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에페소-1월 24일 오전
에페소 입구로 오르는 길에 ‘누가의 묘’라는 성경에 나오는 낯익은 이름의 무덤이 있었다. 누가는 ‘누가 복음’의 주인공으로 알고 있는데 무덤 주변의 풍광은 너무 황량하고 쓸쓸했다. 무덤이야 그렇다 해도 이곳이 정녕 그 번영을 구가했던 로마제국의 5대 도시의 하나였단 말인가? 그 화려했던 영광을 모르니 또한 비참한 몰락을 어찌 가늠이나 할 수 있겠는가? 무덤덤하게 그 돌무덤을 바라본 뒤, 엎어지면 코 닿을 에페소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에페소는 기원 전 13세기에 힛타이트 족이 쓴 비문에 나오는 아파사스(Apasas)를 현재의 에페소로 추측하며 이 도시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라고 한다. 그리스의 역사가이며 철학자인 타키투스(Tacitus)는 에페소는 아마존족이 기원전 1400년 경에 세운 도시라고 했다. 그 아마존족은 여인족으로 한쪽 가슴(유방)을 없앴다는 그 용맹스런 종족이라고 하는데, 이 기록에 따르면 실로 34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도시인 셈이다.
커다란 활을 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유방을 잘라낸 이 용맹스런 아마존 여인족을 기원 전 1100년에 이오니아족(그리스)의 아테네 왕자인 안드로클라스가 물리치고 새 도시를 건설하였다고 한다.
이 때 안드로클라스가 새 도시를 세우려고 델피 신전의 허락을 받으러 갔을 때, 생선과 산돼지와 불이 만나는 곳에 도시를 세우라는 신탁을 받았다고 한다. 그 장소를 찾는 중, 이곳에 이르러 생선을 구워먹는데, 마침 돌풍이 불어 바람결에 날린 불티가 산에 옮겨 붙어 산불이 났다고 한다. 이에 놀랐는지 숲에서 산돼지가 뛰쳐나왔는데, 이를 본 안드로클라스 일행은 바로 이곳이 신이 원하는 장소라며 산돼지 상을 세우고 도시를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도시 이름 에페소는 아빠소스(꿀벌)라는 당시의 이곳 족장 이름을 딴 것이라 한다. 또한 이들 이오니아족은 아르테미스 여신을 숭배하였는데, 그 믿음이 과히 맹신이었다고 한다.
이후 에페소는 기원 전 546년경 페르시아, 기원 전 334년에 알렉산더가 지배하였고, 알렉산더가 죽자, 그의 부하인 리시마쿠스가 파나이산 기슭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 그의 아내 이름을 따 ‘아르시노에’라고 개칭했다는데, 그가 죽자, 다시 에페소로 불렸다고 하니, 화무십일홍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인데, 현재의 에페소 유적이 바로 그 ‘아르시노에’ 라고 한다.
그 뒤 다시 에페소는 시리아의 지배를 받았고, 또 다시 주인이 바뀌어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되어 아시아의 수도가 되었고, 기원전 33년 로마 황제 안토니우스는 그의 정적 옥타비아누스(후일 Augustus로 개명함)와 대치하던 중에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이곳에 와서 보석과 화장품 등을 구입하며 여가를 즐겼다고 한다.
그것도 잠시 에페소의 주인은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황제가 되었고, 이때가 최전성기로 로마의 5대 도시가 되었으며, 다시 비잔틴 제국을 거쳐 오스만제국에 이르렀다.
그러나 6세기 경 대지진이 도시를 덮쳤고, 항구에 쌓인 진흙에서 이상번식을 한 모기로 인해 말라리아가 창궐하였고, 마침내 에페소는 화려한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여기서 잠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라는 아르테미스 신전과 그 아르테미스 여신 숭배의식의 기록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아르테미스 신전은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보다 4배나 크고 웅장하며 아름다웠다고 하는데, 태양이 지나가는 길에 이토록 아름다운 신전은 없노라고 칭송되었다 한다.
그 찬란한 아르테미스 여신 숭배 의식은 5월에 열렸는데 사람들은 의식을 치르는 날이 되면 좋아서 고함을 지르고 마침내 흥분하여 거리에 쏟아져 나와 울부짖었다고 한다. 이어 시작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들리고 분향이 시작되면 군중들은 더욱 흥분하여 미쳐 날뛰면서 수치스럽고 음탕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아르테미스 여신은 유방이 24개인 풍요의 여신인데, 그 아르테미스 상의 머리에 바벨론을 상징하는 바벨론 성의 모습을 장식하고 몸에는 사냥꾼 니므릇을 상징하는 사자, 호랑이, 사슴 등의 짐승을 부조로 새겼다고 한다.
그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가운데로 두고 24개의 유방 숫자에 맞춰 24명의 속살이 훤히 보이는 옷을 입은 여사제들이 앞장을 서고, 역시 24명의 남사제들이 고환을 당당하게 드러내놓고 뒤를 따랐다고 한다.
그 행렬은 아르테미스신전을 출발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거쳐 에페소 동쪽 마그네시아 문을 통해 입성 한 뒤, 체육관, 시장, 음악당을 지나 에페소 총독관저에 이르렀다. 총독관저 앞에도 아르테미스 여신상이 있었는데, 그 두 여신상이 만나는 순간 군중들의 열광은 절정에 이르렀고, 이 때 총독이 나와 아르테미스 여신상에 경배를 올렸고, 아르테미스 여신상은 계속 이동하여 크레테 도로를 지나 셀수스 도서관 앞에 이르고, 거기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항구로 향하는 대로를 따라 부두에 이르렀다.
부두에서 희생의 제사를 올렸는데, 24마리 황소의 고환을 잘라 아르테미스 여신의 목에 걸면 관중들은 다시 미친 듯이 열광하며 통음을 하였고. 반라의 무용수들은 음악에 맞춰 격정적인 발리춤을 추었다. 고환이 잘린 소들은 제단에 바쳐지고 이어 축제는 환락의 극치에 달했다 하니, 그 날의 흥분과 광란을 짐작하여 볼 뿐이다.
<에페소 들머리에 도착하자 폐허의 무덤이 첫 마중을 한다.>
<성 누가의 무덤이라고 한다>
<한국말로 설명이 있다>
<무덤 주인이야, 천국에 있겠지만?>
<이 건물은 당시 예배처로 사용된 건물이라고 한다>
<에배소, 에페소, 그러니까 애를 배는 곳, 애를 패는 곳?>
<안내도>
<들머리에서 바라 본 왼쪽>
<들머리에서 바라본 오른쪽>
이제 본격적으로 에페소에 들어갑니다.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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