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룩소 신전-1월 18일 오후
룩소 신전은 까르락 신전에서 지척이었다.
그 까르락 신전과 룩소 신전이 이어지는 길에 스핑크스들이 두 줄로 도열하듯 늘어서 있었다. 그 길을 통해 파라오의 왕비가 일 년에 한 번 오고 간다고 했다. 위대한 파라오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석상이 일년에 한 번 오는 사랑하는 왕비 네페르타리를 기다리며 그렇게 스핑크스가 두 줄로 늘어선 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들이 100명, 딸이 50명이었다는 그 위대한 람세스 2세의 가족상이 빙 둘러 있는 신전, 황금 마스크의 투탕카멘 내외의 신전, 침략자 그리스인에 의해 멤논의 거상이라고 이름마저 바뀌어져버린 아멘호프 3세의 신전 등 쭉 이어져 있는 여러 파라오의 신전을 차례로 살피며 들어가니 맨 안쪽에 아무나 신을 모신 가장 성스러운 신전이 있었다.
마침내 룩소를 함락하여 이집트 정복의 대업을 이룬 알렉산더는 편안하고 따뜻한 잠자리를 거절하고 이곳 룩소의 아무나 신전을 자신의 침소로 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신전의 아무나 신을 모신 방에서 이집트 신하들을 만났다고 한다. ‘너희들 가장 위대한 신을 내 발로 밟고 있노라. 그러니 나야말로 진정 위대한 신이다.’ 뭐 그런 생각이었을 게다.
그 정복자 알렉산더도 젊은 나이에 요절하였으니, 인간의 만용은 어디까지일까? 고대 이집트인들의 회한이 서린 룩소 신전의 파란만장한 역사의 흔적, 이제는 엉거주춤 생뚱맞게 보이는 석상들을 뒤로하고 나왔을 때다.
자그마한 여자 아이가 보따리에 기댄 채 길가에 앉아 손가락으로 종이를 만지작 만지작 거리며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발도 신지 않은 더 꾀죄죄한 여자 아이가 또 그 옆에 앉아 한동안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그 옆, 잎이 무성한 오렌지 나무에서는 참새 떼들이 온통 시끄럽게 짹째 거렸다. 잠시 뒤 신발도 신지 않았던 아이는 참새처럼 어디론가 가버리고, 갈 곳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던 보따리에 기댄 아이는 지금까지도 내 맘속에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마음이 울적해진다. 버스 차창에 하염없는 눈길을 두고 다시 나일강가로 나왔다. 이내 나일강에 어둠이 내린다.
이것도 평생의 호사이리라. 그 나일강가에서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 시장을 한 바퀴 돌아 나왔다.
<룩소 신전>
<오벨리스크와 람세스 상이 말없이 앉아있다.>
<나일강에 올챙이를 낳아 홍수를 일으키는 아무나 신의 형상>
<신전 벽 여러 곳에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아무나 신의 형상이 있었다.>
< 맨 안쪽까지 들어갔다가 되돌아 나오면서 사진을 찍었다. 가장 안쪽 깊숙한 곳을 차지한 아무나 신의 신전>
<아무나 신의 방, 알렉산더가 발로 밟고 서서 이집트 왕과 신하를 만나던 장소>
<조금 나오면 람세스 파라오 가족들이 큰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조금 더 밖으로 나와서 자리를 차지한 투탕카멘 파라오 내외라고 했다>
<파라오의 몸체에 새겨진 암각화와 문자가 독특했다>
<이제 밖으로 나왔다.>
<한 발로 서 있는 파라오>
<오벨리스크와 파라오 람세스 2세>
<다시 정문으로 나왔다.>
<룩소 신전 앞의 스핑크스의 길, 까르락 신전과 이어진 길이었다.>
<하염없이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리던 이집트 소녀>
<김가네 식당>
<마차를 타고 돌아본 시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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