 필요하다. 그 노력과 정성에 따라 변화와 창조의 결과가 달라질 거다. 궁희와 소희는 물론 마고성의 모든 가족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노력하고 정성을 쏟아야 한다. 알았느냐?”
“황공하옵니다. 마고님의 뜻과 생각을 그대로 따르고 실천하겠습니다.”
궁희와 소희는 다시 엎드려 절을 올렸다. 가슴 속에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망과 동경, 의욕이 샘물처럼 솟구쳐 올랐다. 마침내 이 우주와 태양계 은하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 되는 것이다.
다음 날 마고성의 무지개 등이 꺼지고 아침이 시작되는 시각이다. 마고의 뜻에 따라 마고성의 모든 가족이 마고궁의 너른 마당에 모두 모였다.
“그럼 모두들 짐을 따르라.”
마고는 마고성의 가장 큰 문인 동쪽 성문으로 나갔다. 궁희와 소희를 비롯하여 마고성의 모든 가족이 그 뒤를 따랐다. 올망졸망 뒤따르는 아이들도 칭얼대지 않았다. 모두들 긴장하여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 날 아침의 일은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잊을 수 없는 엄청난 일이었다.
모두들 그렇게 숨을 죽이고 엄숙하게 마고를 바라볼 때였다.
성루의 제단 앞으로 마고가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두 팔을 높이 쳐들었다.
“우주는 들으라. 우리 우주는 실로 백 수십억 년의 장구한 세월을 이어왔다. 그동안 빛과 어둠, 그리고 소리가 우주를 변화시키고, 변화된 우주는 새로운 힘으로 조화를 이루었다. 수많은 별들이 생기고 그 별들이 모여 은하를 이루었다. 또 그 은하가 모여 더 큰 은하를 이루었다. 더불어 또 많은 별들이 사라지고, 은하가 사라지면서 우리 우주는 탄생과 소멸을 함께 하였다. 우주는 끝없이 넓고 무한하다. 영원히 이어져왔고, 영원히 이어져 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다시 우주의 새로운 변화 앞에 서 있다. 이 마고, 짐은 엄숙하게 말한다. 짐이 마고성을 지구로 만들겠다. 그리고 지구는 태양계 은하의 중심이며 입이고 역사 될 거다.”
마고는 마고성을 다섯 가지 물질이 담긴 지구로 변화 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마고의 말이 이어지는 동안 우주는 숨을 죽였다. 빛도, 어둠도, 소리도 고개를 숙였다.
“실달성은 짐의 말을 들으라.”
축원을 마친 마고가 오른 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마고성 아래쪽에서 서서히 성 하나가 올라왔다. 바로 실달성이었다.
마고는 이번에 왼 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이번에도 마고성 아래쪽에서 서서히 성 하나가 올라왔다. 바로 허달성이었다.
마고는 먼저 실달성에 있는 양전기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허달성의 음전기도 움켜쥐었다.
마고가 놓아둔 이래 그동안 아무 움직임 없이 웅크리고 있던 양과 음의 두 전기였다. 그러나 마고가 두 손으로 움켜쥐자, 양전기와 음전기가 폭발하듯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두 손에서 하늘 높이 칼날 같은 빛줄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빛과 어둠, 소리의 우주여!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소서.”
마고는 두 손에 움켜쥐고 있던 양과 음전기를 마고성 앞, 어두운 우주를 향해 힘껏 던졌다.
마침내 칼날 같은 빛줄기를 뿜어내던 두 전기가 우주의 하늘에서 맞부딪쳤다. 순간 온 하늘을 찢고 갈라버릴 듯 수백, 수천 갈래의 번개가 일며 빛의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그 폭발 소리가 온 천지를 흔들고 해일처럼 세상을 휩쓸었다. 그러더니 그 빛이 사라지면서 시키먼 구름덩이가 삽시간에 몰려와 세상은 암흑천지가 되고 말았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아버님! 무서워요.”
“어머님! 두려워요.”
숨죽여 그 놀라운 광경을 바라보던 아이들이 제각기 부모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해서는 안 돼. 이제 저곳이 우리들이 살아갈 곳이야. 보거라. 마고님의 늠름한 모습을…”
황궁을 비롯한 부모들은 아이들을 달랬다.
“예! 알았어요. 우리들은 마고님과 궁희 할아버님, 소희 할머님, 그리고 아버님 어머님들의 뜻을 이어 새 세상의 주인이 될 거예요.”
조금 큰 아이들이 당당하게 말하며 움츠렸던 허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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