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동화

황녀의 영웅들 1권-신들의 시대

운당 2015. 9. 14. 07:05

5. 천인과 천녀

 

(1) 궁희와 소희 결혼을 하다

 

궁희의 마음속에 어떤 간절함이 생겼다. 더운 날 물을 마시고 싶은 목마름 같은 느낌이었다. 소희는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듯 허전했다. 그 마음을 채울 무언가가 필요했다. 궁희와 소희는 그런 간절함과 허전함에 시달렸다.

어느 날이다. 소희가 먼저 말을 꺼냈다.

궁희님! 당신이 안 계시면 외롭답니다. 그럴 땐 궁희님을 닮은 아기라도 있었으면 하지요.”

소희의 말을 들으며 궁희는 깨달았다. 지금까지 자기의 간절함이 바로 소희를 닮은 아기였다는 걸 알아차렸다.

서로를 닮은 아기를 어떻게 가질 수 없을까요?”

마고님에게 부탁을 드려보기로 해요.”

그렇구나. 왜 그 생각을 못했지.”

궁희와 소희는 서둘러 마고에게 갔다. 태초의 인사법으로 절을 올렸다. 이마가 땅에 닿도록 엎드렸다. 머리, , 가슴, , 다리, 발 등 자신의 온 몸을 차례로 만지며 몸을 일으켰다. 그런 다음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아 감사의 뜻을 표했다.

마고님! 여쭐 말씀이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

마고는 짐작하면서도 짐짓 모른 체 했다. 그러면서 얼굴에 이상한 표정을 떠올렸다. 반쪽의 남성 얼굴에는 미소가, 반쪽의 여성 얼굴에는 근심이 어렸다.

마고님! 세상의 빛과 오음 칠조를 맡아보는 일이 너무 벅차옵니다.”

저희들을 도와서 일을 맡아볼 사람이 있었으면 합니다.”

궁희와 소희의 말을 들으며 마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세상은 끝을 모르고 넓어져만 가니, 일이 벅차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 천인과 천녀가 더 필요 하느냐?”

, 그렇습니다.”

그리 해주겠다. 천인과 천녀를 더 만들어주마. 할 말은 그것뿐이냐?”

마고님!”

궁희와 소희는 다시 일어나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간절한 눈빛으로 마고를 바라보았다.

마고님! 부탁이옵니다. 저희들이 그 천인과 천녀를 만들 수는 없는지요?”

그러니까, 너희들이 그 천인과 천녀를 낳고 싶다는 말이냐?”

황공하옵니다만 그렇습니다.”

그래, 허락하겠다.”

마고는 흔쾌히 허락하였다.

마고님! 한 가지 청이 더 있습니다. 그리고 용서해 주십시오.”

궁희와 소희는 다시 또 인사를 올렸다.

무슨 잘 못이라도 저질렀단 말이냐?”

마고님! 어느 때부터인지 저는 소희와 함께 있으면 기쁘고 행복합니다. 소희와 함께 살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소희 너도 그러하느냐?”

그렇습니다. 잠시라도 궁희를 보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합니다. 함께 있고 싶습니다.”

이 일은 젖샘의 지유 때문이다. 언젠간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예상을 했다.”

젖샘의 지유가 궁희와 소희를 신이면서, 인간으로 변화 시킨 것이다. 마고가 궁희와 소희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쪽은 웃고, 한쪽은 찡그린 것도 그 때문이다.

마고는 앞으로 세상에는 신을 닮은 사람들이 살아가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들이 생겨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가가 만만치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많은 생명체들이 태어나면, 또 그 만큼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빛과 어둠, 소리와 별들로 드넓은 우주는 아직도 혼란스럽고 혼돈스러웠다.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아가게 되면 이 세상도 마찬가지로 혼란과 혼돈스러울 거였다. 그걸 생각하면 새로운 생명체가 불어나는 일에 웃을 수만은 없었다. 그래도 마고는 흔쾌히 허락하였다.

잘 들어라. 너희들은 이제 각자 네 명의 천인과 천녀를 갖게 될 것이다. 그들은 반은 신이며 반은 사람이다. 그리고 태초의 사람을 낳게 될 것이다.”

마고는 엄숙하게 말하고 다시 물었다.

이제 궁희는 소희를 사랑하고 소희의 느낌과 생각을 존중하겠느냐?”

마고님께 맹세합니다.”

궁희가 씩씩하게 대답을 하자, 마고는 소희에게도 같은 말을 물었다.

이제 소희는 궁희를 사랑하고 궁희의 느낌과 생각을 존중하겠느냐?”

소희도 또렷한 목소리로 마고에게 맹세를 했다.

마고가 다시 그들 두 사람에게 엄숙하게 말했다.

이제 너희들은 부부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가졌다. 어렵고 힘든 일도 함께 나누고, 기쁘고 즐거운 일도 함께 해야 한다. 행복은 얻는 게 아니고, 함께 만들어 가는 일이다. 이제 짐은 너희들이 함께 살아갈 부부가 되었음을 인정한다.”

마고가 축복을 말을 마칠 때였다. 온 우주가 부르르 떨었다. 우주의 새 시대가 열리는 실로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마고는 우주의 빛 중에서 가장 부드럽고 따뜻한 빛이 마고성을 감싸게 했다. 오늘날의 오색 무지개였다. 오음 칠조가 부드럽고 화려하게, 상쾌하게 따뜻하게, 봄바람처럼 잔물결처럼 흐르게 했다. 태초의 음악이었다.

반짝! 순간 마고성이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로 반짝였다.

이제 됐다. 너희들 뜻을 이루어라. 그리고 아이를 가져라.”

그렇게 이 세상 태초의 결혼식이 마고성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 세상 태초의 인간이 태어나게 되었다.