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Virgin Islands and あたらし の きむすめ

운당 2013. 5. 31. 07:32

Virgin Islands and あたらし の きむすめ

 

Cloud · H · kim

  

<애들아! 너희들이 어른이 되면 쥐나 닭 말고 사람하고 살아라>

  

내 친구 클라우드 킴, 돈독이 올랐다. 돈 싫어하는 자 누가 있을까만, 클라우드 킴만은 그러지 않을 걸로 생각했다. 그런데 돈 보고 글을 쓴다고 해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이 천민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가 돈 놓고 돈 먹기 아닌가? 그래도 좀 뜻밖이다.

그러니까 클라우드 킴이 젊은 교사 시절, 한 출판사 사장과 나눈 대화다. 그 사장이 술이 좀 거나해져서 육군 소령이 된 아들이 훌륭하게 자랐다고 자랑을 한 뒤, 클라우드 킴에게 물었다.

선생질하면 월급 얼마나 되나?”

밥은 먹고 산다.”

내가 두 배로 줄 테니 우리 회사로 오라.”

난 회사질 싫다.”

아따, 짜잔한 학교 선생질이 뭐가 좋다고 그러나? 쥐꼬리만한 월급 미련두지 말라.”

짜잔한 선생질? 아따, 원래 선생질은 쥐꼬리만한 월급 받으며 짜잔하게 가르치는 것이다. 당신 아들이 훌륭한 군인질을 하는 것도 다 짜잔한 선생질 덕이다. ‘이 세상은 돈이 최고다. 사기질이건 도적질이건 가리지 말고, 폭행질이건, 살인질이건 가리지 말고 돈 벌고 출세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고, ‘정직하고 진실된 사람,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 남을 돕고 나라를 위하는 사람이 되라.’ 그렇게 가르친 짜잔한 선생질 덕이다. 어째, 지금이라도 당신 아들 만나 짜잔하게 군인질이 뭐냐? 총칼 들고 쿠테타 일으켜 성공질해라. 어떤 놈같이 별 몇 개 이마빡에다 탁 붙이고, 낮에는 돈 있는 놈들 잡아다 곤장 치고, 밤에는 시바스 리걸 퍼마시며 꽂는 놀이 즐기고.”

하여간에 그런 일이 있었던 클라우드 킴이 퇴직하더니 돈에 눈이 멀었나 보다

그러니까 사연은 이렇다.

바로 어제 어떤 사람이 찾아왔다. 70객 후반으로 보이는 점잖은 차림의 노인이었다.

소개 받고 왔소이다.”

그 사람이 명함 두 장을 내밀었다. 한 장은 소개해준 사람, 한 장은 자기 것이었다.

소개 해준 사람은 클라우드 킴의 지인인데, 여기서는 비공개로 하겠다. 이름을 말하면 좀 곤란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사생활이 있고 비밀도 보장 받을 권리가 있다. 다만 너무 궁금하면 안 되니까, 이 세상에서 두세 번쯤 가는 미녀라면 서운해 할, 하여간 여기까지다.

아무튼 또 두 번째 명함에는 꿔다논 박명이란 이름이 명확하게 박혀있었다.

꿔다논이라? , , , , 편 씨 등이 있다고 들었지만, 꿔다논은 처음이다. ‘꿔다논 보릿자루?’ 라는 뜻일까? 생각했지만, 손님인데 성씨가 똥이면 어떻고, 오줌이면 어떠랴?

반갑습니다. 귀한 분의 소개를 오셨네요. 무슨 일입니까?”

내가 회고록을 쓸려고 하오. 근데 나이가 들어 필력이 없고, 내 구술할 테니 멋진 문장으로 만들어 주시오. 당신이 현존하는 작가 중 이 일에 가장 적임자일 거라고 소개 받았소.”

근데 값이 좀 비싸요.”

아따, 내가 가진 건 돈 뿐이요.”

좋소. 그럼 제목부터 얘기해 봅시다.”

내 성과 이름부터 말하리다. 내 성 꿔다논은 우리 아버지가 우리 어머니를 꿔다가 날 낳았기 때문이오. 그러니까 내 선친이 왜정 때 대판으로 징용을 갔소. 거기서 젊은 혈기를 못 이겨 일본 색시인 술집 작부를 꿔다가 나를 낳은 거요. 그래서 성이 꿔다 낳았다. 꿔다 놓았다해서 그리 된 거요. 이름은 이등박문이와 명치유신을 찬양하며 박자와 명자를 따서 박명이라 지어줬다오. 다 먹고 살기 위해 그런 거라, 난 선친을 원망하지 않소. 오히려 나는 성과 이름을 극복하려 악착같이 살아서 지금은 내 재산이.”

하여간 그렇게 해서 책 제목은 꿔다논 박명 회고록이렇게 정하고 논의 끝에 부제를 달기로 했다. 부제의 제목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제-Virgin Islands and あたらし の きむすめ-사기의 원조, 그리고 완결판, 더 이상의 사기는 없다. 이 책 한권이면 사기의 달인, 장인이 된다. 단군 이래 진짜, 정말, 참으로 완벽한 최고의 사기꾼을 만나 보시라.’

