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톨레도-스페인
톨레도는 마드리드가 스페인의 수도가 되기 전의 구 수도라고 한다.
구릉지대, 평야지대를 달려 그 톨레도로 이동한다. 이곳 톨레도 성이 있는 지역인 라만차 평원은 동키호테가 사악한 악당들을 무찌르기 위해 풍차를 향해 돌진한 소설 속 배경이 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톨레도 성의 가파른 길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맨 먼저 동키호테와 샨초판사 상이 반긴다.
“동키호테 선생! 한국에도 당신의 긴 창으로 처치해야할 사악한 악당들이 참 많은데….”
잠깐 동키호테와 얘길 나누고 톨레도 성당으로 간다. 성당은 화려하고 박물관처럼 예술작품의 집합소였다. 특히 웃는 마리아상과 황금성서가 인상적이다.
또 이슬람 공주가 기독교인들에게 빵을 몰래 주다가 아버지인 왕에게 들켜 빵을 꽃이라 거짓말을 했는데, 확인 결과 그 빵이 꽃으로 변했다는 성화도 있었다.
이어 산토토메 교회에서 세계 3대 성화 중 하나라는 엘 그레코의 성화를 보았다. 이 엘 그레코의 성화는 당시 그림 값 때문에 교회를 파산의 위기에 몰아넣은 작품이라고 했다.
또 성화 속 인물들은 대게 그림 값을 내는 실존인물들이라 한다. 특히 예수 옆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돈을 내고, 또 그림 속 의상 등에도 화려한 장식과 치장을 하느라 금, 보석, 좋은 물감 등을 아끼지 않는다 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Life is short, art is long.)’이니, 그림 속에서나마 영생을 누릴지어다.
톨레도 성을 돌아 나오며 갑의 횡포를 또 하나 건진다.
그러니까 콜럼버스의 신대륙 항해 시 이사벨 여왕이 그 비용을 유대인에게 차용했다 한다. 하지만 그 빌린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유대인들을 이곳으로 격리 추방하여 일정한 지역에서만 살게 했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이 톨레도 성은 유대인들의 성지 순례 장소가 되었고, 그 표식이 거리에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스페인이나, 갑들의 사기치고 눈 부라리는 수법은 똑같구나, 하면서도 그게 그 사악한 자들이 사는 법 아닌가? 심드렁한 마음 달래며 하룻밤 여정을 위해 다시 마드리드로 향한다.
<황금성서>
<웃는 마리아상>
<엘 그레코의 성화>
<역대 추기경들의 초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