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ver
Cloud Kim
<쥐새끼야! 금강에서 죽은 물고기다. 이것도 녹색성장이냐? 이 사이코 패스야! 물고기들의 비명이 네 귀에는 녹색성장의 찬송가로 들리냐?>
여러 날 푹푹 찌더니 비가 오신다. 단비다. 논에서는 벼들이, 밭에서는 열무며 고구마, 고추 등 채소와 밭작물들이 좋아서 깨춤을 출거다.
단비가 목마른 생명을 보듬고 안아주듯, 힘 있는 자, 가진 자들이 어깻죽지에 힘 조금만 빼고 못나고 힘없는 자들도 숨 좀 쉬게 해주면 어쩔까?
하지만 기껏 해봐야 ‘시간제라는 이름을 바꿔 좋은 일자리로 생각하게 만들라’는 게 달구똥과 그 쓰레기 졸개들인 떨거지들의 한계다.
오래 전 우스개 얘기다. 어느 대학가 부근 대학생들의 하숙방이다.
“야, 너 어제 왜 늦었어?”
“응! Shot Time!”
“좋았겠다.”
“지상 낙원, 최고였지. Shot Time is Paradise, Best.”
그 말을 들은 하숙집 아줌마가 ‘Shot Time이 그리 좋은 거면 나도 한 번 하고 싶네.’ 했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시간제 일자리 이름을 ‘Shot Time!’이라고 하면 어떨지 생각할 때다.
“클라우드 킴! 문 열게. 쾅쾅쾅!”
누가 또 클라우드 킴의 사무실 문을 부술 기세다. 이름자를 거꾸로 하여 산월이라 부르는 월산이다.
“이 사람, 산월이! 클라우드 킴 귀머거리 아닐세? 사지 멀쩡하다가도 법정에 출두하면 수염 기르고 마스크 쓰고 휠체어를 타는 병신 정치가도 아니고. 불리하다 싶으면 꼭 잊어버리고 기억이 안 나는 치매 걸린 재벌 기업가도 아닐세. 조용히 문 두드려도 다 알아먹네.”
“미안하네. 내가 그만 흥분을 해서 말야. 어서 문 열게.”
“그래 무슨 일인가? 자넬 이렇게 아침부터 흥분을 시킨 게.”
“클라우드 킴! 이 세상 영원한 것은 없나보네.”
“뭐가 또 영원한 것이 없어서 그리 실망인가?”
“내가 지난 해 퇴직을 했잖은가? 40여년 봉직했던 직장을 그만뒀단 말일세.”
“그래, 다 아는 일이지. 참 박봉에 성실하게 근무했지. 그동안 수고했어. 진심으로 치하 드리네.”
“그런데 말이네. 직장에 있을 때는 미홍이가 뭐라했는 줄 아는가?”
“미홍이라니? 무슨 뜬금없는 미홍이가 나오는가?”
“아따, ‘윤창중이가 색시 엉덩이 움켜쥔 건 아무 것도 아니다’고 한 그 썩을 년 미홍이가 아닐 세.”
“그러니까. 윤창중이가 엉덩이 움켜쥔 게 부러워서 머리가 휘까닥 돌아버린 그 미홍이가 아니단 말이제?”
“내 각시 이름이 미홍이 아닌가? 그것도 정미홍! 이름만 생각해도 손오공이처럼 머리가 확 깨질라하네.”
“그래도 자네는 좋겠네. 엉덩이 움켜쥐는 걸 좋아하는 미홍이와 사니까. 아, 아차! 방금 한 말은 취소하겠네. 자네 미홍이는 그 색녀 미홍이가 아니니까, 속기록에서 지우세. 이상 도입 마치고 어서 전개 단계로 들어가세.”
월산, 아니 산월의 얼굴이 심상치가 않다. 속상한 일이 있어도 단단히 있는가 봤다. 그래서 더 이상 미홍이 이름으로 장난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아, 그러니까 말일세. 내가 직장에 있을 때는, 이따금 색다른 반찬은 물론, 잠깐 외출을 해도 손잡고 따라나선 미홍일세.”
“그랬지. 자네가 우리들 친구 중에 제일 금슬이 좋았지.”
“심지어 미홍씨! 내가 그리 좋은가? 하고 물으니 ‘Love You Forever!’ 영원히 사랑해요옹! 콧소리를 귀에다 날려주기까지 했네.”
“아이고! 그 정도까지였나? 달구똥. 아니 닭살 돋네.”
“그러던 미홍이가 변했단 말이네. 그것도 180도! 어젯밤 대판 싸웠네. 내 점심 차려주려고 집에 들어간다고 하자, 함께 놀던 동네 여인들이 ‘삼식이 새끼랑 산다’고 흉을 봤다네.”