부제가 좀 길지만 길게 달기로 한 것은 일단 책이 팔려야 하기 때문이다. 무슨 사기의 달인이 되고 장인이 되는 책을 사볼까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나라는 내가 살아봐서 잘 안다. 52% 정도의 국민이 돈만 번다면 마누라 빤스도 벗겨 팔아먹고, 쥐나 닭이 대통령이 되어도 좋다고 환장하는 사람들이다. 또 한화갑이나, 김경재, 한광옥 같이, 어제의 적에게 눈웃음과 함께 휘파람을 실실 날리며 달구똥구녁을 핥아 먹는 풍전세류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니 52%가 아니라, 최소한 78% 정도라고 본다. 그러니 더 이상의 사기는 없다. 단군 이래 최고의 사기꾼을 만날 수 있다는 회고록이니, 발매 첫날 십판은 자신감이다.

자신감하니까 문득 29만원짜리 낙지가 생각난다. 방명록에 자신감을 쓰는데 자신이란 한자는 진짜 자신 있게 自身, 이렇게 썼는데 감은 모르겠다. 그래서 은 그냥 초등학교 때 배운대로 결론은 自身, 역사는 기록한다. ‘自身하나로, 29만원짜리 희귀종 낙지의 방명록 서명은 일필휘지의 귀감이 되었다. 바로 그게 자신감인 것이다.

아무튼 부제까지 정하고 다음은 회고록에 담길 그 거대한 내용을 들었다.

아차. 먼저 제목에 대해 설명을 좀 하겠다. 도입, 전개, 종결이고, 기승전결인 것인데, 작가로서 기본적이 절차를 어긴 듯 싶다.

클라우드가 제목 설명이 늦었다고 미안해 하길래, 자심감으로 극복하고 이왕 이리된 거, 돈 되는, 돈 버는 회고록을 쓰라고 격려를 했다.

, 또 잡설이 길었다. 그러니까 저기 위 제목의 ‘Virgin Islands’는 직역하면 처녀 섬들이다. 버진, 처녀 얼마나 좋은 말인가? 소득세나 법인세, 상속세, 증여세가 없는 조세피난처인 그 처녀섬! 바로 환상의 섬이다. 그 섬의 아리따운 처녀와 함께 서류형태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 페이퍼컴퍼니를 차리고 탈세, 자금세탁, 비자금 은닉 등 누릴 수 있는 쾌락은 다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바로 그곳이 천국이요, 낙원이다. ‘너희가 빤스를 벗으면 내 성도요, 안 벗으면 똥이다가 아니라, ‘너희가 버진 아일랜드스에서 처녀를 얻으면 천국이요, 낙원이고, 페이퍼컴퍼니를 차리지 못하면 똥같은 인생이다.’ 인 것이다.

하여간에 버진은 그렇고 다음 일본글자는 또 뭐냐? ‘あたらし の きむすめ를 맘대로 번역하면 이렇다. ‘아다라시 노 기무스메그러니까 아다라시는 새롭다, 새것이고, 기무스메는 숫처녀다. 숫처녀도 진짜 처녀인데 새것 숫처녀라고 겹친 것은 꿔다논의 모친을 위함이다. 일본 색시인 술집 작부가 알고 보니 진짜 새 숫처녀였다는 것이다. 그걸 기리고 싶다고 해서, 정말 숭고한 효성에 감탄한 탓이다.

얼마 전 노무현 전 대통령 기일에 명박이가 골프를 쳤다고 했다. 누구 제삿날, 술도 마시고 노래방에도 가고, 유원지에 놀러 간다고 해서 무슨 잘못이랴? 하지만, 노 대통령이 왜 죽었는지? 생각해보면 명박이가 그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술집 작부인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서 あたらしきむすめ까지 덧붙이는 이런 지극한 효성을 지닌 꿔다논 박명씨도 있다. 그런데 남의 집 제사에 술 한 병은 그만 두더라도 조용히 자빠져있어야지, 쥐새끼 쌍판대기에 いろめがね이로메가네, 그러니까 색안경 끼고 골프채 들고 설치는 놈은 인간이 아닌 것이다. 진짜 아니므니다, 이다.

아무튼 하여간에 내용까지 정하고 글을 맺도록 하겠다.

클라우드 김 선생! 큰 대목만 말할 테니, 진짜, 정말, 이 회고록이 전무후무하게 집대성 된 사기의 교본이 되게 해주시오.”

아무렴요. 그래야 책이 환장하게 팔릴 거고 그래야 돈도 벌 테니, 이 클라우드 킴의 실력을 보여줄 것이요. 걱정 마시오. 꿔다논 박명 선생!”

그렇게 클라우드 킴과 꿔다논 박명은 굳은 악수를 교환하였다.

