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4월에는
4월에는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늘어진 그 가지에 걸린
무정세월이 물결에 어리고
강둑길 달려가는 자운영 꽃 그림자 어리고
어미 찾는 목매기의 울음이 어리고
햇살도 바람도 흰구름도 어리고
사라져버린 그 세월이 그렇게 어리고 어리고
4월에는
침침한 눈인들 바늘귀 못 꿰랴?
삼단 같던 그 머리카락 수건으로 질끈 동여
흰머리에 동그란 똬리 얹어
길게 늘어진 한 가닥 지푸라기 입에 물고
평생 밟던 그 논길 밭길 지나
점심광주리 이고 오시던
봄 햇살에 검게 그을린 얼굴
어머니!
산등성이 묏등에 할미꽃이 허리 구부렸다.
저 활활 타는 심심산천 진달래꽃불
오늘이사 불 환히 밝혀라.
온 산천 환하게 불 밝혀라.
* 똬리 : 짐을 머리에 일 때 머리에 받치는 고리 모양의 물건인데 짚이나 천을 틀어서 만든다.
그리고 4월에는
이 어머니의 눈물도
닦아주는
그런 달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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