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시인 김삿갓

김삿갓 대선 방랑기 2022. 2. 3

운당 2022. 2. 3. 08:22

이재명

김삿갓/ (죽장에 삿갓, 바랑을 둘러매고 나오다, 걸음을 멈추고 시 한 수 읊는다)

 

군과 아군으로만 나누는 눈 하나뿐인 외눈 잡신 도리도리 청계신

쪽 눈 맹박이 청계신과 버금가나 낯바닥 넓은 건 비교불가

기야 남이사 궈먹든 삶아먹든, 점을 쳐 먹든 굿을 하고 먹든

이야 멍이야 할 필요 없고, 깨를 벗든 말든 그것도 지 놈 맘이지만

만 그래도 꼴에 대통령이라니, 통장은 커녕 십장도 안 돼, 도리도리

이 곧 법이다 우쭐! 선제타격, 사드배치! 무슨 말인지, 처지나 알고 씨부리는지

연한 인간의 부끄럼조차 모르니 그게 사람이냐? 쩍벌어 찢어진 빈 깡통이지

 

젊은이 1/ ! 시가 참 멋져요. 그러니까 삿갓 어른이시군요. 어제 친구들에게 들었지요.(휴대폰을 꺼내 인증샷을 한다.)

김삿갓/ 허어! 젊은이들 고마워요. 젊은이들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는 법이라오.

젊은이 2/ (달려와 삿갓과 함께 인증샷을 한 뒤) 삿갓 어르신! 우리도 잘 압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면서 토론을 무서워하는 자의 교활한 흑심을 어찌 모르겠어요? 자신의 정책과 비젼을 보여주는 게 토론인데, 적어준 쪽지나 읽는 꼭두각시 빈 깡통을 어찌 선택하겠어요?

노인 1/(지나가다 젊은이와 김삿갓의 대화를 듣고) ! 우리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독재정치의 폐해를 잘 알고 있다오. 그런데 죽으면 늙는다는 말처럼 어이상실한 노인들이 좀 있지요. 하지만 정신이 올바른 노인들도 많으니, 어찌 무속주술을 신봉하는 점쟁이에게 표를 주겠소? 그러니 너무 걱정 마시오. 다만 그 어이상실의 일부 노인네들. 쯧쯧쯔, 그저 어여삐 여길 뿐이오.

김삿갓/ 그런데 엊그제 신랄한 풍자로 내 입을 벌어지게 하는 명사들의 명언이 있더군요.

젊은이 3/ (역시 달려와 인증샷부터 한 뒤) ! 김남국 민주당 의원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말이군요.

김삿갓/ ! 그래요. 그래. 그 젊은이들이 맘에 들었다오.

젊은이 1/ 제가 그걸 다시 보여드릴게요.(휴대폰을 꺼내 들려준다)

황교익/ 윤석열이 사드를 구매하자네요. 사드 구매는 국내에 사드를 배치할 때에 이미 검토를 했지요. 사드는 비싸기만 하고 성능은 확인이 안 되지요. 우리에겐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인 L-SAM이 있지요. 윤석열은 거지 깡통도 미제가 좋다는 시대의 사고방식이니 그런 낡은 머리로 언제 자주 국방을 이루겠어요. 부동시 눈이라서 그런지. 아무튼 그 눈 때문에 병역면제는 받았어도 국방은 안경이라도 쓰고 동시 눈으로 봐야지요. 그냥 부동시 눈으로 보고, 아무 말이나 막 던지면 되겠어요?

김남국/ 그러게 말야.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도 사드 추가배치 필요없다고 했지요. 암튼 생긴대로 보고 생각 없이 막 말을 던질 거면 차라리 아이언맨도 배치하겠다고 해야지.

젊은이 2/ 원더우먼과 슈퍼맨, 스파이더 맨도 추가요.

젊은이 1/ , ! 헐크, 울버린, 토르, 캡틴 아메리카도 추가요.

황교익/ 흐흐흐!(잠깐 웃더니)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얻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 해결하겠다고 하니 어이가 없어요.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017년부터 4년 간 약 15595억 원의 흑자를 냈지요. 국내 외국인이 우리 밥상에 여러 음식을 올려주고 있어요. 그럼에도 윤석열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로 외국인을 모욕했지요. 그런 빈깡통에 외국인 혐오감을 가진 인간은 통장도 시키면 안 되지요.

노인 1/ 통장? 통장은 아무나 하나요? 그런 졸렬한 자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토리에게 개사과나 주고 개똥이나 핥으면서 살아야 해요. 하이고, 그놈의 왔다리 갔다리 도리도리를 보면 내가 다 정신이 없어요. 무슨 흔들건들 모가지 치매에 걸린 것인가?(화가 나는지, 목소리가 높아진다)

김삿갓/ 내가 유랑 시절 해질 무렵 밥 한 그릇 얻어 먹으려 어느 서당에 갔다가 쫒겨난 적이 있지요. 그때 시 한 수를 썼는데.

젊은이 3/ , 그 시요. 제가 알지요.(시를 읊는다)

‘생도는 지미십(生徒之未什)이요, 선생은 내불알(先生來不謁)이다’ 이 시 맞지요?

김삿갓/ 허어! 맞지요. 맞아요!

노인 1/ 석열이 그마가 그 무속점쟁이 몇 놈 믿고 너부죽한 낯짝 쳐들고 까부는 모습이 바로 지미십 내불알이군요. 허허허!

김삿갓/ 허어, 허어, 그래도 내 살던 땅의 후손들인데, 더 이상 언급은 사절하겠소.(손을 내젓는다). 그러나 한 마디는 하고 싶소. 사드나 선제타격이 백성을 죽음으로 내모는 미친짓이라면 지역감정, 이것은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오.

노인 1/ 삿갓 어르신! 맘이 심란하니 그 지역감정을 경계하는 시나 한 수 들려주시오.

김삿갓/ 그럽시다.(시를 읊는다)

 

난 일제 강점기 경북, 강원 산골 사람들 전북 김제땅으로 와서

사의 주인으로 뼈와 살, 지문이 뭉개지게 갯땅을 개간하여

사한 마음으로 집과 땅 얻어 눌러 살았으니 김제만경 외애미들

확히 말하면 그 외애미들은 전북 땅이 아닌 강원경북 땅인 게지

혁거세 신라에게 나라 잃은 가야의 김해 김씨 백제 땅으로 왔으니

확히 말하면 한반도 백성에게 니땅 내땅 어디 있고, 어디 살면 어쩐다오

한하다 망국적인 지역감정 선거판만 되면 도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