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 여행기

동유럽 기행시 6

운당 2007. 9. 29. 22:26

6. 체스키크롬로프 성

 

체스키 크롬로프는 보헤미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래

태극문양처럼 휘돌아 흐르는 강은

볼타가 강이래

그 볼타가 강을 안고 성벽을 쌓은

체스키 크롬로프 성은

1250년에 세워진 체코의 2대 성으로

비치코넨 가문 5개의

장미 문장이 새겨져 있거든

그 뒤로 로잔베르크, 합스부르크, 에겐부르크

이름만 듣고도 알만한 가문을 거쳐

지금은 체코가 소유하고 있대.

 

그까짓 성의 주인이 누구인 게 무어 중요하냐고?

그래, 맞아. 하지만

엽서 그림에 나오는 멋진 마을 풍경

성벽에 올라 바라보니

거 있지?

전장에 나가 승리한 뒤 말 위에 높이 앉아

백성들의 환호를 받으며 성으로 돌아오던

그 날의 성주가 바로 나인 거야.

꽃님이 당신도 기억나지?

당신이 성벽 작은 창문에서

장미가 수놓아진 손수건을 흔들었잖아

 

우리 체스키 크롬로프 성은

태극문양으로 휘돌아 흐르는

볼타가 강이 있어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하던

천연의 요새이기도 했잖아

나는 당신을 보고 망토 다리에서

칼을 높이 빼어 들었지

그 때 당신이 장미꽃 문양이 새겨진

손수건을 던졌지

꽃잎처럼 하늘하늘 날리며

환호 인파의 머리 위로 떨어지던

장미꽃 수놓아진 손수건

 

여행객들은 체스키 크롬로프 성을 찾아와

어두컴컴한 지하 돌방에 들어가

순이째라고 부르는 감자에

카레 스프, 스테이크 한 조각

후식으로 에플 파이를 먹고

전쟁터에 나가지 않을 때면

우리가 함께 거닐던 추억의 정원

바로크 정원에 들려 잘 가꿔진 꽃과 나무

연꽃이 아름다운 연못에서

오리 떼와 놀다 가지만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나는 잊을 수가 없어

내가 말 타고 전장을 달려

승리의 꿈을 꾸는 건

성벽 창문에서 당신이 던져주는

그 장미 수놓아진 손수건 때문이었어

 

작은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나중엔

이 세상의 함성이 되듯

꿈은 커야 좋다지만 난 안 그랬어

난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한 장의 장미꽃 손수건이면 되었거든.

그랬거든.

<체스키크롬로프 성의 입구 망토 다리-오랜 세월 성을 지켜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망토 다리를 지나면 중세의 집들이 반긴다. 벽화가 멋있다.>

<조금 더 걸어가다 잠시 멈춘다. 보헤미아 사람들 유모어 감각이 뛰어난 개구쟁이들이다.>

<성의 중앙 광장이다. 사암의 조각에 푸른 이끼가 청동빛이었다.>

<지금은 쉬고 있는 성을 지켰던 대포>

<성루에 올라 보헤미아 꽃님이들이 살고 있는 마을 풍경을 본다. 한 장의 그림엽서다.>

<성의 맨 위쪽에 위치한 바로크식 정원의 분수상>

<평화시에는 이곳이 바로 지상의 낙원이고 천국이었으리라.>

<더 올라가니 수련이 활짝 핀 연못이 있다. 오리 떼가 평화롭다.>

<왼쪽에 보이는 탑이 체스키크롬로프 성의 망루다.>  

<성을 들고나는 다리 난간의 왕녀상. 망루의 창문에서 장미꽃 손수건을 던진 꽃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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