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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향산 보현사 통일 향나무

운당 2024. 12. 20. 07:51

묘향산 보현사 통일 향나무

 

평양북도의 묘향산은 높이 1,909m로 동쪽 금강, 서쪽 구월, 남쪽 지리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산이다. 신기신묘 아름다우며 우람하고 웅장하다. 또 태백산, 향산이란 이름도 있다.

삼국유사의 태백산 기록이다. 이곳에서 환웅이 준 신령한 쑥 한 줌과 마늘 스무 쪽을 먹고 곰이 여자가 되어 아들을 낳았으니 곧 단군이다. 여기 향로봉의 남쪽 기슭의 바위동굴이 그 단군굴이다. 단군대는 단군이 활쏘기 연습을 한 곳이고 천주대는 과녁이다.

향산은 불교에서 공덕을 쌓아 공경심을 일으키는 계향(戒香), 향기를 맡듯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문향(聞香), 나눔의 향인 시향(施香)을 뜻한다. 이 세 향은 바람을 거슬러서도 풍기니 이 세상 으뜸 향인 묘향(妙香)이고, 그래서인지 묘향산에는 향나무와 동청(감탕나무) 등 향기로운 향목이 유난히도 많다.

1216년 고려 고종 3년에 거란의 금산과 금시 두 왕자가 아아와 걸노에게 수만의 군사를 주어, 이들이 압록강을 건너 묘향산에 이르러 보현사를 불태웠다. 이에 김취려 장군과 고려 군사는 묘향산 서쪽 남강에서 그들을 크게 무찔렀다.

1042년 고려 전기에 세워진 이곳 보현사는 서산대사 휴정과 사명대사 유정이 임란 때 의승을 일으킨 곳이다, 묘향산 일대 일천오백여 명의 승병에게 활과 창, 칼쓰기와 병서도 가르쳤다. 또 서산대사가 입적한 절이며 그의 사리가 있다. 여기 수충사는 두 대사와 처영대사의 사당으로 세 분의 영정과 유물이 있다.

서산대사의 제자인 처영은 1,000여 명의 승병을 이끌고 권율과 함께 1592년 금산 배고개전투에서 승리하고, 15932월 수원 독왕산성에서 왜장 우키타를 물리쳤다. 또 행주대첩은 임진왜란 발발 최대의 승첩으로 처영은 절충장군의 직함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여기 보현사의 소중한 보물은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인쇄본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각이다. 남과 북의 통일이 곧 팔만대장경의 하나 됨이니, 비록 지금은 경판과 경서가 둘로 나뉘어 있지만, 언젠가는 하나가 될 것이다. 이치가 그러하니, 우리가 무엇이 되어 어디서 다시 만나랴? 라는 걱정은 부질없음이다.

또 보현사 대웅전 앞, 연꽃무늬 등이 새겨진 높이 8.58m813층 석탑은 신묘한 향기산인 묘향산의 비경과 어울려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평화롭다.

그리고 6·25 때 불탄 금강산 유점사의 동종이 이곳에 있다. 이종은 1469, 22천 근의 구리를 녹인 것으로 북한의 국보이다. 높이 2.1m, 몸통 지름 4.1m, 무게 7.2t으로 걸고리는 두 마리의 용틀임이다. 몸통 위쪽에 연꽃과 범어 무늬, 아래쪽에 보살상과 제조연대, 종명 등이 새겨져 있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범종으로 울려 퍼지는 종소리가 아름답고 장중하다.

무엇보다도 묘향산은 희귀 동식물의 보고이자, 서식지다. 우수리곰과 영양, 해충을 잡는 희귀한 청조, 150여 미터를 나는 날다람쥐, 꼬리털로 붓을 만드는 청서가 서식한다. 온갖 산나물과 인삼, 지치, 삼지구엽초 등의 약초가 풍성하다. 또 평안도, 강원도, 황해도, 경기도에서 자생하는 겹산철쭉인 두봉화가 보현사 불영대 앞마당에 지천이다. 또 상원암의 수령 600년 소나무, 150년 들메나무가 향기롭다.

그리고 보현사 천왕문 옆 450년 된 두 아름 산뽕나무, 대웅전 옆 한반도 모습으로 잘 자란 향나무가 있다. 공덕, 경청, 나눔의 향기인 묘향은 바람을 거슬러 향기를 풍긴다 했다. 이 한반도 향나무에 어찌 휴전선과 이념이 있을까? 민족화합과 번영, 통일의 향나무임이 분명하다.

묘향산 보현사 통일 향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