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내가 소풍을 떠난지가 어언 159년인데, 그래도 인심은 변하지 않았구나. 을지로 사는 백성에게 설날 떡국 한 그릇 잘 얻어 먹었으니 세뱃돈 대신 시나 한 수 읊어 답례해야겠다.
이 세상 떠난지 어언 159년, 인걸은 온데 간데 없겠지만
썩어도 준치인데 의구하다던 산천도 땅속까지 낯설구나
을지로 백성집에서 그래도 떡국 한 그릇 잘 먹었으니
국가도 책임 못진다던 가난한 백성, 인심은 아직 남았더라.
민심이 천심인데 자칫 국민의 힘이라고 으스대니 암덩인가, 짐덩인가
의로운 척 똥 냄새 풍기는 인간말종들 그 인면수심 패악질은
암튼 소행으로 봐서는 가마솥에 삶는 팽형이 마땅하나
당근과 채찍이니, 회개만 한다면야 어찌 용서 안할 손가?
젊은이 1/ 아니 삿갓 어른! 뭘 그리 중얼중얼 거리세요?
김삿갓/ (삿갓을 잡고 고개를 숙이며) 아, 아니오. 그저 노래 한가락 했소이다. 미안하오
젊은이 2/(젊은이 1에게) 야! 남이사 중얼거리던 노랠하던 참견말고 그 대장동 얘기나 마저 하자. 그러니까 윤석열이가 대장동 사건의 책임이 이재명이다. 그런 확정범하고는 토론도 못하겠다고 했었잖아. 그런데?
젊은이 1/ 그랬지. 그런데 그게 아니다 이말이지. 대장동 사건의 시초가 된 화천대유의 주요 설계자 남욱이 ‘(이재명)은 아유,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했다니까. 한마디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말이지. 그리고 오히려!
젊은이 2/ 오히려 화천대유의 대표 김만배가 ‘윤석열이는 형(내가)이 가지고 있는 카드면 죽어’라고 했다니까.
젊은이 1/ 야! 이거 환장된장하겠네. 우리 젊은이들을 그리 감쪽같이 속이다니. 그러니까 윤석열이가 우릴 보고 도리도리 한 건 ‘약오른 건희? 메롱! 약내린 건희? 메롱!’ 쌩까는 것이었구나.
김삿갓/ (젊은이들에게) 이보오. 젊은이들! 젊은이는 이 나라의 미래이자, 희망이오. 내가 죽은지 159년만에 세상에 다시 나와 오늘로서 이틀째오. 하지만 단박에 알것소. 그 윤석열과 김건희의 행태가 공정과 상식이 아니오. 더욱 주술인가, 무속을 신봉하니, 얼 빠지고 넋 나간 자요. 그런데 어찌 그들 부부에게 나라 살림을 맡기려 하오? 젊은이들! 정신 차려야 하오.
젊은이 1, 2/ 그러게요. 우리 2,3십대가 6,7십대와 힘을 합쳐, 4,5십대를 포위하라던 놈의 말도 생각해보니,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손녀와 힘을 합쳐 아버지 어머니를 공격하라는 말이오, 그러니까 인륜, 천륜을 무시하고 불효막심한 짐승이 되라는 말인 거지요.
김삿갓/ 바로 그렇소. 가족을 이간질하고, 인륜도덕을 이용하는 인면수심의 자가 분명하오. 또 선제타격은 전쟁을 부추기는 것이오. 전쟁이 일어나면 젊은이는 전장에서 죽고, 힘없는 노인, 여성, 어린이는 굶어 죽는다오. 세대포위론이니 선제타격 같은 말은 인명을 파리 목숨으로 여기는 살인마들이나 하는 소리라오. 내가 유랑하던 그 시절, 못된 정치에 내쫒겨 굶어 죽은 백성들, 그 파리가 들끓는 길거리 시신을 내가 묻어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오.
(김삿갓 시 한 수 읊는다. 자신이 유랑길에 쓴 ‘노상견걸인시’이다.)
‘성도 이름도 고향도 모를 그대 시체 위에
파리는 달라붙어 왕왕거리고
저녁 까마귀 외로운 혼을 부르며 날아간다.
한 동가리 짧은 지팡이는 그대 남긴 단 하나의 유물이요
두어되 남긴 쌀은 그대 생시의 전 재산이구나
내 앞 마을 여러 무리에게 한 마디 말 전하니
몇 삼태기 흙을 담아다가
이 불쌍한 시체의 풍상이나 가려주라.’
어허! 쯧쯧쯧!(연신 혀를 끌끌 찬다)
세상이치가 그러한데도, 가족을 이간질 하고 전쟁을 부추기는 그 가증스런 놈들을 당장 이 지팡이로 그냥….(김삿갓 지팡이를 힘껏 들었다가 땅바닥을 쿵 친다.)
젊은이 1, 2/ (김삿갓에게 머리 숙여 절하며) 삿갓 어르신! 우리 젊은이들도 잘 알아요. 우리가 어찌 할아버지 할머니를 꼬드겨 아버지 어머니를 포위공격하겠어요. 알고 보니 우리에게 그말을 한 자가 무슨 성상납에 관한 약점이 잡혔다고 하더라고요. 김건희 말처럼 보수는 댓가를 준다니까 우리에게 보수 대신 그 말을 준건지, 아님 저 살려고 급한김에 아무말 대잔치로 개차반 소릴 했나 봅니다. 아무튼 저희가 대신 용서를 구하겠습니다.
김삿갓/ (흐뭇한 웃음으로) 하먼! 하먼! 내 잘못을 빌고, 나아가 남의 잘못도 대신하여 용서를 비는 게 용기라오. 보기 좋은 모습이요. 내 젊은이들의 그 진정성을 믿겠소. 그리고 무속이나 주술에 빠진 놈, 세대와 남녀, 지역을 갈라치는 놈, 그것도 모자라 이런 저런 핑계로 토론도 기피하는 깡통 속 미꾸라지는 절대 아니되오. 그런 놈 대신 혜안과 인간애, 일에 진정성이 있는 지도자를 뽑도록 하시오. 내 젊은이들을 위해 시 한 수 읊어 격려하겠소.(김삿갓 시 한 수 읊는다)
젊은이 여러분 공부도 힘들고, 취직도 힘들고 세상 참 힘들지요
은이나 금수저는커녕, 나무 젓갈 흙수저에 돈도 빽도 없으니
이 놈의 세상 아무리 노력해도 나만 손해 보는 듯 나오는 건 한숨이나
힘들어도 아무리 어려워도 암이나 짐덩이의 간교한 사탕발림에 속아선 아니 되오
내가 아닌 암과 짐덩이가 만든 빵틀의 빵, 벽돌틀의 벽돌이 되어선 아니 되오
세상은 젊은이들의 것이니, 그 뱀의 혓바닥 교언영색에 홀려선 아니 되오
요점은 단 하나, 창조성, 주체성,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 젊은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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