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바르셀로스-포르투갈
어느 쪽이나 지평선이 펼쳐진 평원이다. 과수원의 나무들처럼 보이는 나무들이 실은 야생 상수리나무라고 한다. 생김새는 올리브나 가시나무 같은데, 상수리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상수리는 돼지 먹이라고도 한다.
그렇게 상수리나무 들판을 달리고 달려 검문도 없는 국경을 지나 포르투갈로 들어선다.
거리의 주요 장소, 건물 등에서 닭 조형물이 눈에 띈다. 이곳 바르셀로스 지방에 닭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얘기가 있었다.
한 순례자가 누명을 쓰고 재판에 회부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 교수형 전날 순례자는 재판관을 찾아가 마지막 청원을 했다.
“난 죄가 없소.”
“흥! 입 닭쳐라! 나 죄 있다고 하는 죄인 봤느냐? 닭 같은 소리 하네.”
“닭? 좋소. 낼 아침 당신 식탁의 닭고기가 울면 내 죄가 없는 줄 아시오.”
“닭? 죽은 닭이 울다니? 웬 생뚱맞은 닭소리냐? 핫핫핫!”
다음 날 아침이다. 코웃음 친 재판관이 식탁의 닭다리를 뚝 뜯으려 할 때다. 아뿔사! 깨 활딱 벗고 구워져 먹음직스런 요리가 된 닭이 홰를 치며,
‘후다닭! 꼬꼬닭!’
뒤뚱뒤뚱, 딩가딩가 식탁에서 누드쇼를 했다.
아무튼 그 닭 덕분에 순례자는 살았고, 이후 바르셀로스 닭이 되어 존경을 받게 되었다.
억울한 사람 생명을 살리는 그런 영험, 인정 닭이 있는데, 걸핏하면 비행기 타고 나가 옷 자랑, 7시간 7푼 뽕닭은 어찌 표독, 몰인정, 무능, 추접인지!
다시 예쁜 옷을 입고 나그네를 맞는 바르셀로스의 닭을 보며 쯧쯧 혀를 찰 뿐이다.
<포르투갈 바르셀로스의 인정 넘치는 영험한 닭>
<좌는 살라망카의 해골 위 개구리, 우는 바르셀로스의 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