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에페소 가는 길-1월 24일 오전
보름달처럼 도톰하게 솟아오른 요염한 복부, 제 2의 성기라는 배꼽을 환히 드러내고 풍만한 엉덩이를 격렬하게 흔드는 발리 춤의 현란한 동작은, 젖을 먹이고 아기를 품에 안는 모성애의 표현이라고 했다. 또한 신전에서 다산을 상징하는 제사의 의식이기도 했던 춤이라고 했다. 선사시대 다산과 출산을 맡은 여신이 키벨라인데, 젖 크고 엉덩이 큰 토기는 바로 그녀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제 파묵 칼레도 안녕이다. 길가의 항아리 가게에 그 키벨라 여신의 크고 작은 토기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이제는 잊혀진 다산과 출산의 추억을 반추하며 동쪽에서 온 나그네에게 ‘규나이든! 바이바이’ 하며 풍만한 발리춤을 보여준다. 잠시 헛것을 보는 거지만 어지럽다.
어젯밤 일행 중에선 발리춤을 본 사람도 있었나 보다. 발리춤 추는 무희 이야기를 들으며 키베라 여신의 토기를 발리춤 추는 무희로 착각하다니? 그래서 착각은 자유라고 했겠다.
아무튼 파묵 칼레를 벗어나 에페소를 향해 간다. 지나는 길에 지붕에 병이 거꾸로 세워진 전통마을을 지나쳤다. 혼기를 앞둔 처자들이 있는 집에서 그 병을 지붕에 세워놓으면(처녀는 바로, 재혼녀는 거꾸로) 역시 결혼을 원하는 총각이 돌을 던져 그 병을 깨트린다는 것인데, 지금은 이런 전통을 지키는 마을이 흔치 않다고 했다.
파묵이 목화라는 말처럼 여기 파묵 칼레의 리쿠스 평야는 온통 목화밭이라고 했다. 계절이 겨울이어서 목화와 옥수수의 마른줄기만 쓸쓸하게 평야를 지키고 있었다.
이따금 지나치는 길가에 마치 둥근 공처럼 수형이 잡힌 소나무들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알렉산더가 마케도니아에서 가져와 심었다고 해서 알렉산더 소나무라고 했다.
너른 들판으로 눈을 돌리면 무화과와 석류, 오렌지 과수원이었다.
산 밑, 들판 여기 저기에서 하얀 김이 물씬물씬 솟구쳐 오르는데 부할켄트라는 수증기 도시라고 했다. 화산에서 수증기가 분출하는 것처럼 땅속의 뜨거운 수증기가 솟아오르는 거라고 했다.
그렇게 3시간을 달려 마침내 오늘 목적지인 셀축 땅 화려했던 고대 도시, 지금은 폐허로 변한 에페소에 도착하였다.
<파묵칼레의 온천장>
<드넓은 리쿠스 평야의 목화밭-지금은 마른 줄기만 보인다>
<희끗희끗 보이는 게 목화의 흔적이다>
<작은 도시를 지난다>
<가로수>
<알렉산더 소나무>
<상점>
<교차로>
<과수원>
<끝없이 이어지는 과수원>
<올리브 나무>
<이제 셀축 땅 고대 도시 에페소에 도착했다>
'나라 밖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집트, 그리스, 터키 여행기 26 (0) | 2008.05.25 |
---|---|
이집트, 그리스, 터키 여행기 25 (0) | 2008.05.15 |
이집트, 그리스, 터키 여행기 23 (0) | 2008.05.02 |
이집트, 그리스, 터키 여행기 22 (0) | 2008.04.30 |
이집트, 그리스, 터키 여행기 21 (0) | 2008.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