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돌거북이 네가 개천산 봉우리에 오르지 못하게 머리와 발을 잘라버렸단 말이지?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이 되지 못하도록….”
“그렇다니까. 난 오랫동안 머리와 발이 없이 살아야했지. 그러던 어느 날 흰둥개가 날 찾아왔지. 너희들을 이곳으로 안내한 흰둥개가….”
흰둥개가 골짜기에 있는 돌을 굴려와 거북이의 머리를 임시로 만들어주었다고 했다. 그 덕분에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된 거라고 했다.
“흰둥개가 구름이 네가 이곳으로 온다는 것도 알려주었지.”
“그랬구나. 돌거북아! 이제 난 어디로 가야 할까?”
“저기 보이는 천태산 봉우리에 철마와 철마방아를 놓았던 반석이 있어. 그곳에 가보도록 하렴.”
“철마와 철마방아 방석?”
“옛날 도선이란 현인이 계셨지. 그 도선이 천태산 봉우리에 돌반석을 쌓고 그 위에 쇠로 만든 말과 쇠로 만든 방아를 놓았지. 하루에 한 차례 철마가 돌면서 철마방아를 찧었지. 그러면 바람과 비가 순조롭고 산과 들에 열매가 풍성했지. 사람들은 물론이요, 산짐승, 들짐승, 물고기며 풀벌레들까지 오순도순 살 수 있었지. 그런데….”
돌거북이의 말끝이 흐려졌다.
“왜 철마와 철마방아에게도 무슨 일이 생긴 거야.”
“그래. 쥐와 닭이 그 철마와 철마방아도 산산이 부셔버렸지.”
“으음, 악의 무리들 악행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구나.”
“그들이 저지른 악행을 바로잡고 세상의 평화와 행복을 되찾는 일이 바로 네가 할 일이야.”
“좋아. 철마와 철마방아가 있던 반석에 가볼게.”
“그곳 반석에서 악의 무리에게 고통 받고 억압 받는 생명체들을 볼 수 있을 거야. 바로 네가 가야할 곳이….”
“아! 그러니까 내가 할 일이 바로 그것이구나. 고통 받고 억압받는 생명체들을 찾아가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것이구나!”
“맞아.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더하여 희망을 주는 것이야.”
“이제 눈앞이 훤해져.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 수 있어. 고마워.”
“구름아! 그리고 부탁이 하나 있어. 쥐와 닭이 가져간 내 머리와 발을 찾아주었으면 해.”
“알았어. 이 세상 구석구석을 다 뒤져서라도 찾을게.”
“고마워. 내 머리와 발을 찾으면 세상의 평화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난 다시 개천산 봉우리를 향해 올라갈 거야. 구름아! 그럼 어서 가봐. 세상이 널 기다리고 있으니까.”
“돌거북아! 그럼 이만 가볼게. 도와줘서 고마워.”
구름이와 세민이는 돌거북이와 헤어져 마침내 천태산 봉우리에 올랐다. 철마와 철마방아가 놓여있던 반석 위에 섰다. 눈앞으로 산과 들이 펼쳐지고 푸른 바다가 보였다. 구름이가 바다를 가리켰다.
“우리가 갈 곳이 바로 저기구나.”
구름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검은 구름이 뭉텅뭉텅 몰려들었다. 황룡이 몰고 오는 구름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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