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마고성의 경사
(1) 마고성의 변화
황소가 만든 ‘태양계 은하’를 찬양하는 노래는 대 성공이었다. 마고성의 형제자매들은 입을 모아 노래를 배우고 불렀다. 온 우주와 우리의 태양계은하에 울려 퍼진 최초의 노래였다.
그날 오후다. 형제자매들은 궁희 소희를 모시고 마고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마고 앞에서 황소에게 배운 노래를 제창했다.
“지혜와 용기가 샘솟는 태양이 머리이지요. 맑은 물 수성으로 눈을 만드니 세상을 환히 보라하지요. 코는 금별의 금으로 만드니 높고 귀함이지요. 입은 우주의 근본이라 지구별이니 은하의 역사를 노래하지요. 가슴은 뜨거운 불 화성으로 만드니 세상은 따뜻하고요. 나무별 목성으로 배를 만들고 흙별 토성으로 엉덩이를 빚으니, 무성한 가지와 잎이 열매를 맺어 세상을 풍성케 하지요. 천왕성이 두 다리로 하늘을 딛고 해왕성이 두 발을 바다에 담가요. 마고성은 하늘과 바다 사이에 물과, 금, 불과 나무, 그리고 흙으로 만든 별이 되리라. 마고성은 지구별이요. 태양계 은하의 역사를 노래하는 입이라. 그 터에서 많은 생명이 노래하며 살게 되리라.”
옥구슬처럼 맑고 깨끗한 노래가 높았다 낮게 이어졌다. 슬픈 듯 기쁜 듯 감미롭고, 정감어린 노래의 여울이 마고성을 감쌌다.
“아주 잘 불렀다.”
마고의 얼굴은 몹시 만족한 표정이었다.
“앞으로 이런 노래를 많이 만들고 부르도록 해라.”
궁희와 소희도 황소를 비롯하여 마고성의 형제자매들을 칭찬하였다.
그 때 마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우리 마고성은 또 다시 변화를 통해 새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마고성은 태양계 은하의 중심으로 새로운 생명들이 살아갈 생명의 별이 될 것이다. 창조주 마고, 짐은 말하노라.”
마고가 일어나자, 궁희와 소희, 황궁을 비롯한 형제자매들은 모두 꿇어 엎드렸다. 마고의 명령을 받들기 위함이었다.
“우주는 어둠과 빛 그리고 소리로 이루어졌다. 이제 나는 이 어둠과 빛, 그리고 소리에서 다섯 가지 물질을 만들어 내겠다. 물과 불, 나무와 흙, 그리고 금이다. 이제 마고성은 이 다섯 물질로 이루어진 별이 될 것이다. 이 다섯 물질이 생명이 되고, 그 생명을 영원히 이어가리라. 모두 일어나 짐을 보라.”
마고의 말에 모두 일어나 고개를 들었다.
마고는 순간 자신의 옷자락을 훌쩍 젖혀 맨 몸을 드러냈다. 한쪽은 여자요, 한쪽은 남자인 마고의 몸이다.
“자, 봐라. 짐의 얼굴과 짐의 몸을 봐라. 짐은 남자이고 여자이다. 짐의 머리카락은 태양이며 짐의 눈은 수성이다. 짐의 코는 금성이며 짐의 입은 마고성이며 지구다. 짐의 가슴은 화성이며, 배는 목성이고, 엉덩이는 토성이다. 두 다리는 천왕성이며 두 발은 해왕성이다. 태양계 은하가 바로 짐이고 짐이 또 태양계 은하다.”
잠시 쉬었다, 마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짐은 양과 음의 두성을 가진 몸이었다. 짐은 스스로 짐을 양과 음의 둘로 나누었다. 양으로 궁희를 만들고 음으로 소희를 만들었다. 궁희는 양이어서 양의 성질을 가진 황궁, 청궁, 백궁, 흑궁을 만들었고, 소희는 음이어서 음의 성질을 가진 황소, 청소, 백소, 흑소를 만들었다. 앞으로도 이 세상은 양과 음의 두 가지 성질이 존재하리라.”
