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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해인사 백련암 원택나무

합천 해인사 백련암 원택나무 해인사에 갔다면 다 나름대로 연유가 있을 것이다. 불자라면 불자여서, 나그네라면 나그네여서 갔을 것이다. 교과서의 팔만대장경을 만나러 갔거나, 홍류동 계곡의 흐르는 계절을 보러 갔을 것이다. 또 한 번 가면 여러 번 가는 곳도 있고, 한 번 갔기에 두 번 가지 않는 곳도 있다. 어찌 그 숱한 사연을 두루두루 살필 거며, 굳이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하지만 해인사의 백련암은 꼭 한 번 더 가고 싶은 곳이었다. 처음 길에 암자를 품은 산세의 수려함에 놀라 한동안 숨까지 멈추고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마치 관세음보살이 앉아있거나, 알을 품은 봉황인 듯 그 범상치 않은 신비로움 때문이다.해인사 일주문 지나 오솔길로 접어들어 2Km의 오르막길을 천천히 걸었다. 마침내 두 번째 백련암을..

화순 만연사 만연 배롱나무

화순 만연사 만연 배롱나무 화순 만연사는 선사 만연이 세운 절이다. 절을 품은 나한산을 만연산이라 부르는 연유이다.세상의 가장 작은 수가 허공을 넘어 청정이고, 이는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음이다. 또 가장 큰 수가 불가사의를 넘어 무량수이니, 이 또한 셀 수도, 알 수도 없음이다. 그렇게 세상의 가장 작음부터 가장 큼까지를 아우르는 말이 만(萬)이다. 광활함을 노래하는 ‘기러기 울어 애는 하늘 구만리’에서 하늘은 청정이고 무량수인 ‘만’이며, 기러기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온갖 생명이고, 삶의 인연인 ‘연’이다.넓고 깊은 연못이란 만연(萬淵)은 또 알 수 없음의 인연인 만연(萬緣)이기도 하다. 세상살이가 볼 수도, 느낄 수도, 셀 수도, 알 수도 없는 인연이니, 만연사는 만 가지 인연..

개혁 공포정치 폭군 네로

개혁 공포정치 폭군 네로 어떤 폭군도 처음부터 폭군 소릴 듣진 않았다. 폭군의 대명사 네로와 히틀러, 무솔리니, 도조 히데키에 연산군, 광해군 등 그 제왕 놀이를 즐긴 사이코패스에 소시오패스들도 처음부터 ‘나 폭군이야’라고 하지 않았다.네로는 서기 37년 12월 15일 로마제국 제3대 황제 가이위스(칼리굴라) 황제의 외조카로 태어났다. 초대 황제 가문 핏줄인 악랄한 성격의 아버지 그나이우스는 서기 41년 네로가 네 살 때 죽었다, 이에 어머니 소 아그리피나는 제4대 황제이자 자신의 삼촌인 클라우디우스와 재혼했고, 네로도 클라우디우스의 딸 옥타비아와 결혼하여 사위이자, 양자가 되었다.서기 54년 클라우디우스가 독살되자, 17세의 네로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로마 제5대 황제가 되었다. 즉위하며 스승인 철학자 ..

칼럼 2024.10.07

함양 지곡면 개평마을 처진 당송

함양 지곡면 개평마을 처진 당송 함양은 양반 씨족이 모여 살던 영남 유림의 고을이니 흔히 좌 안동, 우 함양이라고 일컫는다. 또 함양의 그 대표 반촌이 지곡면 개평마을이다.개평은 마을을 감싼 서북쪽 도숭산(1041m)의 두 골짜기에서 흘러온 지곡천과 평촌천이 만나는 곳의 삼각형 터이다. 마을 이름 개평은 도숭산의 산 모양과 지곡과 평촌의 두 물줄기를 본뜬 개(介)자 모양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예전엔 개화대 또는 개우대 마을이라고 했다 한다. 사람으로 치면 아랫배이니 풍성하고 넉넉한 출산의 터이다.또 육십령을 내려온 남강이 서상, 서하면을 지나 지곡면에서 이 개자 모양의 지곡과 평촌 두 물줄기를 두 손으로 받으니, 도숭산이 감싸주고 남강이 품어주는 평(平)안의 터이다.개평마을은 오래전 경주 김씨 등이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