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마드리드-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에 점심 무렵에 내린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가을을 실감케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방이 단조로운 구릉지대와 평원이다.
먼저 프라도 미술관으로 간다.
작품 감상하기엔 워낙 짧은 시간이라, 넘쳐나는 관람객에 이리저리 밀리면서 주로 ‘고야, 루벤스, 디에고 벨라스케, 프란시스꼬 쁘라디야, 엘 그레코’의 그림을 감상했다.
그러다보니 성모의 젖이 드러난 그림, 또 성모의 젖을 성인에게 먹이는 그림, 최후의 만찬 시 참석자 이름을 기재한 그림, 수염 난 여자의 그림, 제우스 아버지가 자식을 먹는 그림 등, 약간은 상식을 벗어난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눈에 익은 루벤스의 ‘삼미신’과 ‘파리스의 심판’은 감명이 깊었다. 루벤스의 육감적이고 관능적인 여자 누드화의 모델은 자신의 부인이었다 한다. 그는 두 명의 여인과 결혼했는데 첫 번째 아내가 죽자, 53살에 16살인 아내의 조카와 재혼했다 한다. 두 아내 다 풍만하고 금발이며 윤기 나는 피부를 지녔다 한다. 그가 그린 부드러운 살결의 여인은 금세라도 살아서 나올 듯, 나그네로 하여금 자꾸만 고개를 뒤로 돌리게 하며 가는 길을 잡았다.
또한 디에고 벨라스케의 ‘궁정의 시녀들’, ‘불카누스의 대장간’도 낯익은 그림이었고, 프란시스코 고야의 ‘옷 입은 마야’와 ‘옷 벗은 마야’를 비교하며 볼 수 있는 것도 행복이었다. 또 그가 정신 이상이 오며 그린 그림들은 귀기가 넘쳐나기도 해, 작가의 열정의 깊이가 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깨닫게도 하였다.
프란시스꼬 쁘라디야의 ‘광녀 후아나’ 역시 쿵 하고 가슴을 때렸다. 황량한 들판, 관 앞에 서 있는 수녀복의 후아나도 한동안 나그네의 넋을 빼앗았다.
또 이태리 출신 천재화가였다는 엘 그레코의 성화들도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사진을 찍을 수 없어, 감동만 마음에 담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오늘 스페인의 옛 수도였다는 ‘톨레도’까지 둘러봐야 해서다.
<프라도 미술관 입구>
<성모의 젖을 먹는 예수>
<루벤스의 삼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