남자가 하루 세 끼를 집에서 먹으면 ‘삼식이 새끼’, 두 끼를 먹으면 ‘이식 씨’, 한 끼를 먹으면 ‘영식 님’이라고 한단다. 그러면서 당신도 직장에 다닐 때처럼 아침 먹고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면 안 되느냐고 했다 한다.
“아, 직장에 있을 땐 화장실만 가도 따라올 것처럼 졸졸졸이더니, 이제는 삼식이 새끼라며 집을 나가라니 이게 무슨 조환가? 언제까지나, Love You Forever는 무슨 얼어 죽을 Forever인가?”
“어야, 월산이!”
상황이 상황인지라, 클라우드 킴은 산월이라 부르지 않고 월산이라 불렀다. 그것도 한껏 목소리를 죽여 점잖게 불렀다. 이 정도 진지한 분위기면 ‘The sun rises in the east’가 아니라, ‘The sun rises in the wast’다. 그렇게 해가 서쪽에서 뜰 정도로 진지한 목소리였지만, 그렇다고 이 글의 기조가 바뀌진 않는다. 클라우드 킴이 아무리 점잖고 진지하게 말해도 이야기의 흐름은 변할 수 없다.
“클라우드 킴! 정말 슬프네. 목욕탕 물이 시원하다고 하는 것처럼 믿을 년놈 하나 없는 세상일세. 얌전한 강아지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지만, 내 각시 미홍이가 그리 변할 줄 누가 알았나? 흐흐흑!”
마침내 클라우드 킴의 친구 월산이가 눈물을 보인다.
“어야! 참게. 이런 얘기가 있네.”
클라우드 킴이 산월이의 등을 토닥여 준 뒤, 얘길 하나 한다.
“어느 깊은 산골에 노총각이 노모를 모시고 살았어. 어느 날 노총각이 읍내 장에 갔지. 어느 레코드 가게에서 노래가 흘러나왔지. ‘언제 까지나 언제 까지나 헤어지지 말자고.’ 노총각은 노래가 재미있어 따라 불렀지. 그런데 다른 가사는 잊어버리고 ‘언제 까지나’만 생각이 났어. 그래서 그 대목만 계속 불렀지. 집에 와서도 계속 그 가사만 반복했지. 그러자, 방에서 듣던 노모의 가슴이 미어졌어. 그래서 한 마디 하셨어.”
“뭐라 했단가?”
“이 녀석아 ! 언제 까지기는 언제 까지노? 너 장가 가면 까진다. 고마해라. 그랬다네. 흐흐흐!”
“아따, 그건 한광옥이나 김경재, 한화갑이가 달구똥구녘 바라보며 언제 똥물이나 얻어먹을까? 하고 부르는 잡년가 아닌가? 언제 까지나? 언제 까지나? 한 자리는 언제 까지나? 이거 아닌가?”
“그렇지. 바로 그거야. 그러니까 언제 까지나, Forever는 없다는 말일세. 이 말 아는가?”
“또 무슨 말?”
“History is a lie. 역사는 거짓말이다. 라는 말?”
“내가 뭐 바본줄 안가? 간단히 말해 쥐새끼가 4대강을 똥물 저장소로 만들어놓고, 녹색성장의 모범사례라고 회고록에 쓰겠다는 거 아닌가? 가진 자, 사기꾼들의 기록이 역사, History 아닌가?”
“Good! 역시 자네는 이 클라우드 킴의 친구일세. 바로 그거야. 그래서 ‘History and Forever is a lie’ 역사도, 영원함도 다 거짓말이라는 걸세.”
“클라우드 킴! 그러면 난 앞으로 어떠하면 좋은가? 삼식이 새끼를 벗어나는 좋은 방법 없는가?”
“어야! 산월이! 자네는 미홍이를 데리고 살지 않은가? 그 미홍이가 그 미홍이는 아니지만, 이름만으로도 한 건 한 걸세. 오늘은 밤에 자네 미홍이의 엉덩이를 움켜쥐게. 미홍이가 창중이의 손길을 부러워하듯, 자네 역시 창중이처럼 미홍이 엉덩일 움켜쥐고 색다르게 즐겨보게. 그리고 속삭이게. ‘이제 내가 밥하고 빨래할 테니, 미홍씬 나가서 종일 죽 놀고 오시오. 날마다, 그리고 영원히. Every day, and Forever’ 그렇게 속삭이소.”
“야! 정말 클라우드 킴, 자네는 내 구세줄세. 고맙네. Thank you! and very much.”
“아따, 자네 발음까지 이젠 좋네. 영원히 그리 좋게. 주욱 Forever.”
세상사 그렇다. 쥐새끼가 회고록을 쓰는 세상이다. 그래서 잊지 말자. 625, 쳐부수자 공산당도 좋지만, Do not forget. ‘History and Forever is a lie’다.
잊지 말자. 역사도 영원함도 다 거짓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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