나는 내 친구 클라우드 킴을 믿는다. 그 친구가 돈 때문에, 또는 그 쓰잘데기 없는 명예나 권력 때문도 아닌 것이다. 그저 한 인간이 이토록 능수능란하게, 그리고 현란, 찬란하게 사기를 칠 수 있느냐에 감탄을 한 것이라 믿는다.

그럼 클라우드 킴의 허락을 받아 지금 쓰고 있는 회고록의 소제목을 먼저 소개해보겠다.

(1) 위장전입으로 살아남기-탈세는 덤으로.

(2) 건강보험료 13000원으로 악착같이 버팅기며 확실하게 건강 챙기기-참 쉽죠. !

(3) 건물 등록세 12년 동안 안내도 된다. 그 비법과 노하우 완전 대공개

(4) 선거법 위반 (증거은닉, 증인도피, 위증교사 등 포함) 비법, 이걸 알면 누구나 국해의원 될 수 있다. 해봐서 아는 유경험자가 빤스까지 벗고 까놓는 진짜, 정말 솔직한 고백

(5) 성매매업소 섹시클럽으로 돈 후리기. 못 생긴 마사지 걸의 비밀 전격공개. ‘공사중팻말에 대한 은근한 컨닝 페이퍼는 보너스 패키지.

(6) 개발정보 빼내 부동산투기-이 비법 하나면 당신도 재벌, 재벌 되기 땅따먹기다. 덤으로 처녀 전번따기 특급대작전 공개. 파란 매직 1번은 아무 것도 아니다.

(7) 노조 파괴 기본 원리-나 보다 잘하는 놈 있으면 나와라. 맞짱 뜨자. 감춰진 비화, 융단폭격으로 학습효과 만 이천% 보장. 이 말 사기라면 책값 전액 환불. 라면도 사기라면이 최고. 책 구입자에 한해 20% 세일.

(8) 건축법 지켜 건축하는 놈 지금도 있냐?-이 땅에서 법 지키는 바보천치 되지 않고 살아남기. 이마에 철판 까는 비법 전격공개, 오함마도 버틴다. 도끼도 가소롭다. 철판(특수강철) 제작 과정 부록 보너스 제공

(9) 지방세는 납부 하는 게 아니다.-세금 내고 병신 소리 듣지 않기. 이것만은 알아두자.

(10) 국가공무원법-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기. 뱀장어처럼 빠져나가기도 전격 공개. 인간 기름칠 해본 사람만이 안다.

(11) 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피해 가기-비나 눈만 피하냐? 두 가지, 세 가지 겸직으로 돈 챙기기-눈치만 빠르다고 다 하는 것 아니다.

(12) 비자금 너희가 이 맛을 아느냐?-초보도 쉽게 배우는 비법. 일피삼타로 끝까지 챙긴다.

여기까지 소제목을 보고 나는 클라우드 킴에게 한 마디 조언을 했다.

어야, 정말 가관으로 좋네. 그런데 마지막 비자금 부분이 조금 약하네. 명박이를 보소. 4대강에 22존가를 우기고 우겨서 공사한 것은 첫째, 4대강 부근 친인척을 포함 재벌들의 땅 팔아 돈 벌이 챙기기, 둘째, 공사 과정에서 건설업자 챙기기. 셋째, 울화통 터지는 시민들의 약값 증가로 제약사업 챙기기. 넷째, 강물 정화를 위한 환경정화 업체 챙기기. 다섯째, 로봇 물고기로 첨단 산업 챙기기. 여섯째, 녹차라떼 강물로 국민 식생활 개선 챙기기 등이네. 모두 관련 업자에게 비자금을 챙길 수 있는, 대대로 뒷돈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기막힌 비법 아닌가? 일테면 4대강이 오염 될수록, 환경이 파괴될수록 돈을 번다는 말일세. 그래야 두고두고 돈을 퍼붓는단 말일세. 그런 비법을 일피십타라 하네. 그러니 (12)번에서 일피삼타를 일피십일타로 하소.”

아따, 고맙네. 꿔다논에게 우선 착수금 받았으니, 술 사줌세. 요새 서해안 병치가 풍어라데. 오늘은 그 꼬시름한 병치회에 쇠주 삼세.”

좋지. 굿!”

그날 클라우드 킴 덕분에 나는 갓 잡아온 병치에 소주를 얻어마셨다. 꿀 먹은 벙어리라고 이 글 처음에 클라우드 킴 흉본 것을 그래서 취소한다.

그런데 술만 취하면 왜 그러냐? 아스팔트가 벌떡벌떡 파도처럼 출렁댄다. 구청장에게 좀 따져야겠다. 무슨 놈의 도로공사를 이리 하느냐 말이다. 전봇대가 구부러져 이마를 깨면 한전 책임이고, 아스팔트가 파도처럼 일어나 이마를 치면 그 책임이 구청장, 아니 도로공사? 에라 모르겠다. 노래나 부르자.

그나저나 으, 취한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아니지 세상만사가 흥망중에.’ 아냐 그것도 아냐. ‘저기 저 무덤에 절세가인이, 영웅호걸이.’ 하여간에 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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