마고는 양의 성질을 가진 남성과 음의 성질을 가진 여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 양과 음의 두 가지 성질이 합하여져 새로운 생명을 만들게 될 거라고 했다. 그런 다음 다시 또 말했다.
“이제부터 새로운 생명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것이다. 양과 음이 합하여져 새로운 생명이 될 것이다.”
그 새로운 생명체는 물과 불, 나무와 흙, 금의 다섯 가지 물질로 이루어질 거라 했다. 그리고 그 다섯 가지 물질 속에서 살다가 다시 그 다섯 가지 물질로 돌아갈 거라고 했다. 또 그 생명체에게는 일정하게 정해진 생명의 기간이 있을 거라고 했다. 태어남과 죽음에 대해 말한 것이다.
“앞으로 태어나는 생명체는 일정한 삶의 기간이 주어질 것이다. 그 기간이 끝나면 다시 그들을 만들 처음의 물질로 되돌아 갈 것이다. 생명의 시작은 탄생이요, 생명의 마침은 죽음이다.”
“마고님! 그럼 우리도 죽음에 이르게 되나요?”
궁희와 소희가 마고에게 여쭈었다.
“너희 둘은 신이다. 물론 어느 땐가는 생명의 끝에 이르겠지. 그러나 우주의 처음을 모르듯 그 끝도 모르는 일이니, 우리들 신은 영원히 존재한다고 봐야겠지.”
“마고님! 그렇다면 황궁과 황소, 청궁과 청소, 백궁과 백소, 흑궁과 흑소들은 어찌 되나요?”
“그들은 반은 신이요, 반은 사람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처음 그들을 만든 양과 음인 빛과 어둠으로 돌아갈 것이다. 신이 아닌 그 누구도 영원한 삶을 살 수는 없다. 앞으로 태어날 모든 생명이 그러할 것이다.”
마고는 앞으로 양과 음이 합하여 태어날 생명체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그 다섯 가지 물질이 합하여져 만들어지는 사람을 비롯하여 모든 생명체는 각자의 생명을 다하면 다시 원래의 물질로 돌아갈 것이라 했다.
하지만 슬퍼할 일은 아니라 했다. 모든 생명체는 그들과 똑같은 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거라고 했다.
“짐은 그들에게 일정한 생명의 기간을 주는 대신 짐이 갖고 있는 창조의 능력을 나눠줄 것이다. 그것은 자신과 닮은 생명체를 다시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니 신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삶은 죽음의 길이요, 죽음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리라. 그걸 삶의 윤회요, 되풀이라 할 것이다.”
긴 이야기를 마친 마고는 우렁찬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모두들 짐의 말을 따르라.”
궁희와 소희, 여덟 형제자매들은 황급히 엎드렸다.
“이제 짐이 너희 천인과 천녀들이 짝을 이루도록 하겠다. 이제 둘은 하나가 되어 이 세상에 새로운 생명을 이어가게 할 것이다. 황궁과 황소는 둘이서 하나가 되라. 청궁과 청소도 둘이서 하나가 되라. 흑궁과 흑소도 둘이서 하나가 되라. 백궁과 백소도 둘이서 하나가 되라. 그리고 언젠가는 이 마고성에서 지구로 나가게 될 것이다. 이 은하와 영원히 함께하며 조화를 이루고 변화하고 발전하리라.”
마고는 네 천인 천녀가 짝을 이루도록 하라고 했다. 그리고 각각 맺어진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다섯 가지 물질로 된 새로운 생명체를 태어나게 할 거라고 했다. 그리고 마고성도 다섯 가지 물질로 이루어진 지구로 만들겠다고 했다. 훗날 모두들 이 마고성을 나가 그 지구에서 살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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