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운당 2008. 5. 17. 11:48
 

 <한겨레 신문 그림판 슬쩍했습니다>

 

 

<시>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

지진도 함께 와

솔직히 부처님께 서운했다.


소양감댐보다 130배나 큰 댐을 막았다니

그 물밑에 깔린 땅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래로 꺼지고 꺼지다보니

그 빈자릴 메워야지.

티벳판이 스촨성판을 탁 쳐버렸단다.

부처님 탓이 아니다.

인간의 탐욕이 빚은 결과지. 인재야, 인재!

애꿎은 민초들, 허술하게 지어놓아 무너진 학교 건물

그 밑에 깔려 숨을 거둔

우리 아이들은 누가 위로하냐?


광우병 걸릴지도 모르는 소

그 위험한 미국소를 왜 수입하느냐니까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니 먹으라고?

너나 먹으라고 하자

소비자가 안 먹으면 되고

수입업자가 안 수입하면 되고

되고, 되고, 되고….

도대체 이 나라가 누구 것이냐?

그 잘난 CEO라매?

비싼 세금 내서 고용한 CEO가 광우병 걸렸냐?


그건 그렇고

전두환 5공 때도 아닌데

초중고와 싸우는 교육관료들은 또 뭐냐?

이제 개나리도 졌건만

푸른 5월에 개나리는 왜 또 피느냐?

미친소 죽으면 쇠파리 끓는 거야 당연하지만

개나리는 또 무어냐?

어느 해라고 활짝 웃었을까만

유난히도 슬픈 2008년 5월 스승의 날이다.

그 스승의 날에 제자를 경찰에 인계하더니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틀 뒤인 오늘 5월 17일

촛불 시위장에 나온다는 천명의 교육관료들은 또 누구냐?

스승이 개나리가 되는 암울한 날이다.


날 새기 공부 허울 좋은 자율학습(타율학습이겠지)

한줄 세우기 평가 공개(이제 창의성은 미친소 줬냐?)

아카시아며 라일락 향기

모란꽃 피는 5월에 쇠파리 끓는 개나리꽃이 핀다.


깔리고 깔리면, 아래로 꺼지고 꺼지면

그 빈자릴 무엇이 메울까?


개새끼 나으리꽃이 핀다.

 

<아래 그림은 출처를 잘 모릅니다. 역시 슬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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