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살라망카-프랑스
스페인 ‘말라가’ 출신 ‘파블로 피카소’가 그린 ‘게르니카’는 전쟁과 학살에 대한 처절한 고발화다.
그 ‘게르니카’와 관련되며 절대 권력을 휘둘렀고, 동족을 학살한 독재자인데도 국립묘지에 묻혀 그가 까놓은 서계(鼠鷄)무리의 보호를 받는 인물이 누구일까?
여기서 정답은 ‘다까끼 마사오’가 아닌 ‘프랑코’다.
죽음만은 만인에게 평등하다. 스페인의 독재자였던 그 프랑코도 150미터의 십자가를 세운 ‘과달라야’ 산줄기 ‘전몰자의 계곡’에 묻혔다. 원한에 사무친 5만 여명의 내전 희생자들이 뒤늦게 온 프랑코를 흔쾌히 받아줬는지, 단체로 똥침을 줬는지 모르겠지만, 똥별과 독재자가 묻힌 곳을 혐오스레 생각하는 나그네기에, 150미터의 거대한 십자가마저 곱지 않은 눈으로 흘기며 마드리드를 벗어난다.
그렇게 프랑코가 뻔뻔하게 묻혀 있는 곳을 지나니, 포르투갈로 가는 내내 사방이 지평선인 평원이다. 이따금 언덕이 나오면 그곳엔 성이 있다.
로마시대에 축조된 다리가 있는 고대 도시인 살라망카도 그런 곳이다.
또 이곳 ‘카스티야레온’ 지역의 자치주 중 하나인 ‘살라망카’는 스페인 언어의 발상지라 한다. 스페인어의 두 축은 바르셀로나어와 카스티야레온어인데 이곳 살라망카는 그 카스티야레온어의 어원지라 한다. 부드러운 빵 카스테라도 이곳 카스티야레온 출신 선원이 가져온 빵을 일왕이 먹어보고 붙인 이름이라 한다.
아무튼 왕립어학원이 있는 교육, 문화도시로 유럽의 문화수도라고도 한다는데, 살라망카 대학은 1218년 알폰소 9세가 세웠다 했다. 이 대학 기숙사 문기둥에 조각된 해골의 머리에 앉아있는 개구리를 찾으면 장학금을 줬다는 얘기와, 또 중세에 건축된 성당 기둥의 우주인과 토끼 조각 등은 엉뚱하지만 나그네의 호기심과 여독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이어 순례자와 상인들을 보호해주던 기사단이 살았다는 조개의 집과 마요르 광장 등을 둘러본 뒤, 넋을 담는 해골과 멀리 뛰고 앞으로만 뛰는 개구리가 상징하는 면학정신, 또 우주인이 상징하는 진취적 기상이 함께 하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 살라망카와 작별한다.
<과달라야 산줄기 전몰자의 계곡, 5만여명의 내전 희상자가 묻힌 국립묘지. 프랑코도 이곳에>
<천여년의 역사를 지닌 대학 기숙사 정문>
<맨 왼쪽 해골의 머리에 개구리가 있다>
<중세 성당의 우주인, 부조물 왼쪽 맨 위>
<성당 뜰, 평화와 역사가>
<성당 기사단의 숙소였다는 조개의 집, 가리비 조개는 성 야곱의 상징이라한다>
<마요르 광장, 2만 여명의 시민이 모여 함께 하는 장소라 한다>
<제도사의 동상이 있는 살라망카 들머리 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